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은 3만개 사연 있는 사건, 사람에 집중하고 싶었다" 작성일 11-20 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인터뷰] <한란> 하명미 감독</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2yuJp5EoUp"> <p contents-hash="7a3ba76e16022a4594366ae66c1286ca1d5caa364320436626164a2c54eca9db" dmcf-pid="VW7iU1Dgz0" dmcf-ptype="general">[이선필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cba052fe7f35f2fe8474a464d27302da86e0fea4dd4c532dfd564ce8f9d03aa3" dmcf-pid="fYznutwau3"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74202561iyti.jpg" data-org-width="1333" dmcf-mid="bEVA97hDu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74202561iyt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한란>을 연출한 하명미 감독.</td> </tr> <tr> <td align="left">ⓒ 트리플필쳐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e627b0684ac0256f61700ad20016b016b2c4505d7d82d7eee7a53f42ff096d7" dmcf-pid="4GqL7FrN3F" dmcf-ptype="general"> 연출부이자 상업영화 시나리오 작가 등으로 경력을 쌓아온 하명미 감독은 경력 20년이 다 돼서야 자신의 연출작을 내놓기 시작했다. 첫 장편 <그녀의 취미생활>(2023), 그리고 오는 26일 개봉하는 <한란>은 소재와 장르에서 크게 다르지만, 여성의 선택과 주체성을 천착해왔다는 점에선 일맥상통하다. </div> <p contents-hash="0500713b329ccf5d3f5e4123fcb6a31f57efa6addc4f90a3bdb64c8e3dc2b562" dmcf-pid="8HBoz3mj7t" dmcf-ptype="general">이 중 실제 우리 역사 비극이자 여전히 이념 갈등의 소재가 되곤 하는 제주 4.3은 다큐멘터리로는 꾸준히 조명됐고 당시 군경과 정부의 양민학살이라는 진실에 가닿았지만, 극영화로는 일반 관객 앞에 마땅히 자주 소개되진 않았다. 지난 18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하명미 감독은 2013년 제주도로 이주한 이후 4.3 항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마음을 키워왔고 언젠가는 꼭 영화로 전하고 싶었다는 속내를 밝혔다.</p> <p contents-hash="09572bc061df0846f675077d84167ade35af8df7c188a0502e380eb64764ab2a" dmcf-pid="6Xbgq0sAF1" dmcf-ptype="general"><strong>제주어 감수자만 5명, 고증의 시간</strong></p> <p contents-hash="da81ff68d64457eaf8128ccacb3b4bcfd70ae08c8ff5b50d03bc71018db08e2d" dmcf-pid="P08EfBvm35" dmcf-ptype="general"><한란>의 기본 골격을 구상하던 때는 2019년경이었다고 한다. 지금보단 좀 더 큰 예산으로 규모 있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던 하명미 감독은 "계속 기다리다가 영영 못만들 것 같아서 <그녀의 취미생활>을 끝냈을 때 바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며 제작 과정부터 전했다.</p> <p contents-hash="8ea55f6b1a41ddde144efa90a774b9b422763fbd2067dc82d2fdeb5d608faf66" dmcf-pid="Qp6D4bTszZ" dmcf-ptype="general">"제주로 귀촌 후 매년 4월 3일마다 유족분들이 슬퍼하는 모습에 저도 같이 슬퍼하곤 했다. 영화화 과정 자체가 그분들의 마음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4.3 이야길 꺼낼 때마다 좌우, 양비론이 나오곤 하는데, 그것보다 전 희생된 분들에게 집중하려 했다. 추정치로 3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희생자가 나온 일이잖나. 우린 3만 명이 희생된 하나의 사건이라 얘기되는데, 3만 개의 사연이 있는 3만 개의 사건이라 생각했다.</p> <p contents-hash="c2260f13ec22a4c7ab53a760a0dfa068e5f21116b3895c7b472f482d3b8c9dc0" dmcf-pid="xUPw8KyO3X" dmcf-ptype="general">이걸 정치적 논리로 말하긴 싫었고, 사람에 집중하고 싶었다. 당시 군인, 무장대, 마을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하다가 이름 없이 누군가의 자녀로 남은 사연을 떠올렸다. 희생자 다수가 남성이었지만,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채 묻히거나 아직도 발견되지 못한 여성, 노인, 아이들이 있다. 4.3 이야길 대중에게 쉬우면서도 제대로 전하고 싶은 마음에 지금의 아진(김향기)과 해생(김민채) 이야길 만들게 됐다."</p> <p contents-hash="ca2992f84df859b897f07bf4ab69425bc5f31404b35e82164dc924eb34db6caa" dmcf-pid="yAvBlmx2FH" dmcf-ptype="general">영화는 앳된 얼굴의 아진이 딸 해생과 생이별 한 후 산속을 헤매다 결국 재회하는 과정을 다룬다. 피신하던 마을 주민, 군경과 대치하던 무장대, 그리고 양민학살의 주범인 군인들과 경찰을 번갈아 만나며 여러 위기를 겪는 아진은 그 자체로 절절하다. 하지만 마냥 죽음으로 끝맺지 않고 두 모녀의 이후 삶을 상상하게끔 결말을 열어두는 선택을 했다. 영화 제목과도 관련 있는 대목이었다.</p> <p contents-hash="caa82b55a3741d13b69120ad8ee6ab1fee5577fdca9b6b376cc53028ea0d6402" dmcf-pid="WcTbSsMVUG" dmcf-ptype="general">"4.3을 상징하는 꽃이 동백꽃이잖나. 1월에 피는 빨간꽃인데 떨어진 피를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이미지가 너무 슬프기도 하고, 동시에 강인한 생명력을 말하고 싶었다.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살고자 했는지, 여성과 아이들이 삶의 희망을 품고 피신갔을 때 마음을 상징적으로 전하고 싶던 차에 한라산에 피는 난초를 알게 됐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천연기념물인 식물이다. 서귀포에 한란 박물관이 있는데 관계자 분의 도움으로 영화에도 등장시킬 수 있었다.</p> <div contents-hash="78363e5ac0b2a202d5fdb786c438bfc5a2f88ff122a0786b6ca98bfe4617cd6a" dmcf-pid="YkyKvORf3Y" dmcf-ptype="general"> 장소 섭외도 제주도민들의 도움이 컸다. 주요 촬영지가 제주대학교 인근이었다. 한라산 끝자락에 위치한 곳인데, 우리 스태프 중 한 분의 소개로 알게 됐다. 그리고 실제 학살터 인근에서도 촬영했다. 4.3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고 다니는 시민단체가 있다. 그분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아진과 해생을 동굴에서 미로처럼 헤매도록 한 것도 실제로 그렇게 동굴에 숨어 있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제 마음 때문이기도 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76ae5dfe73b3c567b7f88b1135a6b9337b9686a771fbf3113d9a69a294884dc" dmcf-pid="GEW9TIe4FW"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74203829zygb.jpg" data-org-width="1280" dmcf-mid="KNNYgdUZF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74203829zygb.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한란> 스틸</td> </tr> <tr> <td align="left">ⓒ ㈜트리플픽쳐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e6477b9609d7bb2ba706ec40cc858f75532fad193fead9163189701c29cc8a2" dmcf-pid="HDY2yCd8uy" dmcf-ptype="general"> 또 하나의 큰 숙제는 제주어 구현이었다. 육지말과 단어나 어미 등이 확연히 다른 제주어를 관객에게 잘 이해시키기 위해 영화는 자막을 넣었다. 준비과정에서도 아진을 연기한 김향기가 과외를 요청해 감수자 세 명이 붙기도 했다. 시나리오 과정은 더욱 지난했다. 하명미 감독은 "총 5명의 감수자가 있었다"며 말을 이었다. </div> <p contents-hash="d6a84444e6142842a3b98a27a59fa6f080444ffdfdb848a6784b8e4d61f57af2" dmcf-pid="XwGVWhJ67T" dmcf-ptype="general">"제가 알던 제주어 문맥과 감수자분들 사이의 문맥에 괴리가 크더라. 서쪽, 동쪽 말들이 조금씩 달랐다. 대표적인 게 어머니를 뜻하는 '어멍'인데 엄마 스스로는 이 단어를 쓸 수 있으나 제 3자가 쓰면 아주 버릇없는 표현으로 인식하는 지역이 있더라. 이런 갑론을박이 시나리오 과정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영화를 보신 도민들이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인정하셨다. 해생이라는 이름도 '바다에서 태어난'이란 뜻인데 실제 제가 만난 해녀 할머님 성함이기도 했다.</p> <p contents-hash="0084ae509fd31adb0129837f883b04cdf62dd462f275da273398a0cd724dc020" dmcf-pid="ZeD1kgb0pv" dmcf-ptype="general">이처럼 이방인으로서 제주 영화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제주 출신 부지영 감독님께서 우리 영활 보시고 리뷰하셨는데 외지인으로서 4.3 영화를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시더라. 그래도 저도 10년 넘게 살고 있어서 나름 괸당(친족 혹은 그 정도로 가까워진 사이)이다(웃음). 그 덕에 제주분들의 많은 협력을 받을 수 있었다."</p> <p contents-hash="1327bd741aba68c8368095f5e045384316beabed922aff3950e512bfd61abdbc" dmcf-pid="5dwtEaKpuS" dmcf-ptype="general"><strong>'김향기-김민채'여야 했던 이유</strong></p> <p contents-hash="99e7e7931744c763a64ac80f8abc208e6e2df738168bfec9742ad06eb3da450b" dmcf-pid="1JrFDN9UUl" dmcf-ptype="general">이 과정에서 하명미 감독은 김향기와 해생을 연기한 김민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나리오 완성 직후 가장 먼저 생각한 배우가 김향기였다고. 영화 속 아진 나이와 김향기의 나이가 또래이기도 하고, 김향기가 쌓아온 작품들이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겸비했다는 이유였다. "이런 아픈 얘길 향기씨가 해준다면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하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낸 후 일주일 뒤에 연락이 왔다. 기쁜 마음에 사무실로 달려가 세 시간 동안 엄청 간절하게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고 웃어 보였다.</p> <p contents-hash="6aa814aff956cdafffea0a2ea959c92f10ff83fc7b1c00f155dfa48c57696d33" dmcf-pid="tim3wj2uph" dmcf-ptype="general">해생 역 발탁은 더 극적이었다. 제주어를 잘하는 아이를 찾기 위해 제주도 콘텐츠 진흥원 등 협조로 공개 오디션을 봤지만 적합한 배우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소재 때문에 영화 과정에서 내상을 입을 수도 있어서 훈련된 배우가 필요했다"며 서울 오디션을 이어서 진행했고, 운명처럼 김민채를 만나게 된다.</p> <p contents-hash="4b80dc22cf8e514130433fe8db362b3d327b73af7a3d105a043c342a8a54dbd6" dmcf-pid="Fns0rAV7pC" dmcf-ptype="general">"여러 영상을 추려서 만나게 됐는제, 우연히 그 친구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다. 엄마에게 침울한 표정으로 역할을 꼭 따내고 싶다고 하는 걸 듣게 됐다. 오디션에서 계속 침울한 상태길래 기분이 안좋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집에서부터 해생의 감정을 잡고 왔다더라. 그간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졌는데 아이는 너무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함께 촬영하며 그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어서 기뻤다. 향기 배우가 너무 고마운 게 바쁜 와중에 틈틈이 와서 민채의 리딩 연습에 도움을 줬다."</p> <p contents-hash="a10ddf6f4ec9bb81ceafd71f4a8de9ab969abe2ca90d7ec5b91182fce3b47f0f" dmcf-pid="3LOpmcfzFI" dmcf-ptype="general">"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너무 아픈 얘기 말고 선물과 같은 제주 이야길 만들고 싶다"던 하명미 감독은 꾸준히 연출에 매진할 각오를 밝혔다.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3>(2000) 연출부 이후 상업영화 각본 등을 경험하면서도 늘 가려진 목소리,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심이 갔다고 한다. 직접 설립한 제작사 웬에버스튜디오 창립작인 <빛나는 순간>(2021)과 <한란>에 이은 또다른 제주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의지 또한 있었다.</p> <div contents-hash="cecc11f9def2c125c2d6aedbb7d8cb0dfe76fff16398c4c5e17677406596658b" dmcf-pid="0oIUsk4quO" dmcf-ptype="general"> "4.3 관련해선 언젠가 현재를 배경으로 한 가족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좀 더 살아보고 공부한 뒤에 말이다. 하멜 선장 이야기도 하고 싶다. 이번엔 아픈 이야길 꺼냈는데 제주분들께 선물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6ee495a038c70a43a99bd4df1b3ff5306a4e35a4f78cfcbdfd725a06ef9e466" dmcf-pid="pgCuOE8Bus"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74205139pfsu.jpg" data-org-width="1333" dmcf-mid="9LjGaJu5F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0/ohmynews/20251120174205139pfsu.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한란>을 연출한 하명미 감독.</td> </tr> <tr> <td align="left">ⓒ 트리플필쳐스</td> </tr> </tbody> </table>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실사→소설→영화...아카데미 12관왕 '죄의 목소리', 5년만 韓 찾는다 11-20 다음 톰 크루즈도 반한 그 영화…‘더 러닝 맨’, 12월 10일 개봉 변경 [공식] 11-2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