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창작자의 목표가 환호만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작성일 11-21 1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커미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ZwSosMVz1"> <p contents-hash="9125cd19ea5c4e889fde66d45046f959d6d42c92956d948021254ec49ac14ebc" dmcf-pid="x5rvgORf35" dmcf-ptype="general">[박정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1ffbbcd962cb9a2e4fddb5923615b823373f6c4a1491899f6f2e466fc882ee5c" dmcf-pid="ysdjfnztF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1/ohmynews/20251121180302676pacr.jpg" data-org-width="1079" dmcf-mid="PJWFsHAiz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1/ohmynews/20251121180302676pacr.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커미션></strong> 그림이 완성되면 살인이 시작된다</td> </tr> <tr> <td align="left">ⓒ 포스터</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e58c03be8073885af60e6a833742ae812ad41f54c701bd87344815f1587cfc7" dmcf-pid="WOJA4LqFUX" dmcf-ptype="general"> 넷플릭스에서 <커미션>이라는 신작을 발견했다. 웹툰 작가 지망생이 다크웹에서 커미션을 받으며 범죄에 휘말리는 이야기라는 소개가 눈길을 끌었다. 웹툰을 즐겨 보고, 웹소설을 연재 중인 창작자로서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때마침 스릴러물이 보고 싶기도 했고, '리틀 전지현'으로 불린 '김현수' 배우가 출연한다는 점도 선택을 거들었다. </div> <p contents-hash="22767fd73700e7f5509668d03a4bc37ba5ed74842e5129adddd6f25519a5b01f" dmcf-pid="YIic8oB3UH" dmcf-ptype="general"><커미션>은 큰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기보다는, 사회의 한 단면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통찰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과연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겠느냐는 의문이 들면서도, 미디어가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심리적 영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p> <p contents-hash="76fa57055231a8d0d81e38d923f96a7bf777c00197908ef19ab47f32bd1d7fc8" dmcf-pid="GCnk6gb0zG" dmcf-ptype="general">주인공 단경은 열등감을 가진 웹툰 지망생이다. 언니는 화려하게 데뷔해 웹툰계의 천재로 찬사를 받는다. 그런 언니가 어릴 때 대신 그려준 그림을 마지막으로 수상한 적이 없는 단경의 삶은 그야말로 짠했다. 언니를 뛰어넘을 수도, 언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없는 단경은 늘 언니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다.</p> <p contents-hash="8936ab87adbfc5ab5f788bdcff600c760fe61034d42802ea09ec57a850738c0a" dmcf-pid="HhLEPaKp7Y" dmcf-ptype="general">미술학원에서 보조강사로 일하며, 데뷔를 꿈꾸지만, 영화 초반의 단경은 마치 너덜너덜한 넝마처럼 초라하게 비친다. 짝사랑하는 인물마저 동료 강사와 연인이 되고, 그 동료가 웹툰 작가로 데뷔하는 모습을 보며, 단경의 열등감은 극단으로 치닫는다.</p> <p contents-hash="acbd8294145e059a91c55e7b1dfc62419d32ac1370987bd9894d7defe96c8df5" dmcf-pid="XloDQN9U7W" dmcf-ptype="general">열등감에 휩싸이고, 좌절을 겪은 사람들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와중에 어두운 세계와의 접점이 생길 때, 누구든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단경의 선택은 불편하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p> <p contents-hash="3d1a7cdb759b3b8cfac03344f05f5dc6d3298e25c30fbba6dd0808e19fda9101" dmcf-pid="ZSgwxj2uuy" dmcf-ptype="general">다크웹 '고뵤네'에서 단경은 평소와 다른 그림을 그리게 된다. 더 이상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는다. '타미지'라는 닉네임으로 누군가의 요구에 맞는 그림을 그려나가던 중, 큰돈을 벌게 된다. 또한 이제는 자신의 마음속 분함을 그대로 표출한 잔혹한 그림을 그리게 되고, 독자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게 된다.</p> <p contents-hash="c17f4697ad5196c4349973214948ec8125f740bc1ffc9ae73f24cc36d7621dc2" dmcf-pid="5varMAV7UT" dmcf-ptype="general">쉴새 없이 쏟아지는 찬사의 댓글들. 자극적인 것을 예술이라고 믿는 다크웹의 독자들은 단경의 그림을 추앙하고, 심지어 그 그림에 영감을 받은 '한냐군'이라는 인물은 현실에서 그 그림처럼 누군가를 살해하기에 이른다.</p> <p contents-hash="de80a35c7fcab82163dd2b9cfa8fe0cfb09e6ba35c9db37de2173b0d06a9e2fe" dmcf-pid="1TNmRcfzpv" dmcf-ptype="general">열등감의 대상이었던 동료 강사 세은이 자신의 그림처럼 살해되었다. 그 충격에 바르르 떨었고, 경찰 수사에서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단경은 그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함께 화방에서 일하던 동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며 빠져나왔다가, 다시금 환호가 쏟아지는 그 사이트로 돌아가고 만다.</p> <p contents-hash="f12aad23069809a6d39044a76cb45ae0b9f5766577883494c4dfc73c45ceda39" dmcf-pid="twMg9dUZ0S" dmcf-ptype="general">댓글과 찬사. 창작자에게 그만큼 짜릿한 열매가 어디에 있을까. 물론 돈이라고 하는 보상 역시 적지 않은 동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은 창작자로 하여금 계속 작품을 만들어가게 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p> <p contents-hash="bebb685540df245ca21c4519344895456b37de6eec351839d8dfd9bfeb0c8213" dmcf-pid="FrRa2Ju5ul" dmcf-ptype="general">조회 수와 '좋아요'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시대. 인기 없지만 여전히 내가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 역시, 여전히 읽어주는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p> <p contents-hash="7b5d0669b39015555978c1038d8c1e8ce4e2f12055ad7a509e7ed4f1b6a05517" dmcf-pid="3meNVi71Fh" dmcf-ptype="general">창작자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맛을 고뵤네에서 경험했지만, 단경은 그곳에서의 닉네임인 '타미지'를 부끄러워한다. 당연하지 않은가. 내 마음속 지저분한 욕망을 드러내는 작품, 결과적으로 살인마에게 영감을 줘버린 그림은 고뵤네 밖에서는 절대로 칭찬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97bac5161cb71756bb4c292eea07cc409c2904f3cbecb70a7bc19ff5f066b7bd" dmcf-pid="0sdjfnztFC" dmcf-ptype="general">수많은 이들이 창작자의 삶을 꿈꾼다. 2024년 초중등 진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 직업 중 3위가 크리에이터다. 12위가 웹툰 작가이며, 2016년에는 웹툰 작가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p> <p contents-hash="20679e535f58394d3772b0aad5544262845dfcd277b25eb6242d58c79d5aed91" dmcf-pid="pOJA4LqF0I" dmcf-ptype="general">창작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그 안에서 가치를 찾으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 문화의 확산이라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어, 지난 2019년 교육부에서는 '미디어 교육 내실화 지원 계획'이라는 것을 발표하기도 했다. 즉, 1인 창작자(크리에이터), 웹툰 작가 등 최근 학생들의 관심과 진로 희망을 반영하여 학교 미디어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p> <p contents-hash="a39d17bcdcc2b0a4d21264fc0fe42fe3bb5b106effb91b9aa6d242a424538013" dmcf-pid="UIic8oB3UO" dmcf-ptype="general">칼이나 불이 유용하면서도 위험한 도구이듯, 미디어 역시 사용 방식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이 영화는 미디어가 욕망의 도구로 사용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다.</p> <p contents-hash="88f25934abde3ce436e2ea753715fec9f8d40247dcae54926ef63234266ed77a" dmcf-pid="uCnk6gb07s" dmcf-ptype="general">또한 조회 수, 좋아요, 댓글이 창작자에게 어떤 유혹이 되는지, 또 어떤 비극을 부를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간에게는 참 다양한 감정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이리저리 뒤섞여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는 실시간적인 감정을 인간은 어떻게 잘 다룰 수 있을까.</p> <p contents-hash="fddf9c56a3bf22b3ffacb827ac502ef2763086eefd82cbaec0bef886c1ee8c3f" dmcf-pid="7hLEPaKpUm" dmcf-ptype="general">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는 것이 답이 아니듯, 그 영향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 창작자의 창작에 자유로움이 있듯,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 역시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6720bf2798217c76d74e35d9be9a316a4c400d6ff32ab5f7f4f8b200b2faf6d3" dmcf-pid="zloDQN9UUr" dmcf-ptype="general">영화를 보고 난 후, 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뱉는 것이 정말로 괜찮은 걸까? 혹시 누군가가 부정적인 마음을 품거나, 잘못된 행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건 아닐까? 인기 없는 웹소설 작가의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따스함과 위로를 중심 가치로 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p> <p contents-hash="ced19cadbe2a0be30b4e1120a304458b885f396a7da99dd3dd25297f4804a31e" dmcf-pid="q0CGcSnQ7w" dmcf-ptype="general">모든 창작자의 목표가 환호만이 아니기를 바란다. 대중의 반응 이전에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 그것이야말로 긍정적인 대중의 찬사, 부끄럽지 않은 찬사가 뒤따를 수 있는 게 아닐까.</p> <p contents-hash="4a13ff20ff4df3ab87ed8f55e6095ead84b8ac5dc4104124f4a2a0327b621f1a" dmcf-pid="BphHkvLxzD" dmcf-ptype="general">신재민 감독은 "내면의 열등감과 감정의 허무를 시나리오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한다. 웹툰 작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이 영화를 볼만한 이유가 이것이다. 누구나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가며, 때때로 감정의 허무를 느끼니 말이다.</p> <p contents-hash="ddd1c107f33c42b0e5df32892b8a5301ba093db33333a4667536469fc167e0f2" dmcf-pid="bUlXEToM0E" dmcf-ptype="general">이 영화는 주인공처럼 부조리하게 그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하려 말라는 경고이자, 반면교사로 삼기에 적당한 스릴러다. 스릴러물답게 음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하니, 이러한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p> <p contents-hash="0f7ca97b0edf2f10ac5bcccb553ebc28b4814a05142620e1342df96c99f0602b" dmcf-pid="KuSZDygR7k"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개인 sns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김의성 "억울해서 잠이 안 와, 제발 믿어달라"…긴급 해명 영상 올렸다 [엑's 이슈] 11-21 다음 “꿈을 미친 듯이 꿔요”… 김지민, 신기 때문에 점집에서 쫓겨난 이유 11-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