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한 남자에게 사형이 선고된 모의재판의 전말 작성일 11-28 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안지훈의 연극 읽기] 서울시극단 연극 <트랩(TRAP)></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bM1fgD6b75"> <p contents-hash="ee61edbb6f6bfecd8f9732ae258e773d7ced8c3c97f5f814f3f03016495dfe0e" dmcf-pid="KRt4awPKUZ" dmcf-ptype="general">[안지훈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827f279045e8de653eae9d863dfa02fedc3383557243b1d66605d63750f980c" dmcf-pid="9ipQcORfUX"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14502265edcl.jpg" data-org-width="1103" dmcf-mid="z0WfgD6b3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14502265edc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트랩>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세종문화회관</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77a03eaa55528b0bf0dc99868fbbabcc058e9219a63ab7031a254768104827c" dmcf-pid="2nUxkIe4pH" dmcf-ptype="general"> 출장길에 오른 섬유회사 판매 총책임자 트랍스는 예상치 못한 자동차 사고로 시골 마을에 하룻밤 묵게 된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트랍스에게 기꺼이 집을 내준 이는 전직 판사다. 집주인은 트랍스에게 하룻밤 숙박을 허락했을 뿐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저녁식사 자리에도 트랍스를 초대한다. </div> <p contents-hash="095d6a68bebc03f6889098e93445b4aa496aee2d107b5f555c99d21bd02d83a0" dmcf-pid="VLuMECd80G" dmcf-ptype="general">집주인의 친구들은 모두 전직 법조인이다. 한때 검사였던 초른, 변호사였던 쿰머, 사형 집행관이었던 필렛이 한자리에 모인다. 은퇴하고 무료하게 노후를 보내던 전직 법조인들은 모의재판 놀이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이들은 역사 속 인물들을 피고로 설정하고, 저녁식사를 겸한 모의재판을 벌여왔다.</p> <p contents-hash="182e8730081aca32eec116311c2b3983595f90a23cb8bdc062c5644950b0e7e9" dmcf-pid="fo7RDhJ67Y" dmcf-ptype="general">이들은 손님 트랍스에게 모의재판 놀이의 피고 자리를 권하고, 트랍스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이렇게 시작되는 서울시극단의 연극 <트랩>은 한바탕 모의재판을 그려내는 블랙코미디다. 독일어권 현대 극문학에 한 획을 그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하수민 연출의 손을 거쳐 지난해 초연되었다.</p> <p contents-hash="25e62f8926f50bf79f046c18e0a27fc4cf0aec0df5d0fb48208bed37faee3f16" dmcf-pid="4gzewliPpW" dmcf-ptype="general">초연 흥행으로 1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온 <트랩>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매체와 무대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박건형이 트랍스 역을 맡았고,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대표 연극 배우 남명렬이 초연에 이어 집주인을 연기한다. 검사 초른 역에 강신구, 변호사 쿰머 역에 김신기, 사형집행관 필렛 역에 손성호, 가사도우미 시모네 역에 이승우가 각각 분한다.</p> <div contents-hash="01404076cd61b936f6f21d3d1f9ac666a9d0377cdacd67e569fa5b2c7abb7f87" dmcf-pid="8aqdrSnQuy" dmcf-ptype="general"> <strong>평범함에서 발굴한 부도덕성</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97b95e43d781f586ac65162e1bf80613b2ebb6a75fc2b325d794229b2e1656a" dmcf-pid="6NBJmvLxp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14503536icbr.jpg" data-org-width="1280" dmcf-mid="qxVEYFrNp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14503536icbr.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트랩>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세종문화회관</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4689a808a244a9820c190cbd82852865fa8f487979c1eea5139896b9e3586e7" dmcf-pid="PjbisToM3v" dmcf-ptype="general"> 트랍스는 평범한 남자다. 섬유회사 영업사원으로 오랫동안 일하다가 최근에 판매 총책임자가 되었다. 상사와 업무 탓에 스트레스를 받는 평범한 회사원이고, 아내와 아들 넷을 둔 평범한 가정의 일원이며, 적당한 욕심을 가지고 적당히 성실하게 일해온 노동자다. 특별히 잘나거나 모난 구석 없이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온 트랍스는 모의재판에 임하며 무죄를 확신한다. </div> <p contents-hash="78dc366acb187ae46fe739c9578aadd8a3a88852dfb183d8bfdf766fa587e8f8" dmcf-pid="QCMDG3mjFS" dmcf-ptype="general">독일어로 법정을 뜻하는 단어는 동시에 향연을 의미하기도 한다. 모의재판이 벌어지는 법정은 동시에 저녁 만찬이 벌어지는 향연의 장이기도 하다. 배우들은 실제로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모의재판을 이어간다. 세로로 길게 배치된 무대를 둘러싼 객석은 배심원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p> <p contents-hash="0581eb987de2543f2fd18496e5b8762e0132d53f005fffa732f40fa2505fe38f" dmcf-pid="xhRwH0sAul" dmcf-ptype="general">유쾌한 분위기 때문인지 트랍스는 자신을 향한 심문이 시작되었다는 걸 의식하지도 못한 채 이야기를 이어간다. "죄를 찾아내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검사 초른은 파편적인 정황을 토대로 트랍스의 죄를 추궁한다. 초른의 논리에는 허점이 많아 보이고, 트랍스 역시 초른의 심문에 어이없다는 양 웃음을 보인다.</p> <p contents-hash="a1f2d5a03497463b5e2bbe2952da0402bbfced2f30ad0b0aca934fad120d65fb" dmcf-pid="y4YBdN9Uzh" dmcf-ptype="general">평범해 보이는 사건에서 초른은 트랍스의 악의를 주장하고, 트랍스는 이를 터무니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법적 공방이 지속될수록 트랍스가 가진 평범함 속에서 부도덕성이 하나씩 '발굴'된다. 처음에는 악의를 부정하던 트랍스는 어느 순간에 이르러 자신도 몰랐던(혹은 외면했던) 악의를 시인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마음, 바람직하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이상하지도 않은 마음을 인정한다.</p> <div contents-hash="a4732833c3a3094fb3c848dbb91e7c636ad1cc76372c66406a15f07c0a5b3b50" dmcf-pid="W8GbJj2uuC" dmcf-ptype="general"> <strong>유죄를 주장하고 사형 선고에 기뻐한 남자</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c5cf366bf421250435587308a985146473cb04d0d37d65f5149be4761847512" dmcf-pid="Y6HKiAV7FI"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14504850vczf.jpg" data-org-width="1280" dmcf-mid="Buh06Ju5z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ohmynews/20251128114504850vcz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트랩>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세종문화회관</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f8425877658d2deaf9fcee706c074f3ff6a5d5420dd6599e8fe087dcc93dccad" dmcf-pid="GPX9ncfzuO" dmcf-ptype="general"> 연극 <트랩>은 평범한 한 남자가 피고가 되고, 점차 죄인의 지위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평범함 속에서 부도덕성을 찾아내고, 당사자가 자신의 책임을 하나씩 자문해가는 과정이다. 전직 법조인들에겐 그저 놀이에 불과한 모의재판이 트랍스에겐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트랍스에게 있어 모의재판은 자신을 외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재구성하는 첫 경험이다. </div> <p contents-hash="91c407d2655f075e0c50dffa98ddf2004d676a46670e3f23872c5a5c9f7599b7" dmcf-pid="HQZ2Lk4qzs" dmcf-ptype="general">이때 죄인이 된 트랍스가 느끼는 감정은 홀가분함이다. 트랍스는 모의재판을 두고 영웅적이고 감동적이라는 소회를 전하며 자신의 죄를 시인한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연극 말미에 이르러 변호사 쿰머는 검사 초른의 법리를 질타하며 트랍스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정작 트랍스는 변호사를 질타하며 자신의 유죄를 강하게 주장한다.</p> <p contents-hash="147505a8f1068b550ab322f0323216186bea0daa07a807bb7e20757f5cc37987" dmcf-pid="Xx5VoE8Bzm" dmcf-ptype="general">모의재판은 우스꽝스럽고 비현실적이며 기괴하다. 유죄가 인정되고 전직 판사인 집주인에 의해 사형이 선고되자 트랍스는 기뻐한다. 그저 하룻밤 놀이에 불과한 모의재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랍스의 마지막 선택은 놀이의 기괴함을 한층 더 강화한다. 동시에 관객에게 짙은 의문을 남긴다.</p> <p contents-hash="e6522ea7a7e858e0facb53e21b9e0b482985888f891f0ec334ab210167841369" dmcf-pid="ZM1fgD6bFr" dmcf-ptype="general">한편 모의재판을 진행하는 전직 법조인들은 포식자 까마귀에 비유된다. 까마귀 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의상 역시 까마귀를 연상시킨다. 트랍스는 푸른 이성과 붉은 감정의 경계에 있는 보라색 의상을 입고 나오며, 시모네는 의상부터 분장까지 광대를 연상시킨다.</p> <p contents-hash="1c10773aa15d6565b206668e926b45b515b6c266989f8a282712fd0def17ed4a" dmcf-pid="58GbJj2u0w" dmcf-ptype="general">트랍스의 죄를 강하게 추궁하는 '초른'은 독일어로 분노를 뜻하고, 끊임없이 염려하며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는 '쿰머'는 걱정을 뜻한다. 트랍스에게 사형을 대신해 케이크를 건네는 사형집행관 '필렛'은 독일어로 고기 덩어리를 의미하고, '트랍스'는 그 이름에서부터 덫을 떠올리게 한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안타까움 전해" 에스파·라이즈, SM과 함께 홍콩 화재 참사에 기부 11-28 다음 스트레이 키즈 '두 잇', 발매 첫 주 판매량 220만장 11-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