경기 도중 '난투극' 벌어졌는데…관객들 열광하는 이유 [이혜인의 피트니스 리포트] 작성일 11-17 21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5/2025/11/17/0005212128_001_20251117085719461.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미국·캐나다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NHL) 경기에서 맞붙은 맷 램프 뉴욕 레인저스 선수와 라이언 리브스 샌호세 샤크스 선수./영상=유튜브 'Hockeyfights' 채널</em></span><br><br>지난달 아이스하키 경기장. 경기 도중 장갑을 벗으면서 싸움이 시작된다. 두 선수는 거리를 재다 서로를 끌어당긴다. 주먹이 오가고 헬맷이 떨어졌지만, 심판들은 한 발 물러나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20초 넘게 벌어진 난타전은 결국 한 선수의 심각한 부상을 초라했다.<br><br>스포츠 정신의 위배였을까? 아니다. 관중석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같은 팀 동료들은 “팀 전체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며 두 선수를 치켜세웠다. <strong style="color:inherit">아이스하키에서는 왜 이런 싸움이 아무렇지 않은 것일까?</strong><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5/2025/11/17/0005212128_002_20251117085719945.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해 3월 2일 토론토 스코샤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맷 램프 뉴욕 레인저스 선수와 당시 토론토 메이플리프스 소속이던 라이언 리브스가 경기 중 격투를 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em></span><div class="navernews_end_title"><span style="color:#436f91"> ○난투극=브랜딩 수단?</span></div><strong style="color:inherit">하키는 비격투 스포츠 중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싸움이 허용되는 종목</strong>이다. 룰북에 파이트 규정이 명시돼 있다. 장갑을 벗는 순간 싸움 의사를 밝히는 것이고, 상대가 장갑을 벗어 응하면 싸움은 성립한다. 심판이 개입해 멈출 때까지 주먹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이후 패널티를 수행한 뒤 다시 경기에 복귀할 수 있다.<br><br>이런 싸움은 단순한 충돌이 아니라 감정을 안전하게 해소하고, 경기의 질서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과거에는 보호 장비가 약했고 심판이 모든 반칙을 즉각 판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팀 전체를 위한 억제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이다. <strong style="color:inherit">이렇게 싸움으로써 ‘정의’를 바로잡는 역할을 맡은 선수를 ‘집행자(enforcer)’라고 부른다.</strong><br><br>그러나 <strong style="color:inherit">집행자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잇따라 우울증·뇌손상·약물 문제를 겪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리그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strong>2011년에는 유명 전사 선수 세 명이 잇달아 세상을 떠났는데, 사망 후 모두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 진단을 받았다. 이후 파이트 문화가 선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폭력 중심에서 기술 중심의 하키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과거 한 팀에 수십 명씩 있던 전사 역할은 이제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br> <br>그럼에도 <strong style="color:inherit">선수 입장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브랜딩 수단’</strong>이기도 하다. 맷 렘프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득점이 아닌 싸움 위주다. 팬들은 그의 난투 장면을 경기 속 하나의 ‘빅 이벤트’처럼 소비하며 열광한다. 그를 ‘이 시대의 마지막 진짜 집행자’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경기 내용보다 싸움이 인기를 좌우하는 모습이다.<br><br>북미 아이스하키 팬 사이트 ‘하키 파이트(HockeyFights)’는 이런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NHL은 물론 AHL, WHL, QMJHL, OHL 등 각 리그에서 발생한 격투 장면을 날짜·선수·팀별로 기록해 공개한다. 누가 이겼는지를 투표하거나 댓글을 남길 수 있고, 선수별 ‘최근 싸움’ 목록이나 ‘베스트 파이트’ 랭킹, 팀별 격투 리더보드까지 제공한다. <strong style="color:inherit">싸움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콘텐츠로 기능하는 셈이다.</strong><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5/2025/11/17/0005212128_003_20251117085719975.jpg" alt="" /><em class="img_desc">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이스링크장 '아이스웍스'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스하키 수업이 열리고 있다./사진=이혜인 기자</em></span><div class="navernews_end_title"><span style="color:#436f91"> ○국내에선 다르다</span></div>반면 국내 하키 경기에서는 이런 장면을 거의 볼 수 없다. 한국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국내는 북미리그와 달리 경기 중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더욱 폭력적 모습을 피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trong style="color:inherit">한국 대중의 정서상 하키 파이트는 경기의 일부라기보다 ‘스포츠맨십 위반’으로 받아들여진다</strong>는 설명이다.<br><br>흥행 요소로서 ‘엔터테인먼트’를 중시하는 북미와 달리, <strong style="color:inherit">한국 하키는 리그 규모가 작고 경기력 중심이다. 선수 평가는 철저히 성적에 기반한다.</strong> 쇼맨십보다 경기 결과가 우선되는 구조인 셈이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로는 최초로 NHL의 2부 리그 격인 AHL에 진출한 이총민 선수, HL안양 소속 김상욱, 이돈구 선수를 눈 여겨봐야 하는 선수로 꼽았다.<br><br>국내에 맞는 경기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strong style="color:inherit"> 아이스하키는 생활체육 분야에서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strong>2025년 기준 등록 동호인은 3900명으로, <strong style="color:inherit">2015년(2572명) 대비 51.6% 증가</strong>했다. 특히 대치동을 중심으로 유소년 아이스하키 클럽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자녀의 해외 유학을 염두에 둔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크다. 협회 관계자는 “빙상장 인프라가 확충되고, 미디어 노출이 많아지면서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br><br> 관련자료 이전 피겨 김채연, 그랑프리 5차 대회 최종 6위…이해인 8위 11-17 다음 ‘신입생’ 최지민 활약 빛났다…휴온스, 웰컴에 4-2 승리→4라운드 산뜻한 출발 11-1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