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중반의 나를 울린, 드라마 '김부장 이야기' 명장면 작성일 12-02 10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넷플릭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11화</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0Vgdrp5Tu8"> <p contents-hash="a8632ab524189cb1e3deb3140087384b8eda63043166236d7888f105cf1a5827" dmcf-pid="p6ALIz3Gz4" dmcf-ptype="general">[유정렬 기자]</p> <p contents-hash="ff8990b31b32acb1d4ea8e64beff23f3d308ab26a48402bbe5e79a10ea5135e1" dmcf-pid="UPcoCq0HFf" dmcf-ptype="general">2025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올해의 최고 드라마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이하 '김부장 이야기'>을 말한다. 단순히 최근에 본 작품이라서가 아니다. 특히 11화를 볼 때는 내가 마흔 중반의 남성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그대로 오열하고 말았다.</p> <p contents-hash="e983241174aee5787248aa1b7dc437b489261bcab601e75aa755993a1eaa02e4" dmcf-pid="uQkghBpXUV" dmcf-ptype="general">오히려 내가 중년이기에 더 깊이 와닿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 부장이 공황장애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게 되는 서사가 나오면서부터 몰입이 극대화됐다. 재작년 11월 말 퇴사 후 지금까지도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인 나. 더 이상 '김 부장'이 아닌 초라한 백수 김낙수의 모습에 감정이입이 안 될 수가 없었다.</p> <p contents-hash="0d15ea355ff03c832e6a005aea85bb183682b6fa9319f4791f16ce077504f07f" dmcf-pid="7xEalbUZU2" dmcf-ptype="general">해당 회차는 김낙수가 꿈속에서 '임원이 된 자신'을 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상무이사 자리에 거만하게 앉아 있는 김 부장과, 왼쪽 귀에 투박하게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은 대리기사 복장의 현재 김낙수. 김 부장은 김 기사를 조롱하며 몰아세운다.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불안한 표정을 짓는 낙수에게 결국 한 마디를 던진다.</p> <div contents-hash="d224d5ed9ae4b2a6753818776a4476b767d3c72b3d04f28597aeeaef5b6c6553" dmcf-pid="zMDNSKu509" dmcf-ptype="general"> "넌 절대 그런 식으로 행복해질 수가 없어."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3b80057cf133cf68f2d158e1e78ed7a1645b9e6b6594eb5ea126d172615227d9" dmcf-pid="qRwjv971u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2/ohmynews/20251202141501783qqjv.jpg" data-org-width="1280" dmcf-mid="QsFrXP2u7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2/ohmynews/20251202141501783qqj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낙수의 내면 속 김부장의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다.</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 '김부장' 11화 갈무리(JTBC)</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a5a1ac6855d6ca73e9ef257002632e3d978d3a84fd668061f38117a903b40bd" dmcf-pid="BerAT2zt7b" dmcf-ptype="general"> 그 말은 사실이었다. 낙수는 마지막 남은 서울 자가만큼은 지키고 싶어했다. 반면 아내 하진은 "집은 그저 건물일 뿐"이라며 정리하고 시원하게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고집을 꺾지 않는 낙수에게 하진은 답답한 기색으로 묻는다. "당신이 진짜 지키고 싶은 게 집이냐, 아니면 '대기업 김 부장'이라는 자존심이냐"라고. </div> <p contents-hash="300a2cccbd40b6249ec4ad9e3eae72a762c2101aac5b7723f0c015ae29e96271" dmcf-pid="bcWh3dPK7B" dmcf-ptype="general">말다툼 끝에 하진은 집으로 돌아가고, 낙수는 혼자 술을 마시다 취한 채 집을 향해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한강변을 지나며 과거의 장면이 하나둘 떠오르고, 낙수는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는다. 땀에 쫙 젖은 채 벤치에 쓰러져 숨을 몰아쉬던 그는 체념한 듯 중얼거린다.</p> <p contents-hash="9a4b5361df5f5ac4c67ef4e41a03008daefeba59b8049f72d9028e3e6ed665d7" dmcf-pid="KkYl0JQ9Fq" dmcf-ptype="general">"이제는 진짜 모르겠다…"</p> <p contents-hash="78beb99d9fec521539e3255f62480edfb70230d6926cc1a23d7c8980f28cb7d7" dmcf-pid="9EGSpix2Fz" dmcf-ptype="general">그때 누군가 말을 건다.</p> <p contents-hash="1a128424559952552ec4c5bdb17eccf3362662f184fb507670e8f798a2ffdafc" dmcf-pid="2DHvUnMVU7" dmcf-ptype="general">"모르긴 뭘 몰라? 이게 다 네가 선택한 결과인데."</p> <p contents-hash="b2b838e158e648b4378a29a17148cdb9f12529c548314fde3f489323e701b906" dmcf-pid="VwXTuLRfuu" dmcf-ptype="general">꿈속에서 봤던 그 김 부장이다. 또 다른 자아와의 대화가 다시 시작된다. 낙수는 아내가 자신에게 묻던 그 질문을 그대로 김 부장에게 던진다. "왜 그렇게 임원이 되고 싶었냐"라고. 김 부장은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지키고 싶었다"라고. 가족, 집, 자리... 모든 걸.</p> <p contents-hash="5a175281f31a1d44b9d294ed8dadc1ce7984995cdaff0f502ef3b28cc884f12b" dmcf-pid="frZy7oe47U" dmcf-ptype="general">낙수는 다시 묻는다. 정말 그게 다냐고. 단 한 번만이라도 솔직해지라고. 그러자 김 부장은 비로소 말한다.</p> <p contents-hash="fc2de8dbd2472b9854fd4d285b66bc0d9e33b712da80fe8476e2209d67565547" dmcf-pid="4m5Wzgd8pp" dmcf-ptype="general">"하진이가 말한 대로야.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어."</p> <p contents-hash="88e209134712f69493414719832d179279df1a051fa3c5ea581033a0dbe0005d" dmcf-pid="8s1YqaJ630" dmcf-ptype="general">그 뒤로 두 사람의 대화는 정말 솔직하게 이어진다. "앞만 보고 달렸을 뿐인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는 말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김낙수와 김 부장은 함께 울며 화해한다.</p> <div contents-hash="be3031eb89cb9741797fb1186fcec6a6c256e04618228f4e1f6f15637985bfdf" dmcf-pid="6OtGBNiP03" dmcf-ptype="general"> 그리고 서로에게 "수고했다"라고 말하며 작별한다. 정확히 이 장면에서 내 눈물샘이 터졌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김부장 이야기>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이라 생각한다. 겉으로는 퇴사했지만, 낙수는 여전히 '대기업 부장'이라는 미련에 묶여 있었다. 대리기사 일을 하든 세차를 하든, 그는 그 미련을 붙잡고 꾸역꾸역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f412a75e6a50356d78f814a5ff00b718909ea7ee64ea9c46d98cf33f5a3065f" dmcf-pid="PDHvUnMVu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2/ohmynews/20251202141503056qpcp.jpg" data-org-width="1280" dmcf-mid="yBZy7oe4z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2/ohmynews/20251202141503056qpcp.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행복을 빌어주며 김낙수와 김부장은 서로를 떠나보낸다.</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 '김부장' 11화 갈무리(JTBC)</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edbf6391e02bdac826b88bef926380806568be92886a992f9ec2927cae1ee72" dmcf-pid="QwXTuLRf7t" dmcf-ptype="general"> 낙수가 김 부장에게 "고맙다"라고 말하며 떠나보내는 순간, 그는 비로소 진짜 퇴사를 해낸 것이다. '대기업 김 부장'이라는 자아를 놓아주자 서울 자가에 대한 집착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집을 처분하고 월세로 이사한 낙수는 드디어 인생 2막을 시작한다. </div> <p contents-hash="52934daae16b80bb4a9ae941fc854361906b8110d7254a128fb14b44321e030f" dmcf-pid="xrZy7oe4F1" dmcf-ptype="general">드라마적 연출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자아와의 대화'는 실제 상담치료 기법 중 하나다. '내면가족체계치료(IFS)'라고 부르는데, 사람의 내면에 여러 파트가 존재하며 각각이 모두 '나'라고 보는 방식이다.</p> <p contents-hash="ffc4419bb67bc993877746daf65408aeba663839bdf5d6463173de4cfdb2fc0b" dmcf-pid="ybixktGh05" dmcf-ptype="general">내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치료를 받을 때도 이 방법을 사용했다. 상담 선생님의 안내로 '우울한 나', '버려진 나'를 만나게 되었고, 중요한 건 그 어느 파트도 잘못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드라마 속에서 김낙수와 김 부장이 서로를 안아주듯, 나 역시 내 두 파트를 그대로 받아들였다.</p> <p contents-hash="e1a30b96c363959ce2b525f4a15a56da498b6a509b2786cdb131f7c4d333de06" dmcf-pid="WKnMEFHl0Z" dmcf-ptype="general">그런 의미에서 김 부장도 잘못이 없다. 자존심 때문에 자리와 집을 붙잡고 싶어 했을지라도, 그 자존심은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낙수를 버티게 해 준 생존 전략이기도 했다. 그의 '강한 자아'가 존재했기에 다른 파트들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다.</p> <p contents-hash="1fd7a3a29bb40aee11cec465c6c4a60779b3c073fc8d05d054ef9f4a0a5f30c9" dmcf-pid="Y9LRD3XS3X" dmcf-ptype="general">이렇듯 11화는 한 사람의 심리치유 과정을 놀라울 만큼 생생하게 보여준다. 자아 찾기와 자기 돌봄을 담은 치유의 드라마 <김부장 이야기>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명작이다. 한 5년쯤 지나 내가 50대가 되었을 때, 다시 꺼내 정주행 하고 싶은 그런 인생 드라마다.</p> <p contents-hash="3337acfb36d495d1e305191e9c42dc53d6f5a00698eca0e473ff1f727022c81f" dmcf-pid="G2oew0ZvuH" dmcf-ptype="general">번아웃, 공황장애, 우울증 등은 더 이상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 작품은 지금 한국 사회의 중년 정신건강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한다.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통과해 온 40~50대 중년들은 여전히 '가장의 책임'이라는 압박과 자기 존재감 사이에서 흔들린다.</p> <p contents-hash="d9871a92908396bca6a0415da3559ac6c70cc43618181b0a4440822a4f13595d" dmcf-pid="HVgdrp5TpG" dmcf-ptype="general">김 부장 아니 김낙수는 말한다. 행복은 거창한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소외된 파트를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든 '김낙수'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p> <p contents-hash="5223d06092620cadd9b9d29b286f020f8d06f2134ec799188f18788dd1357f11" dmcf-pid="XfaJmU1ypY"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브런치, SNS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딸과 미국行' 김윤지, 완전 정착하나…'할리우드 활동' 본격 시동 [RE:뷰] 12-02 다음 싱글맘 오윤아, 새출발했다 12-0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