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인천 모씨… 한국 레슬링 부활, 이 팔뚝에 건다” 작성일 11-22 31 목록 <b>레슬링 첫 귀화선수 모아이즈</b><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11/22/0003942519_001_20251122005514503.jpg" alt="" /><em class="img_desc">평생 한국에서만 살았지만 최근에야 한국 국적을 딴 레슬링 선수 모아이즈가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의 한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무엇이든 ‘최초’가 되는 걸 좋아한다”며 “레슬링 첫 귀화 선수로서 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성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장련성 기자</em></span><br> 곱슬머리에 큰 두 눈, 순박한 중동 청년을 만난 듯했지만, 그의 입에선 한국말이 술술 나왔다. “저는 인천 모(毛)씨 시조인 모아이즈입니다.” 쫄쫄이 레슬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할 땐 영락없는 개구쟁이 같았는데 레슬링화 옆에 자수로 새긴 문구는 또 사뭇 진지하다. “‘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고,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입니다.” 그는 고교 시절 귀화 심사에서 몇 차례 고배를 마셨을 때 이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순 있어도 질 수는 없다)’란 말도 정말 좋아합니다. 저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노력의 차이가 가치의 차이를 만든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열심히 땀 흘리고 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11/22/0003942519_002_20251122005514590.jpg" alt="" /><em class="img_desc">그래픽=이철원</em></span><br> 스물한 살 모아이즈는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레슬링 선수다. 앳된 얼굴과 달리 주먹이 얼굴을 가릴 만큼 큼지막한 손에, 울퉁불퉁한 팔뚝에는 굵은 힘줄이 도드라졌다. 지난 14일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태어날 때부터 쭉 한국에서만 살았다. 유치원, 초중고, 대학교까지 다 인천과 서울에서 다닌 그냥 한국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br><br>이집트인 아버지가 약 20년 전 사업차 한국에 왔고, 그때 교환 학생으로 잠시 머물던 러시아인 어머니를 만나 한국에 정착하면서 모아이즈가 태어났다. 중학생 때 아는 코치의 권유를 받고 프로레슬링인 줄 알고 매트 위에 처음 섰다는 모아이즈는 중·고교 시절 국내 각종 대회에서 입상해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외국 국적을 가진 탓에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등 주요 대회엔 나갈 수 없었다.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꿈에 불과했다. 여러 차례 귀화 시도가 실패로 끝나며 좌절의 시간도 보낸 그는 올해 특별 귀화에 성공하며 드디어 법적으로 한국인이 됐다. ‘푸다 모아이즈 아흐메드’란 이름부터 ‘모아이즈’로 짧게 바꿨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11/22/0003942519_003_20251122005515795.jpg" alt="" /><em class="img_desc">한국 레슬링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귀화한 선수이자 기대주인 푸다 모아이즈 아흐메드 /장련성 기자</em></span><br> 모아이즈는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대학부 그레코로만형 60㎏급에 인천 대표로 나섰다. 강경민과 맞붙은 결승에서 5-5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으나 종료 20초 전 허리를 깊게 잡아 몸을 틀어 상대 등을 매트에 꽂았다. 7-5로 역전한 그는 이어진 상대 공격을 막아내며 8대5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꿈에 그리던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낸 모아이즈는 코치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br><br>그는 “이번 체전을 준비하면서 10~20초 남은 상황에서 점수를 뒤집어야 한다면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 상상하면서 연습해온 동작”이라고 했다. 모아이즈는 고3 때부터 써온 훈련 일지가 벌써 네 권째다. 그는 “그날 배운 기술과 아쉬웠던 장면, 고쳐야 할 점, 내일 집중해야 할 부분 등을 적는다”며 “그렇게 쓰다 보니 꾸준함이 몸에 배고, 멘털도 단단해졌다”고 말했다.<br><br>모아이즈가 꼽는 자신의 장점은 체력, 단점은 파워라고 했다. 그는 “힘으로 정면 승부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상대가 한 번 움직이면, 나는 두 번 움직일 자신은 있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오래 버텨서 이기려 한다”고 말했다.<b> 그러면서 “체급에 비해 키가 크고, 리치가 길어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b><br><br><b>키 172㎝에 평소 체중은 66㎏ 안팎이지만 대회 때는 60㎏급에 맞춰 감량한다. 그는 “경기 준비할 땐 엄격하게 식단 관리를 하지만, 대회 끝나면 하루이틀은 폭식을 해 이틀 동안 8㎏ 불어난 적도 있다”며 웃었다. 이어 “운동 말고는 친구들과 맛있는 식당 찾아다니고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b><br><br>한때 레슬링은 한국 스포츠의 효자 종목이었다. 양정모가 1976년 몬트리올에서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금 11개, 은 11개, 동 14개를 따냈다. 하지만 김현우(2012 런던 금, 2016 리우 동) 이후로 메달 행진은 멈췄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선 3명이 출전해 한 명도 1라운드를 넘어서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침체에 빠진 한국 레슬링의 사상 첫 귀화 선수가 된 모아이즈의 당면 목표는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 일단 3차 예선까지 거치는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통과해야 한다. “한국 레슬링이 부활했다는 얘기를 꼭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올림픽 챔피언으로 당당히 서 보려고요. 레슬링에 모든 걸 걸어보겠습니다.”<br><br> 관련자료 이전 “여가수=스타” 이서진, 과거 연애사 ‘셀프’ 폭로..애창곡 공개까지 (‘비서진’)[핫피플] 11-22 다음 [스포츠 브리핑] 안세영,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수상 11-2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