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체육학 연구비 1%의 덫, K-스포츠 과학을 위한 전략적 투자 급하다 작성일 11-21 21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11/21/2025112001001170800185291_20251121091621697.jpg" alt="" /><em class="img_desc">최관용 한국체육학회장</em></span>한국은 올림픽 메달 순위권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그 이면의 체육학 연구 환경은 구조적 결핍 상태에 놓여 있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대다수가 이공계(STEM) 분야에 압도적으로 편중된 현재 상황에서 체육학은 인문사회 및 예술 분야와 함께 1% 내외의 작은 몫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구조적 딜레마에 갇혀 있다.<br><br>그러나 체육학은 단순히 경기력 향상에만 기여하는 학문이 아니다. 운동 과학은 만성질환 예방, 노인 건강 관리, 아동 발달 지원 등 국민 삶 전반과 직결되며, 이는 국가 의료비 절감과 사회적 비용 축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체육학 연구비 부족은 단순히 학문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치명적인 제약 요인이 된다. 지금이야말로 체육학을 '전략적 투자' 대상으로 인식하고,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br><br>체육학 연구비 수주 환경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바로 1%의 덫에서 비롯된다. 국가 R&D 예산이 반도체, AI 등 국가 전략기술에 수십조원 단위로 집중되면서 공학 분야가 전체 대학 연구비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동안, 한국연구재단 학술지원사업에서 체육학이 속한 예술·체육학 분야는 여전히 1% 안팎에 머무는 극심한 자금편중을 겪고 있다. 또한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 내에서 체육 분야 증액률은 1.8%에 불과해 콘텐츠·관광 분야의 10.7% 증액과 대비되며 이는 총 예산의 약 0.6%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정부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체육학이 후순위로 밀려나 있음을 보여준다.<br><br>이러한 낮은 예산 비중은 고가 장비가 필수적인 스포츠 과학 연구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며, 결국 많은 연구자들이 장기적인 기초 연구보다 단기 정책 과제나 소규모 산업화 연구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학문적 토대가 약화되고, 스포츠 산업을 지탱할 지식 기반이 고갈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br><br>이 악순환을 끊고 체육학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여 국가적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연구 성격에 따른 지원 주체의 분리와 예산을 증액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이 필요하다. 첫 번째 트랙은 한국연구재단(NRF)의 역할 강화이다. NRF는 체육학의 기초 연구환경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현행 인문사회 분야 내에서 '예술·체육학' 분야에 대한 최소한의 예산 배정 비율을 의무화하거나, 아예 별도의 융합 과학 연구 분야 트랙을 신설하여 체육학이 인문학/사회과학 연구비와 경쟁하는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스포츠 과학 특성화 연구소 및 센터의 고가 핵심 연구 장비 구축 비용을 장기적으로 지원하여 연구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br><br>두 번째 트랙은 국민체육진흥공단(KSPO)과 문화체육관광부의 투자 확대이다. 이들은 체육학 연구의 실용화와 산업 응용을 담당해야 한다. 스포츠 R&D를 문화예술지원이 아닌 산업 R&D의 관점에서 재편해 대규모로 증액하고, 지원 과제를 체육학 기반 학제 간 융합 컨소시엄 형태로 설계하여 체육학 연구자가 산업 수요에 맞는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br><br>결론적으로, 체육학 연구는 올림픽 메달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이는 국민 의료비 절감이라는 경제적 편익, 건강 수명 연장이라는 사회적 가치, 그리고 스포츠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국가적 효용을 동시에 실현하는 가장 효율적인 미래투자다. 이제 정부와 국회는 체육학을 더 이상 1%의 덫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한국연구재단을 통한 기초 연구 기반 확립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한 산업 및 정책 환원이라는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br><br>K-컬처, K-반도체에 이어 K-스포츠 과학이 세계를 선도할 때, 한국은 단순한 스포츠 강국을 넘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나아가 글로벌 스포츠 과학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 정책적 결단의 순간이다. 최관용 한국체육학회장(한체대 교수)<br><br> 관련자료 이전 핸드볼 H리그 '10연속 우승' 두산이 흔들…상무에도 져 개막 2연패 11-21 다음 [2025 학교체육 대상]대한민국 학교체육 새 지평 열었다…강은희 학교체육진흥회 이사장의 헌신 11-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