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에 입원한 작가, 귓가에 울리는 드럼 소리 작성일 11-28 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연극 <썬더></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XMnVQtWpy"> <p contents-hash="a202fe954a4dcabc86fcc6b2e8df91a80f2f1f653039333cccc97c37945871df" dmcf-pid="qZRLfxFYpT" dmcf-ptype="general">[한별 기자]</p> <p contents-hash="e4b583681a2504f0270a34877adaef0d5aa097803c67a5bda5486340992a8620" dmcf-pid="B5eo4M3GFv" dmcf-ptype="general">여기 정신병원 폐쇄병동 6인실에 입원한 환자가 있다. 입원 전 그의 직업은 작가였다. 그는 하루에 7번, 20분을 옥상에서 보낼 수 있고 그 외의 시간은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한 다른 환자와 마작을 두거나 친구에게 전화한다.</p> <p contents-hash="8578c68d5497da13777fb46c6adf7edabc95a41b7c0903cc557c47803cb51fdd" dmcf-pid="b1dg8R0HuS" dmcf-ptype="general">이번 달 30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있는 우란2경에서 진행되는 연극 <썬더>의 이야기다. 배우 윤나무, 강기둥, 박용우가 '작가'로 무대를 펼친다. 이들의 곁에는 드러머 신동훈이 함께한다. 신동훈은 실제 드럼을 연주하면서 때때로 극의 드라마에 끼어든다.</p> <p contents-hash="82363cc70c4d32655e4e9d18fee155cadac4fda74f3353782a95bb364730416b" dmcf-pid="KdyZOvLx7l" dmcf-ptype="general">우란문화재단과 프로젝트그룹일다가 공동제작 하는 이 연극은 윤나무와 강기둥이 드럼에 주목하면서 시작됐다. 2023년 연극 <온 더 비트>를 연습하던 두 배우는 드럼이라는 악기의 잠재력에 주목하게 됐고, 당시 음악감독이자 드럼 코치였던 신동훈에게 협업을 제안했다.</p> <p contents-hash="75db549f4502dbae8457a478c0f059cea68ff7d18d8cdbfdcf0ce5300bfd05b7" dmcf-pid="9JW5IToM3h" dmcf-ptype="general">글을 쓰는 게 좋은 작가는 열정을 불태우지만 '혼자 쓰고 혼자 보시라'는 첫 피드백에 충격을 받는다. 거듭된 자살 시도로 폐쇄병동에 입원한 후에는 나름 생활에 만족한다. 병동에서도 계속해서 글을 쓰기 위해 상상하지만 들리는 건 드럼 소리뿐이다.</p> <p contents-hash="077e7cfae05cce0845e76f497f3e6d5b07f14658d602208a95bd8b4cd9623a4d" dmcf-pid="2iY1CygR0C" dmcf-ptype="general">작가는 '너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친구의 말에 난동을 부린 후 독방에 갇힌다. 그는 독방에서 계속 상상한다. 1차 세계대전에서의 여성을, 신화 속 헤파이스토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 이야기는 결국 작가의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그 상상의 경로를 작가는 부정한다. 그는 "상상하고 싶은 거지 기억하고 싶은 게 아니야"라고 힘껏 부정한다.</p> <p contents-hash="e76667776b8243dbb6ec127855e5cbe2a7477ab97301fd83204b5f2b0d1e522d" dmcf-pid="VnGthWae3I" dmcf-ptype="general">정신병원에서 작가는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르다. 그는 병원 바깥에 목적이 없다. 알코올 중독 형은 손녀에게 멋진 할아버지가 되겠다는 꿈이 있다. 환자가 난동을 부릴 때 제압하는 교관은 사회체육학과 출신으로 얼른 병원 일을 그만두는 게 목표다. 교관은 작가에게 얼른 나가야 한다고 채근하기도 한다. 작가와 달리 병원을 나가야 하는 목표가 있는 이들과의 대비가 그를 비정상인 것처럼 나타내기도 한다.</p> <div contents-hash="2b6122969ed0c97e62370917d971f866296196f8e52b9111b9dd1b93e70e9ca3" dmcf-pid="fLHFlYNd0O" dmcf-ptype="general"> <strong>무대 위의 드럼, 머릿속의 드러머</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3ab018d289f380489917166699475ea6c83bf88968c374ebfed2821298c10a9" dmcf-pid="4oX3SGjJps"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01203684vojo.jpg" data-org-width="1280" dmcf-mid="uLUbZ0sAp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01203684voj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연극 <썬더> 빈무대</strong> 연극 <썬더>의 공연 시작 전 빈 무대 모습이다. 무대에 드럼들이 올려져 있다.</td> </tr> <tr> <td align="left">ⓒ 우란문화재단</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ce69bb378c584738dea48699559b3b3d360b072f01e71a16961b9b55c4d6043" dmcf-pid="8gZ0vHAi0m" dmcf-ptype="general"> <썬더> 무대 위에는 드럼이 전부다. 드러머는 3개의 드럼을 옮겨 다니며 때에 맞춰 드럼 연주를 선보인다. 드럼 소리는 극 중 작가의 불안을 뜻한다. 작가가 '드러머'라고 부르는 바람에 드러머가 된 정체불명의 남자가 드럼을 연주한다. </div> <p contents-hash="305dbbbe7ad5a0147156ad9ed45d81fcbf036209e69f1e21c4ab45828a5667bc" dmcf-pid="6a5pTXcnzr" dmcf-ptype="general">드러머는 작가가 그의 존재를 인지하는 순간 작가와 관객 앞에 등장한다. '안녕?'이라는 평범한 인사가 첫 대사다. 그는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며 잔소리를 내뱉고 "미친놈이라는 욕은 좀 심하다"며 투덜댄다. 시종일관 뻔뻔한 그의 연기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환기시킨다.</p> <p contents-hash="42cb33393376dd2f8762cdaff5cc12afa8948b4fae110001474d0314cbd1342f" dmcf-pid="PMSGrhJ6pw" dmcf-ptype="general">드럼 소리가 불안의 증상이었다는 말에 작가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드럼 소리가 들렸다며 항변하지만, 결국 작가가 모든 순간 불안함을 느꼈다는 것으로 밝혀진다. 작가가 병원을 나가 결국에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굳은 의지에도 함께한다.</p> <p contents-hash="24f03c9452532852a6d2889adf0d94baa02c4a5b066987f9f7f99571e6910610" dmcf-pid="QRvHmliPUD" dmcf-ptype="general">다만 드러머는 단순히 작가를 괴롭히지 않는다. 이제 그만하겠다는 작가의 말에 '네가 할 수 있는 건 그게 유일'하다며 꼬집고, 무엇이라도 글을 쓸 것을 권유한다. 불안함이 창작의 영감이 될 수 있는 것처럼, 그저 부정적인 감정만은 아님을 표현한다.</p> <div contents-hash="70dce8e483a49d60225bb036dc6a7eaf8c213d8f563ef39f555a0732ba5dcebe" dmcf-pid="xeTXsSnQ0E" dmcf-ptype="general"> <strong>불안을 마주하게 될 때 기억하게 될 것</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11682fd048fa9af0b26cdadf93511fdbe549c3d377ddc2a3fa645254a687ae78" dmcf-pid="yGQJ965TU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01204963sydu.jpg" data-org-width="1280" dmcf-mid="77UbZ0sAu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01204963sydu.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연극 <썬더> 로비</strong> 연극 <썬더>가 공연되는 서울 성수동의 우란2경 로비 모습이다. 가로로 긴 화면에서 <썬더>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td> </tr> <tr> <td align="left">ⓒ 한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404a48546d9d412fadbaab9d379d7c861f6db4b915c9352ac037e02a63a195f6" dmcf-pid="WHxi2P1y3c" dmcf-ptype="general"> <썬더>는 이 연극의 제목이자, 극 중 작가의 친구가 쓰는 이야기의 제목이다. 결말부 작가가 자신의 불안을, 즉 드러머를 받아들이고 연주해달라는 곡의 제목이기도 하다. '썬더'라는 제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번개'처럼 예기치 못하게 빠르게 다가오는 감정일 수도, 하고 싶은 일을 마주할 때마다 쿵쾅대는 마음의 소리일 수도 있다. </div> <p contents-hash="be3b85b87da733ca8b63a8fcc10ff86d99e0251ffab5e11efcf1c6ead0a5cad2" dmcf-pid="YXMnVQtW3A" dmcf-ptype="general">하고 싶은 일임에도 잘되지 않고, 잘되지 않는 일을 계속하는 과정에서의 불안은 당연하다. 자신의 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지 아닌지가 중요할 뿐이다. 내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손목을 긋는 자해를 하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 작가의 모습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인다.</p> <p contents-hash="9c44a550c05470745093cc68f0d0a389b113907cd408fb80d7355154e42f21ea" dmcf-pid="GZRLfxFYpj" dmcf-ptype="general">그렇게 <썬더>는 썩어버린 마음을 자신도 모르게 감추고 벼랑 끝까지 밀린 사람들에게 말한다. 당신의 불안을 숨기지 말라고. 불안을 느낀다고 해서 나쁜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불안을 통해 의지를 얻을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p> <p contents-hash="b2aadd2be067ddf2d7305f175b61bfa5906f9aae1a8509ffb820c3ea3e155143" dmcf-pid="H5eo4M3GFN" dmcf-ptype="general">이야기는 작가가 병원을 나오며 끝난다. 정상적인 퇴원은 아니다. 진짜 현실인지, 작가의 상상인지조차 모른다. 그러나 병원을 나와 천사의 날개가 달린 형의 오토바이를 타고 엄마의 질문에 답하는 작가의 모습은 행복해 보인다. 관객으로서 공연 초반 작가의 불안함에 동요됐던 만큼 이 결말에서 가장 후련했다.</p> <p contents-hash="53f94b1a6e07877712ddf91086b47630ccedaf02f8522acfa0bec26cd9fe4b2a" dmcf-pid="X5eo4M3G3a" dmcf-ptype="general">그 행복의 순간에서 작가는 스스로 드러머를 찾는다. 불안의 상징인 드럼을 피하지 않고, 어떤 순간에도 불안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이해한 사람처럼 외친다. '썬더'를 연주해 달라고. 그리고 드러머는 언제나 그의 요청을 들어주었던 것처럼, 강렬하고 경쾌한 드럼 연주를 하며 공연의 막을 내린다.</p> <p contents-hash="8f32502bb2814ed997c375245fe696a166addd98d92f32e93c3bd6adf19519a4" dmcf-pid="Z1dg8R0H0g"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https://blog.naver.com/burn_like_a_star에도 실립니다. 필자 블로그와 인스타그램(@a.star_see)에 취재 후기와 함께 공유됩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예비 아빠' 김동욱, ♥스텔라 임신 직접 언급했다 "성별은 딸, 입덧 잘 견뎌" [엑's 이슈] 11-28 다음 故김새론 모친 입장에…김수현 측 "배우와 결부시켜 일방적 배포" 11-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