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차와 특별한 내비게이션이 이끄는 여행, 2%가 부족해 작성일 12-01 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영화 리뷰] <빅 볼드 뷰티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BsdZPfB37m"> <p contents-hash="961272f939f5f4bcb5e3dcdefcbcf06676a975ed748d46558f664d0b1efe6c3c" dmcf-pid="bOJ5Q4b0Fr" dmcf-ptype="general">[김형욱 기자]</p> <p contents-hash="aa027dcb4bf40f78bfde463ee586b2a3737859ee2ce76235e1a856c891bcc9a7" dmcf-pid="KIi1x8Kpuw" dmcf-ptype="general">데이비드는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차를 써야 했지만, 불법 주차로 차를 이동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어쩔 수 없이 찾아간 렌터카 업체는 영 수상쩍어 보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는 결국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차 1994년형 새턴 SL을 빌리고, 내비게이션 역시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묘한 존재감을 풍긴다.</p> <p contents-hash="17a37de6ff0d5a112df50b88bac592e1c45f02dad64e3c88d1636a208c43e32f" dmcf-pid="9CntM69UUD" dmcf-ptype="general">그렇게 도착한 결혼식장에서 데이비드는 우연히 사라를 만난다.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 인연이었으나, 영화는 이들에게 더 큰 끌림과 우연을 선물한다. 결혼식 이후 또다시 길 위에서 마주친 둘은 마치 오래전부터 함께 여행한 사이처럼, 사라가 자연스럽게 데이비드의 차에 올라탄다. 그리고 그 차는 예상하지 못한 '여행 아닌 여행'의 출발점이 된다.</p> <p contents-hash="b01e9bae33b9efa634ad323f7a5796dfcca21cd11b183aee15b9c351e6aa1a3c" dmcf-pid="2hLFRP2u0E" dmcf-ptype="general">특수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낯선 장소에는 '문' 하나만 덩그러니 있다. 호기심에 문을 열자, 완전히 다른 시간과 공간이 펼쳐진다. 데이비드 혹은 사라가 지나온 '과거의 한 장면'. 그 시절의 사람들은 그때의 모습과 감정을 유지한 채 이방인을 반긴다. 이 신비로운 경험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관객의 심리를 정면으로 흔드는 은밀한 자극이 된다.</p> <p contents-hash="745bab95fb19d98ce7bb87b98f1ac9a0380a0e00dacbbf93cb2aaa78ace5378b" dmcf-pid="VkPy2BpXuk" dmcf-ptype="general">문을 넘는 순간마다 둘은 각자의 추억 속을 여행한다. 활기와 분노, 슬픔과 기쁨, 이루지 못한 꿈과 미처 정리하지 못한 상처까지, 모든 감정이 한 번에 표류하는 격렬한 체험. 영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제목처럼 '크고, 대담하며, 아름다운' 감정의 뒤섞임을 선사한다.</p> <div contents-hash="d83f691580c1af5413e8958438807deb4545ade9714c973d9ae91d19cd2cf032" dmcf-pid="fEQWVbUZUc" dmcf-ptype="general"> <strong>코고나다의 가장 화려한 실험</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f1605293450b170843c1791ff8dd35d94d738389d677e19ea7d8fc1a01b2680" dmcf-pid="4DxYfKu57A"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1/ohmynews/20251201135404161oeia.jpg" data-org-width="1280" dmcf-mid="zkNUiR8Bu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1/ohmynews/20251201135404161oei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빅 볼드 뷰티풀>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소니 픽처스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27cfae032f92b2053e8a3b10252d2255a39c2c6fff1a67480541173f61f38fd" dmcf-pid="8wMG4971Fj" dmcf-ptype="general"> <콜럼버스> <애프터 양> <파친코> 등의 작품을 통해 정교한 감정 묘사의 달인으로 인정받은 코고나다 감독은 이번 영화 <빅 볼드 뷰티풀>에서 그간의 미학을 더욱 대담하게 확장했다. 마고 로비와 콜린 파렐이라는 할리우드 톱스타를 투톱으로 세우고 히사이시 조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임을 알 수 있다. 제작비만 4500만 달러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야심만큼은 결코 작지 않은 영화다. </div> <p contents-hash="f75c7e2874d1cb853b150e01fc7506cf0bc65c11c62d53c29191c6ddef16ab83" dmcf-pid="6rRH82ztuN" dmcf-ptype="general">화면은 압도적이다. 묘하게 빛바랜 듯한 컬러 톤, 시간이 얼어붙은 풍경, 공간 전체가 감정을 물들인 듯한 세트 디자인, 그리고 히사이시 조 특유의 청명하고 서정적인 선율까지. 눈과 귀가 동시에 포근하게 포획되는 경험. 감독이 쌓아온 감성의 문법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p> <p contents-hash="d05d328bbc9ab2cd0039a4f9f95cc09e03212736c5506694f6be38cf7405aaa0" dmcf-pid="PmeX6VqFza" dmcf-ptype="general">그러나 이 화려한 조합은 동시에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이 되기도 한다. 상업영화의 매끄러운 서사를 기대한 관객에겐 영화가 너무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고, 예술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에겐 감각적 장면이 과하게 장식적으로 비칠 수 있다. 즉, 두 세계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한 실험이 되었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한 컷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는 야심이 오히려 전체의 균형을 흔든 셈이다.</p> <div contents-hash="83253178d58e6ec6e6abe6a2e48f464c5404cdac183a9bb5eee4796526dc1f63" dmcf-pid="QsdZPfB37g" dmcf-ptype="general"> <strong>그래도 놓치기엔 너무 특별한 여행</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4f43ba9d801c790ca445a4330635e130717282906280ccb54c5527562cf247e" dmcf-pid="xOJ5Q4b0uo"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1/ohmynews/20251201135405490bjty.jpg" data-org-width="1280" dmcf-mid="qwuEtXTs0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1/ohmynews/20251201135405490bjt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빅 볼드 뷰티풀>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소니 픽처스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2b0018cb8091de53dab701ebfbf9d09da5df51b970b7f50236218c5a76171ac" dmcf-pid="y2XnThrN0L" dmcf-ptype="general"> 그럼에도 <빅 볼드 뷰티풀>의 가장 강렬한 미덕은 명확하다. 바로 '기억'이라는 보편적이면서도 극도로 개인적인 세계를 형상화하는 방식이다. 초면의 남녀가 함께 타고 가는 낡은 차, 정체 모를 내비게이션, 그리고 문을 통해 도착한 과거의 풍경들까지 모든 요소가 미장센으로서 완벽하게 작동한다. "기억을 이렇게 아름답게 시각화할 수 있나?" 하는 감탄마저 나온다. </div> <p contents-hash="e5c3ac18db1d72c2a5f4500b2a3c1fb7c6aa8f76d129e4f0028331648a63a012" dmcf-pid="WVZLylmjpn" dmcf-ptype="general">하지만 영화는 이 세계를 온전히 소비하게 두지 않는다. 이 기억은 단지 예쁜 추억이 아니라 지우고 싶은 상처, 꺼내기 두려운 순간, 아직 끝내지 못한 감정들이 뒤엉켜 있는 혼합물이다. 영화는 이 기억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도록 만든다. 관객도 마찬가지다. 마치 자신의 오래된 기억을 훔쳐보는 듯 불편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다.</p> <p contents-hash="6465b6878e136072c40d6bfcfb8c045524e4cb81c221b1d56ab8cf6785f9e951" dmcf-pid="YZwKjoe47i" dmcf-ptype="general">그렇기에 이 영화는 한편으로 '정리와 치유의 기회'가 되고, 한편으로는 '도망치고 싶은 감정'의 공간이 된다. 결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인간의 가장 내밀한 심리를 후벼 파는 독특한 체험이다.</p> <p contents-hash="4823e6ac2b22fe7a2e9cf664d89f4a7aaae0f5bb7506ad9a875efd5f99d68907" dmcf-pid="G5r9Agd8pJ" dmcf-ptype="general">문제는 영화가 이 모든 감정의 파동을 단 2시간도 되지 않는 러닝타임에 담아내려 했다는 것이다. 각각의 감정이 충분히 터질 기회가 없고, 영화적 정점이 분산되면서 전체적으로 아쉽다는 인상을 남긴다. 보는 내내 아름다운데, 끝나고 나면 2% 부족한 듯한 여운이 남는다.</p> <p contents-hash="c4cf582e170ac65f1b0710672b2501bb1df1b2e1007b55a333d28d9d357f5a07" dmcf-pid="H1m2caJ6ud" dmcf-ptype="general">하지만 그 '아쉬움'조차 곧 이 영화의 개성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완벽하진 않아도, 불완전함 속에서 진심과 감성이 빛난다. 화려한 외양과 깊은 내면이 서로 어색하게 주변을 맴돌지만, 그 모든 모순이 오히려 이 영화를 더 기억에 남게 만든다.</p> <p contents-hash="00fc2f30c39da361b4d79dee40aa138ec93a4b79d9ea4c23a6e1620717236e89" dmcf-pid="XtsVkNiP7e" dmcf-ptype="general">특히 기억·감정·관계라는 주제를 따로 떼어내 음미할 수 있는 관객이라면, <빅 볼드 뷰티풀>의 서정성과 감각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의도한 '인생의 미로'라는 메시지가 더 명확하게 다가올 테니 말이다.</p> <p contents-hash="156a5c4f3c96d8a88acf9294122d0e83f90e25c1c2bb10b5f346808944e2fc08" dmcf-pid="ZFOfEjnQ7R" dmcf-ptype="general">정리하면, <빅 볼드 뷰티풀>은 제목처럼 크고, 대담하며, 아름다운 영화다. 동시에 완벽함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로 그 틈새에서 반짝이는 감정의 조각들은 관객에게 오래도록 남아 천천히 마음을 두드린다. 화려한 미장센 뒤에 숨겨진 인생의 파편을 읽어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영화, 강력하게 추천한다.</p> <p contents-hash="3dc28f6a54ac2d9751a0cd052809dbab2324b8096695f9ec8304e62520ef4f95" dmcf-pid="53I4DALx7M"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현실판 ‘환승연애’라는 평과 함께 160만 뷰 기록했다는 韓 예능 12-01 다음 '윗집사람들' 이하늬 "진액 짜낸 의기투합, 韓영화 힘내는 계기 됐으면" 12-0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