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품의 아프리카인] ⑼'선비'라 불리는 남아공 태권도 6단 고수 작성일 11-19 22 목록 <strong style="display:block;overflow:hidden;position:relative;margin:33px 20px 10px 3px;padding-left:11px;font-weight:bold;border-left: 2px solid #141414;">루이스 삼육대 영문과 교수, 합기도도 5단…셰익스피어 가르치며 풍류와 사군자도 관심<br>"태권도 도장이 한류 시초…세계에 한국 전통무술 매력 알리려 태권도 박사 학위도"</strong><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19/AKR20251117116200898_06_i_P4_20251119070026429.jpg" alt="" /><em class="img_desc">태권도 자세 취하는 남아공 출신 루이스 교수<br>[루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서울=연합뉴스) 임경빈 인턴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태권도 고수가 한국 대학 강단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가르친다. <br><br> 태권도 6단, 합기도 5단인 삼육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산코 루이스(47) 씨는 풍류와 사군자 등 한국의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다.<br><br>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하는 루이스 씨는 12일 서울시 노원구 삼육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주변 사람들이 내 취향을 보고 '선비'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웃어 보였다. <br><br> 그는 1994년 고국 남아공에서 태권도를 시작했다. <br><br> 루이스 씨는 "어릴 적 형과 쿵푸 영화를 즐겨보며 무술에 관심을 가졌다"며 "호기심에 집 근처 태권도 도장에 등록했다"고 돌아봤다.<br><br> 그러면서 태권도가 한류의 시초라고 언급했다.<br><br> 그는 "흔히 한류 하면 K팝이나 K컬처를 떠올리기 쉽다"며 "하지만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태권도 도장이야말로 한국을 가장 먼저 알린 주역이었다"고 설명했다. <br><br> 연습을 거듭할수록 점차 태권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br><br> 루이스 씨는 "직선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가라테 등 다른 무술과 달리 곡선미가 돋보이는 태권도가 멋져 보였다"며 "중국, 일본 무술의 장점도 잘 녹아들어 있다"고 말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19/AKR20251117116200898_04_i_P4_20251119070026434.jpg" alt="" /><em class="img_desc">태권도 자세 취하는 남아공 출신 루이스 교수<br>[루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 루이스 씨는 한국에서 흔한 세계태권도연맹(WT·국기 태권도)이 아닌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를 배웠다.<br><br> 1966년 서울에서 육군 소장 출신 고(故) 최홍희 씨가 주도해 설립한 ITF 태권도는 품새를 '틀'이라고 하는 등 국기 태권도와 차이를 보인다.<br><br> 루이스 씨는 "ITF 태권도의 '틀'은 단군, 도산, 충무 등 한국의 위인이나 관념에서 이름을 따왔다"며 "태권도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br><br> 태권도 동작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합기도와 택견도 수련했고, 전통무용과 국악까지 섭렵했다.<br><br> 그는 "택견에서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인 오금질은 탈춤과 같은 전통무용에서도 나타난다"며 "그 자세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전통무용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고, 춤의 리듬을 익히고자 장구도 직접 배웠다"고 밝혔다. <br><br> 한국 전통 무술을 학문적으로 익히고자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기도 했다. <br><br> 루이스 씨는 "동아시아 철학과 전통 무술의 연관성을 연구했다"며 "관련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제출해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br><br> 세계에 한국 전통 무술을 알리는 데에도 힘썼다.<br><br>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와 협업해 보고서를 발간하는 한편 남아공, 중국, 영국 등 여러 국가의 무술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강연하기도 했다.<br><br> 루이스 씨는 "한국 전통 무술과 철학, 문화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려는 연구를 주로 했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 무술 기저에 깔린 내용들을 이해해야 흥미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r><br>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올해 4월 국회에서 열린 원(ONE) 태권도 국제학술포럼에서 발표했을 때다.<br><br> 그는 "외국인으로서 태권도 고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국회에서 강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내 연구와 업적이 인정받은 듯해 뜻깊었다"고 말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19/AKR20251117116200898_03_i_P4_20251119070026439.jpg" alt="" /><em class="img_desc">국회에서 열린 원(ONE) 태권도 국제학술포럼. 왼쪽에서 세 번째가 루이스 교수<br>[루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 남아공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발 트라이앵글이 고향인 루이스 씨는 현지 노스웨스트대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전공했다.<br><br> 그는 "원래 공대에 입학했었다"며 "그러나 첫 수업 시간에 대수학 교과서에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과를 옮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br><br> 이후 2006년 처음 한국행에 올랐고, 당시 서울시 강남구 소재의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했다.<br><br> 그러나 영어 강사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br><br> 루이스 씨는 "직장인을 가르치다 보니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수업했다"며 "한국 생활은 좋았지만, 늘 피곤함의 연속이었다"고 돌아봤다.<br><br> 그렇게 1년 만에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남아공으로 돌아갔다.<br><br> 고국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려던 그는 삼육대에서 제안받아 2008년부터 영문학을 가르치고 있다.<br><br> 수업에서는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등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어떻게 각색됐는지 다룬다. <br><br> 바이런과 셸리 등 19~20세기 영국 낭만주의 시인의 작품을 강의하기도 한다. <br><br> 그는 "최근 수업에서 사용했던 자료를 엮어 전자책(E-Book)을 냈다"며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한다"고 웃어 보였다.<br><br> 최근에는 한국 문학에도 관심이 커져 한국 시를 아프리칸스어(남아공에 정착한 네덜란드계 이주민들이 발전시킨 토착 언어)로 번역하고 있다.<br><br> 가장 좋아하는 시로는 나태주 시인의 '시 1'을 꼽았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19/AKR20251117116200898_05_i_P4_20251119070026444.jpg" alt="" /><em class="img_desc">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는 남아공 출신 루이스 교수<br>[촬영 임경빈 인턴기자]</em></span><br><br> 루이스 씨는 한국인이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을 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br><br> 그는 "내가 아프리카 출신이라고 말하면 그곳에 백인이 있는지 되묻거나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아프리카는 다양한 민족·문화·언어가 있는 지역임을 알면 좋겠다"고 강조했다.<br><br> 그러면서 스스로 '유럽계 백인'이 아닌 '남아공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br><br> 루이스 씨는 "백인들은 17세기부터 남아공에 있었다"며 "내 부모님도, 나도 남아공에서 태어났다. 여권도 남아공 것만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br><br> 최근 영주권(F-5)을 받은 그는 한국에서 미래를 그리고 있다.<br><br> 그는 "한적한 산속에 한옥을 짓고 살고 싶다"며 "태권도와 한국 전통 철학, 문화를 집대성한 책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br><br> imkb0423@yna.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암표와의 전쟁]온라인 암표 급증에도 단속 한계…법·제도 전면 손질 11-19 다음 ‘2025 코리아 스포츠진흥대상’ 18일 성황리 개최…영광의 얼굴들이 이룬 업적은? 11-1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