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세상을 보는 소년, 수학으로는 풀 수 없는 '관계의 방정식' 작성일 12-05 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수학영재 형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YcuYuSsA7o"> <p contents-hash="961272f939f5f4bcb5e3dcdefcbcf06676a975ed748d46558f664d0b1efe6c3c" dmcf-pid="Gk7G7vOcFL" dmcf-ptype="general">[김형욱 기자]</p> <p contents-hash="b6b244e4381ced4b3080225b89824552de357c44930435f51c6bfb16522d2d1d" dmcf-pid="Hl8U8tGh7n" dmcf-ptype="general">16살 형주는 어디서든 스케이트보드에 자연스레 몸을 싣는, 그야말로 보드 위에서 사는 소년이다. 하지만 그의 진짜 세계는 공중에서 그리는 곡선이 아니라 숫자와 공식이 쌓아올린 구조물 속에 있다. 그는 '온 우주는 수학으로 설명된다'라고 믿는다. 교과서 속 문제 풀이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관계·감정·운명까지도 함수처럼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수학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형주의 고백에는, 이미 어른처럼 단단해진 단면이 엿보인다.</p> <div contents-hash="ba7fde2bad7d2c88863dba5bcffa534ed7d63051f27cb43388264d363a41a8ba" dmcf-pid="XS6u6FHlFi" dmcf-ptype="general"> 그 단단함은 갑작스러운 비극 앞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엄마가 유전병인 다낭성 신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 형주는 차분하게, 그러나 너무도 빠르게 확률을 계산한다. 자신에게도 50%의 확률로 병이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닮았다고 느껴본 적 없는 아빠를 향해 의심의 시선을 보낸다. 결국 그는 친자 검사를 통해 '0.1%도 안 되는 확률'의 결과를 마주하고, 신장 공여를 받을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81897dbfc0c26061057f9b625413d2fb74036a391e2cbf0b1a0b000e004515c" dmcf-pid="ZvP7P3XSz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27885dlff.jpg" data-org-width="1280" dmcf-mid="Q2wWUlmj0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27885dlf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수학영재 형주>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f548486aa5d00a6351f542fc650334544f3629539e20b88397f05ed05bc94eb" dmcf-pid="5TQzQ0Zvpd" dmcf-ptype="general"> 이토록 이성적이고, 이토록 비감정적인 16살. 그는 왜 엄마의 장례식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못했을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감정의 회로를 차단해버린 걸까? 영화는 그 질문을 정답 없이 던지며 관객을 형주의 내면으로 천천히 이끈다. </div> <p contents-hash="0bd37c43e5b00d34967ced48cfd8972219cca9afceb8499bc262e0175b2e466d" dmcf-pid="1yxqxp5Tpe" dmcf-ptype="general"><strong>스케이트보드와 수학이 만든 마음의 갑옷</strong></p> <p contents-hash="b0a4962fcb2e5da3204ee1939ab4a019b86b20e3a3b592806b6f4433cb9d1088" dmcf-pid="tWMBMU1y3R" dmcf-ptype="general">형주는 여느 흔한 10대처럼 보인다. 밤톨 머리에 손찌검도 서슴지 않는 터프함, 다소 엇나간 듯한 태도까지. 하지만 내면은 또렷하게 정리된 상태다. 엄마 없이 남겨졌고, 아빠라고 부르기 싫은 '민규씨'와 함께 살고 있다. 그에게 스케이트보드는 유일한 해방이고, 수학은 유일한 논리다.</p> <div contents-hash="de17112496f4a6d1c686fd80c22e62f08057c178eee802632c76152fccf2116a" dmcf-pid="FYRbRutWzM" dmcf-ptype="general"> 그는 엄마의 죽음 앞에서 울지 않았다. 대신 수학적으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계산했다. 자신에게 병이 이어질 확률, 생존을 위한 선택지, 그리고 친부를 찾아야 하는 이유까지. 감정을 지우고 계산만 남기려는 이 소년의 모습은, 공감보다 묘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cfef648fe7d2c0dd4725f6e15e176093749a0ab64ed1a606e0b876852e6273f" dmcf-pid="3a3v3IDgzx"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29176yxeb.jpg" data-org-width="1280" dmcf-mid="xW5bRutW7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29176yxeb.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수학영재 형주>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05879b1d7da36bc415208fec181bb89c01ff5411709d96eceb33d276b14ca7f4" dmcf-pid="0N0T0CwaFQ" dmcf-ptype="general"> 영화는 형주를 특별한 천재로 다루지 않는다. 그가 세상을 압도하는 업적을 세울 인물이라는 식의 과장도 없다. 오히려, 이성으로 감정을 대체함으로써 '애어른'이 되어버린 16살의 마음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그래서 그의 말투, 행동, 심리 하나하나가 때로는 웃음을 주고 때로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div> <p contents-hash="954e71d3a4314629a2087793a76910cc037c76a8884bc0d132034b0ecdadccbb" dmcf-pid="pjpyphrN0P" dmcf-ptype="general"><strong>엇갈린 혈연이 만들어낸 따뜻한 미지수</strong></p> <p contents-hash="1457284c0d281fe461970333f89b9a2a82de9976f9ce0b26292491b8c2bfa782" dmcf-pid="UAUWUlmj76" dmcf-ptype="general">형주의 여정에 가장 큰 축을 이루는 것은 아빠 '민규씨'와 잠재적 친부 후보 3명이다. 엄마의 옛 일기장을 단서 삼아 밴드의 1호 팬, 동네 오빠, 밴드 멤버를 찾아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놀라운 장면이 펼쳐진다. 다짜고짜 찾아온 아이가 "친부 검사하니 머리카락 좀 주실 수 있나요?"라고 묻는데, 그 누구도 형주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받아들이고, 자신이 걸어온 삶의 방식으로 조언을 건넨다.</p> <div contents-hash="ab4655fc0cab743d5e9fea6e3d8d1651daf68d6da6d4a3d394bc9af940c07aa1" dmcf-pid="ucuYuSsA08" dmcf-ptype="general"> 그들의 태도는 '혈연'이라는 단단한 선을 희미하게 만든다. 오히려 '어른은 아이에게 어떤 마음을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놓는다. 각각의 후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형주를 품고, 그 과정에서 형주는 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의 온기를 조금씩 이해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3848a3452f8c707a198e3f706036d5f0a6a67f9dad106e3d75ed8c9c89fcb913" dmcf-pid="7k7G7vOcp4"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30511fotx.jpg" data-org-width="1280" dmcf-mid="yz5C5rAi0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30511fotx.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수학영재 형주>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14bbae88e0987b8fed013449c86eeb76bba0168665d69de16fb2c9ee7e2f907" dmcf-pid="zEzHzTIk3f" dmcf-ptype="general"> 이 여정에서 가장 빛나는 관계는 형주와 민규씨의 조합이다. 닮은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둘. 철저한 이성형 소년과 감성으로 살아가는 거친 어른. 하지만 묘하게도 둘은 서로에게 필요하다. 민규씨는 형주에게 '계산할 수 없는 삶'의 일부를 가르치고, 형주는 민규씨에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이라는 감정을 되돌려준다. 문과와 이과의 조화처럼, 전혀 맞지 않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맞춰가는 모습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div> <p contents-hash="8fd82542aa35eb5f6f232115001612d4b013fe03db88c996a83bb1359f97eb76" dmcf-pid="qs9t9Hvm7V" dmcf-ptype="general"><strong>작지만 깊은 파동을 남기다</strong></p> <p contents-hash="a24fa60a1ccd3f687c6325df6630d0c800f816bc575c4f065ad2ae08e28c6405" dmcf-pid="BO2F2XTsu2" dmcf-ptype="general"><수학영재 형주>는 최창환 감독의 꾸준함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작품이다. 그가 그간 독립영화계에서 보여온 진득한 인물 탐구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흥행 성적은 여느 때처럼 화려하지 않을지 몰라도, 영화는 보고 난 뒤 오래 마음에 남는 잔향을 가진다.</p> <div contents-hash="385828a09d807c30d90cb04cfb6306cfddcec2b8b7adb6b19fa0902adbaa3a26" dmcf-pid="bIV3VZyOF9" dmcf-ptype="general"> '수학'이라는 소재, '유전병'이라는 무거운 설정, '혈연'이라는 민감한 질문. 여기에 사춘기 소년의 '성장'까지 겹쳐 자칫 산만할 수 있지만, 최창환 감독은 '한 소년의 논리와 감정이 충돌하는 과정'이라는 단일한 축으로 정교하게 묶어낸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60f4f77f58085519fd294a8e93ce6ee3d9a69a8355c67a69b5e011bcab2ac44" dmcf-pid="KCf0f5WIu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31837xyjl.jpg" data-org-width="894" dmcf-mid="WDxqxp5T3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5/ohmynews/20251205155231837xyj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수학영재 형주>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506ae9b76d867c75df51c8128ec6a64fd8c5aa9afacb4a3051b78ae90eb8a02c" dmcf-pid="9h4p41YC0b" dmcf-ptype="general"> 이 영화는 크게 울리지도, 크게 웃기지도 않는다. 대신 잔잔한 파문처럼 관객의 마음에 착 가라앉아, 오래도록 남는 감정을 만들어낸다. 형주가 길 위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바람을 가르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 바람 속에서 비로소 감정의 회로가 조금씩 열리고 있음을 느낀다. </div> <p contents-hash="b3d9c71e094f4fe5a63f67158e69a13151113f1ac0c6ec9fc4f4bc21e8b26452" dmcf-pid="2l8U8tGhuB" dmcf-ptype="general"><strong>수학으로는 풀 수 없는 '관계의 방정식'</strong></p> <p contents-hash="8a8a43f17d755f96d197d11f4b8621bdc175beb32502c59987f9d349810dba65" dmcf-pid="VS6u6FHlFq" dmcf-ptype="general"><수학영재 형주>는 천재 소년의 화려한 업적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대신 한 소년이 세계와 마주하는 방식을 묻는다. 논리로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까? 확률로 마음을 설명할 수 있을까? 형주는 그렇게 세상을 계산하려 하고, 영화는 그런 시도를 부드럽게 흔든다.</p> <p contents-hash="269a6f13af50b1d389c8c87e9b1ff2975942dc98a14b7724538c102036fde3cd" dmcf-pid="fh4p41YCFz" dmcf-ptype="general">친부를 찾아가는 여정은 결국 '혈연'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 여정 속에서 누군가를 받아들이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주는 법을 배워간다. 그 따뜻하고도 미묘한 변화가 영화의 가장 큰 감동이다.</p> <p contents-hash="d07ffa38e201f39bb20bf0c1d48fcd601b4b532d97a5d1576b46c72415a32718" dmcf-pid="4l8U8tGhu7" dmcf-ptype="general"><수학영재 형주>는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독립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케이트보드 위의 바람, 계산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 그리고 16살 형주가 세운 삶의 새로운 방정식을 직접 확인해보길 추천한다.</p> <p contents-hash="ef1c209cacc09b9478ad33f3b2c143629718094caadc6cb5fbc5b8482fbf0d36" dmcf-pid="8S6u6FHlUu"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스트레이키즈, 오늘도 잘생김 풀장착(출국)[뉴스엔TV] 12-05 다음 적수 없는 '주토피아 2', 속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12-0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