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온 듯” 탁구 디비전리그 즐기는 핑퐁 사랑방 작성일 11-27 21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한겨레-한국스포츠과학원 공동기획]<br> 생활스포츠, 100년이 튼튼 3. 탁구 디비전리그</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27/0002778519_001_20251127060211353.jpg" alt="" /><em class="img_desc">19일 수원 장안대학교에서 열린 2025 탁구 디비전리그 경기도 본선 대회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손현수 기자</em></span> <div style="position: relative; margin: 20px 0; padding: 25px 30px; border: 1px solid #121212;"><div style="font-size: 17px; line-height: 2.1; font-weight: bold; word-break: keep-all; word-wrap: break-word;">문화체육관광부가 클럽을 통한 생활 스포츠 확산을 위해 도입한 승강제(디비전리그)가 2017년 축구에서 처음 출범한 이래 올해까지 11개 종목으로 늘어났다. 한겨레는 ‘생활 스포츠, 100년이 튼튼’ 시리즈 세 번째로 전국 대회부터 시·군·구 예선까지, 7부(T1∼T7) 리그로 운영되는 탁구 디비전리그를 취재했다. 1위는 올라가고, 꼴찌는 떨어지는 명료한 승강제 구조 속 공정한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을 만나봤다. <편집자주></div></div> 2025 생활체육 탁구 디비전리그 경기도 본선 대회가 열린 지난 9일, 수원 장안대학교 체육관은 3열로 길게 늘어선 30개의 탁구대로 가득찼다. 2층 관중석에선 “아자아자 화이팅!”, “포기하지 마, 할 수 있다!”라는 응원 소리가 쏟아졌고, 1층 경기장에는 테이블 위에서 튀어 오르는 탁구공 소리와 운동화가 바닥을 긁는 마찰음, 거친 숨을 고르는 소리가 이어졌다.<br><br> 저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했다고는 하지만 선수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탁구대 아래에선 복식조 선수들이 손짓과 눈빛으로 사인을 주고받았고, 체육관 한쪽에선 출전을 기다리는 선수들이 스윙을 반복하며 몸을 풀었다. 경기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 팀은 서브가 정말 좋다”, “저 선수는 누구야?”, “방금 공이 어느 쪽으로 휜 거지?”라며 서로의 플레이를 지켜봤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27/0002778519_002_20251127060211380.jpg" alt="" /><em class="img_desc">19일 수원 장안대학교에서 열린 2025 탁구 디비전리그 경기도 본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2층 응원석에서 다른 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손현수 기자</em></span> “우리는 시합 나간다고 안 해요. ‘소풍 간다’고 해요. 단톡방에서 ‘오늘 내가 뭐 싸갈게’라고 하면, 다른 동생이 ‘언니 저는 뭐 싸갈게요'라고 해요. 오늘도 새벽 6시에 나왔는데 전혀 안 피곤해요.”<br><br> 이날 대회 여자 선수 최고령 참가자인 김길자(67)씨의 말이다. 김씨 말처럼 경기에 진 누군가는 “나는 벌써 게임이 끝났어. 그래도 잘 치는 사람들 경기는 보고 가야지”라며 자리를 지켰고, 또 어느 부부는 챙겨 온 바나나와 빵, 우유를 꺼내 허기를 달래며 다음 경기를 기다렸다. 주말 디비전리그는 단순한 대회장이라기보다, 탁구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 같았다.<br><br> 젊은 시절 3년 정도 탁구를 하고, 결혼 뒤 육아와 생계로 40년 동안 라켓을 놓았다는 김씨는 10년 전 다시 라켓을 잡았다. 그런 김씨에게 탁구장은 ‘사랑방’이다. 김씨는 “탁구장에 가면 정말 많이 웃는다. 다 동생 같고 친구 같다. 제 인생에서 제일 잘한 것이 지금 이 나이에 다시 탁구를 시작한 것”이라며 “나이를 먹었어도 탁구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실력만 된다면 젊은 사람들과도 무리 없이 운동할 수 있다”고 했다.<br><br> 공교롭게도 경기장 한쪽에선 흰머리가 성글한 60대 남성 유부현(64)씨가 20대 대학생과 맞붙고 있었다. 기세 좋게 “파이팅!”을 외치며 덤비는 20대의 공격에, 유씨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매서운 코스로 맞섰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40살 가까이 났지만, 테이블 위에선 의미가 없었다. <br><br> 30년 구력을 자랑하는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유씨는 경기 뒤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젊은 친구들이 확실히 활력이 넘치죠. 습득력도 좋고요. 그래도 같은 6부(T6)니까 해볼 만은 해요. 다만 파워는 쉽지 않죠. 아까 보니까 파이팅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탁구의 매력’을 묻자 유씨는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실내에서 할 수 있고 과격하지 않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 그래서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답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27/0002778519_003_20251127060211405.jpg" alt="" /><em class="img_desc">19일 수원 장안대학교에서 열린 2025 탁구 디비전리그 경기도 본선 대회에 참가한 유부현(오른쪽)씨가 20대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하고 있다. 손현수 기자</em></span> 탁구 디비전리그는 T1부터 T7까지, 7개 리그로 체계화돼 있다. 각 리그에서 1위를 한 팀은 이듬해 상위 리그로 승급하고, 반대로 최하위 팀은 하위 리그로 떨어진다. T1∼T2에 속한 팀은 전국(종합) 대회 순위가 승급 기준이고, T3 팀은 시·도 본선 리그, T4∼T7 팀은 시·군·구 예선 리그가 기준이 된다. 아울러 시·군·구 예선에서 1, 2위를 한 T4∼T7 팀은 시·도 본선 리그에 참가할 수 있고, 본선 리그에서 1, 2위를 하면 전국(종합)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전국 대회에서 입상하면, 종합선수권대회 출전권과 함께 2026 생활체육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권도 받는다.<br><br> 실력에 따른 이동이 구조화된 승강제에 대한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다. 유씨는 “6부에서 열심히 해서 입상하면 5부로 올라가고, 5부에서 또 잘하면 4부로 가는 구조잖아요. 자기 수준이 눈에 보이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죠”라며 “젊은 친구들은 금방 올라갈 것이고, 나이 든 사람에게도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학 동아리 소속으로 대회에 참가한 T7 소속 손동현·강성혁씨는 “새로운 시도인 것 같다. 승강제라 경기를 더 잘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고 자극이 된다”며 “잘하면 올라가고 못 하면 떨어진다는 단순한 구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 동기 부여도 된다”고 했다. 여자 T6팀으로 대회에 참가한 함선미·김순희씨는 “최근 실력이 뛰어난데도 낮은 대회에 나가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디비전리그는 공식적인 승강제 대회니까, 다른 대회보다 객관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27/0002778519_004_20251127060211438.jpg" alt="" /><em class="img_desc">2025 탁구 디비전리그 정보가 담긴 포스터. 손현수 기자</em></span> 새로 시작한 대회인 만큼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남자부 T7 이관구·윤영인씨는 “대회가 많이 안 알려져서 아쉽다. 좀 더 활성화가 돼서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했다. 여자부 T5 정영미씨는 “보통 대회는 하루나 이틀이면 끝나는데, 이 대회는 예선부터 본선까지 몇 달이 걸리니 예선에서 이기고도 개인 사정으로 본선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선수들이 개인 일정을 조율할 수 있게 미리 일정을 알려주고, 대회에 나오고 싶게끔 하는 유인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관련자료 이전 'UFC도 한통속' 충격 폭로까지 터졌다! 토푸리아, 랭킹 1위 대놓고 무시? "마카체프 아니면 핌블렛 원해"…사루키안은 '분노 폭발' 11-27 다음 "女 선수 성추행 논란" 日까지 알려진 사건, 이수민 용기 냈다..."극심한 통증에도 사과 NO, 추가 조사 필요해" 입장 발표 11-2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