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파트너의 꿈은 올림픽… 그녀 위해 국적도 바꿨다” 작성일 12-02 39 목록 <b>10대 때부터 호흡 맞춘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임해나·권예</b><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12/02/0003944310_001_20251202004508304.jpg" alt="" /><em class="img_desc">아이스댄스 팀 권예(오른쪽)와 임해나가 지난달 28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 앞 광장에서 고난도 기술 ‘리프트’를 선보이고 있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확정한 이들은 서로를 ‘가족 이상의 존재’라고 했다./박성원 기자</em></span><br> 지난달 28일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팀 임해나(21)와 권예(24)가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 경기복 차림으로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 앞에 나왔다. 체격이 크지 않은 권예가 키 164㎝의 임해나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단숨에 어깨 위에 앉혔다. 그는 “더 자신 있는 자세가 있다”면서 새처럼 날아가는 자세를 한 임해나를 팔과 어깨 힘만으로 들어 올리는 ‘리프트’ 기술도 선보였다. 쌀쌀한 날씨에도 두 선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br><br>인터뷰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임해나와 권예는 내년 2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는 1차 선발전(전국 남녀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총점 187점을 받았다. 피겨스케이팅 한국 대표는 이번 랭킹대회와 내년 1월 종합선수권 성적을 합산해 결정하는데, 두 선수는 국내 유일한 아이스댄스 팀으로 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 3월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에서 올림픽 국가별 출전권 1장을 따온 것도 두 사람이었다.<br><br>2019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팀을 결성한 임해나와 권예는 서로를 ‘가족 이상의 존재’라고 했다. 부모가 모두 한국 출신인 임해나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중국계 캐나다인이던 권예는 지난해 12월 법무부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귀화 이유는 단 하나, 올림픽 출전이었다. 세계선수권 등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대회에는 두 선수 중 한 명의 국적을 택해 나갈 수 있지만,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두 선수 국적이 같아야 한다.<br><br>권예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면서 “해나가 한국을 대표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고, 우리는 팀으로서 함께 움직여야 하기에 험난한 여정에 믿음을 갖고 뛰어들었다”고 했다. 1년 반이 걸린 귀화 절차에 대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에 대한 시험을 준비하고 (면접) 질문에 대비하는 모든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며 “막막했지만 많은 이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줬다”고 했다.<br><br>마침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순간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도감과 행복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중국식 원래 이름은 취안예(全晔), 영어식으로 예콴(Ye Quan)이었는데 새 한국 이름은 ‘권예’라고 지었다. 한국 국적 취득 후 가장 기뻤던 순간은 인천공항에서 처음 내국인 입국 줄에 섰던 때라고 했다. 요즘도 K팝을 들으며 한국어 공부를 한다.<br><br>임해나는 “권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훈련했다”며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기뻤다”고 했다.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임해나는 자신의 ‘DNA’에 한국이 깊이 박혀 있다고 했다. “2021년 처음 국제 대회 입상(주니어 그랑프리 동메달)을 했을 때 포디움에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벅찬 감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 강팀이 많지만 우리 팀만의 표현력을 발휘하면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며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도록 고난도 동작과 표정 연기 연습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br><br>임해나는 시종일관 반짝이는 눈으로 아이스댄스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반면, 권예는 답변 하나하나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두 선수의 MBTI(성격 테스트)는 각각 ENFP(임해나)와 ISFJ(권예)로, 감성을 중시하는 ‘F’를 공유할 뿐 나머지는 모두 다르다. 권예는 “2019년 파트너 제안을 위해 해나에게 정중하고 긴 이메일을 보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 좋아요! 우리 번호 교환해요!’라는 짧은 답장이 왔다”며 웃었다. “‘정말 자유로운 친구구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겠다’고 확신했죠.” 임해나는 “난 복잡한 생각이 없는 편이지만 권예는 모든 동작의 의미를 이해해야 넘어간다”며 “처음 1년은 많이 싸웠는데 이제는 나에게 없는 장점을 채워주는 파트너에게 고맙다”고 했다.<br><br>아이스댄스는 점프가 없는 대신, 한 팀을 이룬 두 선수의 호흡과 예술성이 중요하다. 팀워크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임해나는 “지금도 완벽하지만 내년 올림픽은 10점 만점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권예는 “해나와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br><br><b>한국 아이스댄스 역사 개척하는 임해나(21)·권예(24)</b><br><br><b>2019년 7월</b> 캐나다 몬트리올서 팀 결성<br><br><b>2022년 8월</b>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우승<br><br><b>2023년 3월</b> ISU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은메달<br><br><b>2024년 12월</b> 권예,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 취득<br><br><b>2025년 3월</b> ISU 세계선수권대회 18위, 국가별 올림픽 출전권 획득<br><br><b>2025년 11월</b> 국가대표 1차 선발전 1위(단독 출전)<br><br><b>2026년 2월</b>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출전 예정<br><br> 관련자료 이전 ‘돌부처’ 이창호, ‘스승’ 넘어 바둑 최다승 신기록 12-02 다음 [오늘의 경기] 2025년 12월 2일 12-0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