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받은 마녀 향한 '위키드'식 위로법 작성일 11-20 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위키드: 포 굿></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FCC4xfHl76"> <p contents-hash="0c681c0355512be07bfafaf8d43980fd01763b707c6a189992b2e2714e9ef276" dmcf-pid="3hh8M4XSz8" dmcf-ptype="general">[최해린 기자]</p> <p contents-hash="32545578c18b77362d80377c69e382183a582d1cfa0db2b7a23fa3c2e5836428" dmcf-pid="0ll6R8Zvu4" dmcf-ptype="general">(*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p> <p contents-hash="4a09d885b3b0ff4726d66eccb7d140a00874778bae6b4f8d44add76d464a11aa" dmcf-pid="pSSPe65Tuf" dmcf-ptype="general">1년간의 인터미션 끝에 영화판 <위키드>의 속편 <위키드: 포 굿>이 개봉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1시간 남짓한 뮤지컬을 2시간 넘는 대서사시로 개조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위키드: 포 굿>은 이 넘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한층 더 튼튼해진 작 중 여성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알아보자.</p> <div contents-hash="6c98407e232aefd8b4381b863c047e5a864efc9a3faccedd0f8d38469822e8a3" dmcf-pid="UvvQdP1y3V" dmcf-ptype="general"> <strong>'동쪽 마녀'의 정치성</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f34f493ca95aaf25339c9050a0be070a6105f6cc022708e7cdd54296e4ea98e" dmcf-pid="uTTxJQtW32"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65703948cyyf.jpg" data-org-width="1024" dmcf-mid="1OeHtGjJU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65703948cyy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위키드: 포 굿>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유니버설픽처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f02c2afff3fc194880d159cd1ec40dc9ba89eeff9d56674be48f81c5aa22149" dmcf-pid="7yyMixFYp9" dmcf-ptype="general"> <위키드: 포 굿>은 전작 <위키드>로부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쉬즈 대학교'에 다니던 주인공 엘파바와 글린다는 어느덧 '사악한 서쪽 마녀'와 '선한 마녀'가 되어 오즈를 둘러싼 정치적 분쟁의 양극단에 서게 된다. 이렇게 주인공들이 갈라지는 동안 부수적인 피해를 본 인물이 있는데, 바로 엘파바의 동생 '네사'다. </div> <p contents-hash="77f7c2458da46c42fc667a6cb5d83cb6756c41261e17b389c7f9d2344e56badf" dmcf-pid="z00jDN9UuK" dmcf-ptype="general">네사는 엘파바가 오즈의 말하는 동물들을 구하는 대의에 집중하는 동안, 죽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먼치킨랜드의 영주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상냥했던 어린 시절과 달리 강력한 통제와 악법으로 영토를 다스리는 독재자적 면모를 보인다. 그리하여 <오즈의 마법사>에서 지나가듯 언급되는 '사악한 동쪽 마녀'가 된다는 게 뮤지컬 2막 속 네사의 주 이야기다.</p> <p contents-hash="ee4e13ac7bfd2a78936cc4651b4abf383d29c22290f03e3b9d4a31482f889d7d" dmcf-pid="qppAwj2u0b" dmcf-ptype="general">지나치게 빠른 전개로 비판받는 뮤지컬 <위키드> 2막은 네사의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설명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이는 관객들이 네사를 이야기의 '진 악당' 취급하는 결과로 이어진다.</p> <p contents-hash="0a2c396248616a4f00f98eef9bb7ebceca03de1d7988e65e5f53a4e40ca0c022" dmcf-pid="BUUcrAV7pB" dmcf-ptype="general">한편, <위키드: 포 굿>은 이러한 네사 역시 파시스트적 오즈 정권의 피해자임을 분명히 한다. 작중 네사는 모든 동물의 이동을 정부가 일일이 허가해야 하는 '동물 이동 통제법'에 찬성표를 던지는 이유로,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자신을 엘파바와 동일한 존재로 볼 거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미 '공공의 적'이 된 언니와 거리를 두어야 자신의 정치적 생명력이 보장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p> <p contents-hash="7a2a8d60bf1e2a69e1dee96ea37c44c84b069be52220c8f72dee91da46d1c263" dmcf-pid="buukmcfzUq" dmcf-ptype="general">이는 독재정권의 '분할 정복(divide and conquer)' 정책을 제대로 보여 주는 풍자적 순간이다. 억압받는 이들의 일부를 포용해 줄 것처럼 행동하면서 실상 그들의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정치적 수단이다. 오래전에는 여성이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게 만든 마녀사냥 시대의 불안 자극이 있었고, 오늘날에는 성소수자 집단의 분열을 노리는 'LGB without the T(성소수자 용어인 LGBT에서 트랜스젠더를 뜻하는 T를 빼자는 움직임)' 운동 등이 이에 적용된다.</p> <div contents-hash="0977d1954a35ad6e05ffa49e00b2eea4fff48fc81f1c959e021820861fc86e7c" dmcf-pid="K77Esk4q0z" dmcf-ptype="general"> <위키드: 포 굿>은 이러한 맥락이 느껴지도록 네사의 동기를 드러내는 대사를 포함해, 여전히 빠른 전개 속에서도 '사악한 동쪽 마녀'가 마냥 1차원적인 악역으로 뒤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오해받은 자의 이야기'인 <위키드> 속에서 또 다른 오해가 생기는 걸 방지한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dcd1102fe46ce0eb135d68e802da883b3036ab497e7dc3198acfc63dcc47d579" dmcf-pid="9zzDOE8Bu7"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65705239prjb.jpg" data-org-width="1280" dmcf-mid="tbtgcoB33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65705239prjb.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위키드: 포 굿>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유니버설픽처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8779507e0d0ce731ba429788927bfbc8c79f1fb880bcb0b95f461ec1c27a2d0" dmcf-pid="2qqwID6bUu" dmcf-ptype="general"> <strong>새로운 넘버가 보강하는 주인공들의 서사</strong> </div> <p contents-hash="4eb7c435bfdf1d40cdb092f5bc451b4084e5d3b1872a57038e0b114f8c831074" dmcf-pid="VBBrCwPKUU" dmcf-ptype="general"><위키드: 포 굿>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원작 뮤지컬에는 존재하지 않는 두 개의 넘버를 추가해 추가로 확보한 시간을 알차게 사용한다.</p> <p contents-hash="18786e5ec6e25c0e25b500ea0d9c72461f7134ecea19278207ad2066b158e2bf" dmcf-pid="fbbmhrQ9up" dmcf-ptype="general">신시아 에리보의 엘파바가 부르는 'No Place Like Home'은 온 오즈가 자신을 미워함에도 오즈를 살 만한 곳으로 되돌리기 위해 애쓰는 엘파바의 내적 갈등을 정리하는 곡이다. '집만 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관용구를 이용한 이 노래는 얼핏 들으면 현대 미국의 상황에 대한 개탄으로 읽히기도 한다. 성공과 꿈을 약속했던 오즈가 그 추악한 실체를 드러냈음에도 집만 한 곳이 없기에 그곳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엘파바의 노래는 더 무지막지하고 예측불허한 '트럼프 2기' 정권에 맞서 일상을 지켜야 하는 미국 시민들의 가슴에 와 닿을 수밖에 없다.</p> <p contents-hash="d5023b9a80c7df9c8a2e7735d96235a51962a66d91e3b7a8a84593cb6a40460c" dmcf-pid="4KKslmx2p0" dmcf-ptype="general">한편, 아리아나 그란데의 글린다가 부르는 'The Girl in the Bubble'은 전작에서 오즈의 곁에 서겠다고 다짐했던 글린다가 다시 한번 엘파바의 편에 서기로 다짐하는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작중 글린다가 하늘을 날기 위해 타고 다니는 '버블'과 우물 안 세계처럼 현실과 괴리된 소우주를 뜻하는 단어인 '버블'이 겹치면서, 위선을 뿌리쳐야 할 때가 됐다고 다짐하는 글린다의 모습은 뮤지컬 판본보다 더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p> <p contents-hash="4eb5c4c09a5d71391097dd1c7af005be7a6a3afcd1be84328d11355c833bd05d" dmcf-pid="8zzDOE8BF3" dmcf-ptype="general">특히 'The Girl in the Bubble'은 앞서 언급한 네사의 몇 대사와 마찬가지로, 자칫 '줏대 없는 변절자'처럼 읽힐 수 있는 글린다의 비극적 면모를 더 확실하게 강조한다. 성공과 권력이 곧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 곧 마법이라고 믿었던 글린다가 정치적 허수아비로 사용되면서 깨달은 비애를 처절하게 그리기 때문이다. <위키드: 포 굿>의 또다른 추가 장면인 글린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여기에 맞물리기도 하면서, 본작은 <위키드> 속 글린다는 악역이 아니라 엘파바와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인물임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다.</p> <p contents-hash="ac52f39170f3abced7c306580970912a6f273825d7765592800559ac1d1f27b4" dmcf-pid="6qqwID6bpF" dmcf-ptype="general">이처럼, <위키드: 포 굿>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뮤지컬 2막을 튼튼하게 보강하면서 그 자체로 완성도 있는 한 편의 영화로 거듭났다. 원작의 급전개에 해당하는 몇몇 부분들은 그대로 답습했지만, 그 와중에도 여성 캐릭터의 심리를 상세히 묘사하면서 뮤지컬에서는 상상만 해야 했던 서사적 맥락을 추가한다. 영화 <위키드>로 입문한 팬에게도, 원작 뮤지컬의 팬에게도 선물 같은 영화가 아닐 수 없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국산 NPU로 챗봇·의료 등 실증 완수…“상용화 가능성 확인” 11-20 다음 '오늘N' 홍콩카세 11-2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