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삶, 봄날 아닌 날 없어"... '윷놀이'가 보여준 삶의 의미 작성일 12-07 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인터뷰] 연극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이철희 연출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9xu7B0ZvFJ"> <p contents-hash="e0ef93468bf39eb1c97b64f3962af418679d3ee6c32eb68da937cfac837747e2" dmcf-pid="2M7zbp5Tzd" dmcf-ptype="general">[이규승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32fc518077f03bdfc80d704800a2b57b2315e1c4a8d8ff2746cc170dc8e0f3f" dmcf-pid="VRzqKU1y7e"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7/ohmynews/20251207145740373ymzc.jpg" data-org-width="966" dmcf-mid="BNonge6bz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7/ohmynews/20251207145740373ymzc.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윶놀이 공연사진</td> </tr> <tr> <td align="left">ⓒ 한국문화예술위원회</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83cc35ca1bfb613761433f83191160264d38501827c9da9546e74ad718c3e6ec" dmcf-pid="feqB9utW3R" dmcf-ptype="general"> 3월의 어느 오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안은 이상하게도 '잔치' 대신 '사색'의 공기로 가득했다. 제목만 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윷판의 신명나는 소란스러움을 대신하여 무대 위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앙상한 언덕과 묵묵히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전부였다. 관객은 충청도 사투리로 느릿느릿 오가는 말들에 웃다가도, 어느 순간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div> <p contents-hash="025a04cc53054cf34ee9d26ef3c74e968cf6f812450f55ef66fb5b790d5ea6fb" dmcf-pid="4dBb27FYpM" dmcf-ptype="general">연극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아래 〈그, 윷놀이〉)가 지난 2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발표한 제1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작을 수상했다. 이 인터뷰는 수상 발표 직후인 3일, 이철희 연출가와 서면으로 진행했다. 한 해 수많은 작품이 무대에 올랐지만, 그 가운데 삶과 죽음, 기다림과 놀이를 동시에 건드린 이 연극이 결국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무엇보다도 40년 넘게 한 번도 공연되지 않았던 고 윤조병 작가의 희곡 〈윷놀이〉를 오늘의 무대 위로 불러냈다는 점에서, 이 상은 그에게 더욱 각별해 보인인다.</p> <p contents-hash="9c86bf4e7d0f47ee6957767ba7458f9551829a3b8413e988b0a6e5ee58b30434" dmcf-pid="8JbKVz3Gzx" dmcf-ptype="general"><span>"감격스러웠습니다. 한 해에 수많은 연극이 공연되는데 그중에서 우리의 연극이 선택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었어요. 게다가 원작 〈윷놀이〉는 선생님께서 집필하신 뒤 40여 년간 한 번도 공연되지 않았던 작품이잖아요. 그 점이 무엇보다 마음을 크게 울렸습니다."</span></p> <p contents-hash="b814b8c1aa22325830072e9808158ce6831f4b68d3d5eaf608a2d7b54ca6c524" dmcf-pid="6singe6bUQ" dmcf-ptype="general">코너스톤 팀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기뻐했지만, 공연 속 인물들처럼 떠들썩하게 환호하기보다는 서로를 조용히 격려하고 축하했다고 전했다.</p> <p contents-hash="e8d6818117eb96f9ddf25306d47cbde58ccf2d437aa181d8a90279216996a704" dmcf-pid="POnLadPKpP" dmcf-ptype="general"><span>"삶에 대한 성찰을 다루는 작품이어서였을까요. 각자가 이번 수상의 의미를 자기 안에서 차분히 간직하려는 것 같았어요."</span></p> <div contents-hash="07b79c1ca0038709f4a9e2a9e8553194556049e3c35f8b6ac987e7656dd345f0" dmcf-pid="QILoNJQ976" dmcf-ptype="general"> <strong>"인생은 한 판 윷놀이"… 삶과 죽음을 끼워 넣다</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afeddef9efa7128f68f01b882c5bd2e124946fb709d14f4ca219b5e77e36469" dmcf-pid="xCogjix208"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7/ohmynews/20251207145741639bchy.jpg" data-org-width="1280" dmcf-mid="bsGWHSsAF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7/ohmynews/20251207145741639bch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이철희 연출가</td> </tr> <tr> <td align="left">ⓒ 코너스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fc8b0dfba1493e6e168558428b0eec6a21f75111990aa87d1925e94ab080ddf" dmcf-pid="yftFpZyO04" dmcf-ptype="general"> 이철희 연출이 처음 〈윷놀이〉 대본을 읽었을 때, 솔직한 반응은 '당혹감'에 가까웠다고 고백했다다. </div> <p contents-hash="5f2c3f96fe7d1dbc1b16e5e0482f84639878d592ae576ba100ad0a7c5a2781e6" dmcf-pid="W4F3U5WI0f" dmcf-ptype="general"><span>"처음 원작을 읽었을 때를 잊지 못합니다. 고 윤조병 선생님은 왜 이런 작품을 쓰셨을까,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이 희곡은 도대체 관객에게 무엇을 건네고 있는가. 정말 모호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윷놀이 자체가 어쩌면 인생의 은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span></p> <p contents-hash="6affae6e6dff2ac8a6d1aec3c674a4805e4bb766f31541cc74f54e38cf598c0b" dmcf-pid="Y830u1YC7V" dmcf-ptype="general">그 한 줄짜리 깨달음이 이번 작업의 기획 축이 됐다. 그는 윷판 위에서 말을 옮기는 과정을 '인생의 여정'에 빗대어 다시 대본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원작이 남겨둔 널찍한 여백 속에 자신의 시선을 조심스레 끼워 넣었다.</p> <p contents-hash="2fa6cdebca53eb2d2b11cda6e2f81bd84e372f2695291efb2b187e5e435865dd" dmcf-pid="G60p7tGh32" dmcf-ptype="general"><span>"윷놀이의 과정을 인생에 빗댄 시각으로 원작을 다시 보니까, 작품 여기저기에 숨어 있던 삶과 죽음의 그림자가 더 또렷하게 보였어요. 그 지점에 제 생각을 끼워 넣고, 각 인물이 갖는 감정의 파동을 하나하나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윷)놀이를 하며 이들이 삶 속의 통증을 견디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닮아 있더군요."</span></p> <p contents-hash="a9c1c518c41f9393c7f9a80347b64ca9ac803b4a5f5019214a6f47cb4af7bbaf" dmcf-pid="HPpUzFHlu9" dmcf-ptype="general">연습실에서 배우들과 이 생각을 나누면서, 작품은 조금씩 단단해졌다. 누군가는 자기 삶의 상처를 꺼내 놓고, 누군가는 지금 이렇게 연극을 하며 살고 있는 내 삶을 되돌아봤다.</p> <p contents-hash="b624cd8972c361a94a549f3a874a25c158cec2c8c27253a49ebbcc036a3d9795" dmcf-pid="XQUuq3XSFK" dmcf-ptype="general"><span>"탈고를 마치고 난 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삶은 결국 죽음 곁에 잠시 머무르는 것'이라는 것을요. 삶의 유한성을 직시하는 일은 결국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질문을 배우들과 공유하면서, 연습 시간이 모두에게 자기 삶과 연극을 진지하게 사유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span></p> <p contents-hash="27dcee2f93fc453613a3ead34a3489eae7f9503bfd487bf3adf8cec888d869a2" dmcf-pid="Z3hlTOEo3b" dmcf-ptype="general"><strong>빠른 시대에 대한 '느린 저항'… 배우의 호흡으로 관객을 붙잡다</strong></p> <p contents-hash="8b737340d0cfd536805dcc33587c1879a769a79392a91d675c7167ca965a72fe" dmcf-pid="50lSyIDg0B" dmcf-ptype="general">〈그, 윷놀이〉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에 아날로그 무대의 가치로 승부를 걸었다"라거나, "느림의 미학을 통해 연극의 가치를 일깨웠다"고 평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철희 연출에게 '느림'은 단지 연출 스타일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향한 작은 저항이자 태도에 가깝지 않은가.</p> <p contents-hash="e6c6be0fc304733d1c7a175b0b929ae4e9586be28653ee4c518458f95e5943f4" dmcf-pid="1pSvWCwa0q" dmcf-ptype="general"><span>"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주도적인 삶을 살기가 참 힘들다고 느낍니다. 편리함을 위해 빠르게 변하는 환경을 쫓아가기도 벅차죠. 이럴 때 연극은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제 연극의 중심 질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되고, 그것이 곧 이 시대에 대한 나름의 저항이 된다고 생각해요."</span></p> <p contents-hash="566b636566efa188bf95e408c62976a6a6902affc3aed9a3cb50d1e758626d6a" dmcf-pid="tUvTYhrNuz" dmcf-ptype="general">그가 선택한 방식이 바로 '극단적 느림'이다. 빠른 편집과 눈을 사로잡는 자극에 익숙해진 관객의 호흡을, 배우의 호흡으로 붙잡아 두는 일. 그 틈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자기 삶을 사유하게 만드는 시간이다.</p> <p contents-hash="058cc286023fb077629cb142742f97a8660e91cf9b99f199938526579d01b7b0" dmcf-pid="FuTyGlmjz7" dmcf-ptype="general"><span>"결국 '느림'이라는 건 이 시대에서 잃어버린 조각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충청도라는 배경 외의 요소를 최대한 걷어내고, '배우의 호흡' 하나만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배우가 숨을 고르고, 말을 고르고, 몸을 움직이는 그 느린 호흡 속에서 관객의 생각이 따라가길 바랐습니다."</span></p> <p contents-hash="daed64eca1e5b4a687f4c68f264be0516f4714ef32a101126a5a7e2a7944bd31" dmcf-pid="37yWHSsAuu" dmcf-ptype="general">여기에 그는 '제4의 벽'을 허무는 방식을 더했다. 관객이 무대 바깥에서 공연을 '구경하는 것'을 넘어, 어느새 극 속 시간 안에 함께 머물러 있게 만드는 것을.</p> <p contents-hash="dfb40d8b4431bd2e0b70deb717144cda099e9f427fdba35a6f5251ce6eb98bca" dmcf-pid="0zWYXvOcpU" dmcf-ptype="general"><span>"저는 단지 '인생은 한판의 윷놀이다'라는 식의 문장 하나로는 이 작품을 다 담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극단적 느림의 형식을 통해 관객을 극 속 시간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게 하는 환유의 시간으로 돌리고 싶었습니다. 이건 육체적 감각이 아니라 정서적 감각의 영역이죠. 그게 이 연극만이 갖는 독특한 체험 요소라고 믿고 있습니다."</span></p> <p contents-hash="5b8ea544789c7f18f08792051d480eaacbf66dc76bc77713febf7b98688d5d1c" dmcf-pid="pqYGZTIkUp" dmcf-ptype="general"><strong>"충청도 사투리는 셰익스피어 언어와 견줄 만하다"</strong></p> <p contents-hash="eca4f86de586dae798cc0b3fcc63b68866ffb552c47ce52b4e1036d66af6dd09" dmcf-pid="UBGH5yCEz0" dmcf-ptype="general">〈그, 윷놀이〉의 또 다른 매력은 '충청도식 화법'이다. 공연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그 특유의 장황함과 생략, 돌려 말하기가 만들어내는 웃음과 여운을 기억할 것이다. 이철희 연출은 여기에도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p> <p contents-hash="5b3fd5bc2bec897ddd7a649f5534723585eaa15435354b0f379819372d84f321" dmcf-pid="ubHX1WhDu3" dmcf-ptype="general"><span>"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충청도 사투리는 셰익스피어의 언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웃음) 생략, 비유, 장황함, 간결함, 돌려 말하기… 하나로 정의 내리기 힘든 복합적인 언어의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밥 먹었어?'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잖아요. 이게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참…."</span></p> <p contents-hash="690e02d361873cb722f862ebca70181f8d2ef9f50852f3571732f19ad4c54317" dmcf-pid="760p7tGhpF" dmcf-ptype="general">고향이 충청권인 그는 이런 언어의 결을 몸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작품을 쓸 때부터 대사와 리듬에 이미 사투리의 운율을 새겨 넣는다. 리허설에서 배우들에게도 "억지로 사투리를 흉내 내려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p> <p contents-hash="a9a2bef0a198416917d8f5479ae78e4d1a5961d514a3f5a456b94280ab379a47" dmcf-pid="zPpUzFHl3t" dmcf-ptype="general"><span>"배우들에게 늘 말합니다. '사투리 하려고 애쓰지 마시고, 그냥 평평하게 잘 읽어만 주세요.' 이미 대사 안에 사투리 운율과 리듬이 배어 있기 때문에, 애써서 꺾으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거든요."</span></p> <p contents-hash="76af1c2488fa29b610ea66dc6500cf4539102178dc5db4bcf0ec21a79d189ce7" dmcf-pid="qQUuq3XS31" dmcf-ptype="general">그렇게 길어 올린 말맛은, 어느 순간 관객의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린다. 이 연극의 변곡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장면이 바로 석구의 아내 연희가 아이를 잃은 사연을 고백하는 독백이다.</p> <p contents-hash="b4653b4bca9963cbd1d7077bb2d6a1bbceb4a8f721e33c4f4570b1462089f7fe" dmcf-pid="Bxu7B0Zvz5" dmcf-ptype="general"><span>"연희가 아이를 잃은 사연을 고백하는 장면은 이 연극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입니다. 겉으로 보면 굉장히 정적인 장면인데, 밀도가 무척 높아요.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이 '연희의 이야기를 듣는다'를 넘어서, 그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희를 연기하는 배우와 관객, 그리고 극장이라는 공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통째로 연희의 내면이 되어버린 것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저에게도 가장 잊히지 않는 장면입니다."</span></p> <div contents-hash="2892b6e5e1fb623e261dde11e3869b70ed9e7d8de1cdf27ca3578b531784adbc" dmcf-pid="bM7zbp5TUZ" dmcf-ptype="general"> <strong>"연극은 묻습니다. 넌 지금, 어떻게 살고 있니?"</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6efdbaecebccde5ca0b3d89ef6be84aecdbf2b39972732456644fa7591e5e3b" dmcf-pid="KRzqKU1yuX"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7/ohmynews/20251207145742971hthn.jpg" data-org-width="1179" dmcf-mid="KXaNcLRfF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7/ohmynews/20251207145742971hthn.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이철희 연출가</td> </tr> <tr> <td align="left">ⓒ 코너스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7ab96cca8a87fb633587b92d8c551969ed3f0d6a05a26292b27e7918acc34a4" dmcf-pid="9eqB9utWzH" dmcf-ptype="general"> 〈그, 윷놀이〉가 품고 있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러나 동시에 너무 커서, 우리는 일상 속에서 쉽게 잊고 사는 질문들이다. </div> <p contents-hash="211eb08b409a8a489b3319581a947e11a14ee2dd0df6740aaf905e94700fdf29" dmcf-pid="2dBb27FYFG" dmcf-ptype="general"><span>"연극은 질문합니다. 넌 어떻게 살고 있어? 사는 건 무엇인 것 같아? 지금 어디로 가고 있어? 너는 누구야? 우린 결국 죽는데… 이 연극은 빠르게 발전하느라 주체성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 대한 일종의 의심입니다. 이 질문은 원초적인 거죠. 그런데 우리는 이 원초적인 것을 잊고 살아요."</span></p> <p contents-hash="433570d62360f144d936f51df5593401762f55b4b376943ed0a3d132d22f76c1" dmcf-pid="VJbKVz3G0Y" dmcf-ptype="general">그는 '통증'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꺼냈다. 연령, 성별, 지역을 막론하고,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어떤 통증을 안고 살아간다. 이 연극은 그 통증을 삶 전체의 맥락 속에 놓고 다시 바라보게 한다.</p> <p contents-hash="9fe9aa910af1ee3f34c4272278b45df94699862c4d96f35d1c4b0a4c303de89c" dmcf-pid="fiK9fq0HuW" dmcf-ptype="general"><span>"연령, 성별, 인종을 넘어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 속에서 통증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연극의 마지막 장면처럼, 결국 우리 모두는 다 죽게 되죠. 그 사실을 직시할 때, 비로소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이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저는 그 질문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span></p> <p contents-hash="b22a5e6fa35595aac9570ad5ef23dce26c6061f56fe4a5e98348e2e59d817974" dmcf-pid="4n924BpXuy" dmcf-ptype="general"><strong>나아갈 길,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표지판'</strong></p> <p contents-hash="79d80ad91b097beb5aa838aeb3f70566fa99b6840de7f12fb7286a7d7c8ef291" dmcf-pid="8a48Q2zt0T" dmcf-ptype="general">이번 수상은 극단 코너스톤에게도, 연출가 개인에게도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그러나 그는 '상을 받았으니 이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쉽게 단정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p> <p contents-hash="db01be4b6c1ac5101dd2fd713458ecfde0b3aae000b7878cbc568a59acb30ed3" dmcf-pid="6N86xVqFuv" dmcf-ptype="general"><span>"예술가는 시류에 따르기보다, 예술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은 그런 생각에 확신을 더해준 계기였어요. 그건 제가 연극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의 연극을 실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말해 아직도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 사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놓지 않고, 코너스톤만의 시선으로 코너스톤만의 연극을 만드는 것, 그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표라고 생각합니다."</span></p> <p contents-hash="66814cc939934f3e2ad9786ef5af2131c10fd77bcc6d1557a2098a4ff9207712" dmcf-pid="Pj6PMfB3zS" dmcf-ptype="general">개인적으로 이번 상은 연출가 이철희에게 어떤 의미일까. 잠시 생각을 고른 뒤, 그는 이렇게 적어 보냈다.</p> <p contents-hash="c004c2e7cdb9a503b1e8e1ed0c43c3117879b60e7b9626f31f76a681d3164349" dmcf-pid="QAPQR4b00l" dmcf-ptype="general"><span>"이번 수상은 저를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삶과 인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요.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 상은 한 인간으로서 더 성숙해지기 위한 표지판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span></p> <p contents-hash="b85eb6f9f77e4c74a601efa69ad19909b6f3858b89b5f37c0232a3afd6d9c9f6" dmcf-pid="xcQxe8Kp3h" dmcf-ptype="general">그는 "몇 년 전, 성경을 모티브로 썼던 작품을 다시 해 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p> <p contents-hash="d768aeccf6faff9c30bf9fd7c221dc316c65917c196f1b9a59f00c5417f368d7" dmcf-pid="yuTyGlmjuC" dmcf-ptype="general"><span>"예전에 성경을 모티브로 쓰고 연출했던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을 지금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인간의 속성을 낱낱이 드러내는 작품이라, 지금 이 시점의 제가 그 작품을 어떻게 바라볼지, 그게 저 자신에게도 무척 궁금합니다."</span></p> <p contents-hash="8496ad0e0ce34e8ae622e444d8dbea85f33990f59b4d2b0fe556960c6b0c5b62" dmcf-pid="W7yWHSsAzI" dmcf-ptype="general"><strong>"봄이 아닌 날은 없으니, 일상을 귀히 여기시길"</strong></p> <p contents-hash="2bc982f4292e0849cbec84de0eaf0ad6d42c488fa3ff9f799cd4a5111476745b" dmcf-pid="YzWYXvOcUO" dmcf-ptype="general">마지막으로, 3월 대학로 공연을 이미 본 관객과 앞으로 다시 만나게 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공연의 마지막 이미지 하나를 꺼내 놓았다.</p> <p contents-hash="0921bbd54433619b6b7701d5c27ab0b5fdd15e26013944c66bbb49b56ff85201" dmcf-pid="GqYGZTIkUs" dmcf-ptype="general"><span>"작품의 마지막에 윷을 놀던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조명은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씨를 비춥니다.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 봄이 아닌 날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좋은 친구 많이 사귀시고, 각자의 일상을 귀하게 여기시길 바랍니다."</span></p> <p contents-hash="5faab94a42b4d02097da3e3d79c65063b0c6eef5e535f0f0016978b2ec41ad8c" dmcf-pid="HBGH5yCEzm" dmcf-ptype="general">그리고는 한 줄을 또렷하게 덧붙였다. 삶은 죽음 곁에 잠시 머무르는 것이라고.</p> <p contents-hash="460bed34890395700aed2d3c795132efe2a7199e1e07e586ef822335297d6f20" dmcf-pid="Xxu7B0Zv3r" dmcf-ptype="general">요란한 메시지 대신, 오래 묵혀 둔 문장이 조용히 객석 쪽으로 흘러온다. 한 판의 윷놀이가 끝난 자리, 우리는 여전히 각자의 말판 위를 걷고 있다. 도냐, 개냐, 걸이냐, 윷이냐, 모냐를 두고 일희일비하면서도, 어쩌면 그 모든 수가 결국 같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채로.<br>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극은 말한다. 오늘도 윷가락을 한 번 던져 보자고.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를,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 다시 시작해 보자고.</p> <p contents-hash="59e4d7e0f56f5e50ab3b0c163e6789717190bcc0d75277ec7834d7790a4e2a41" dmcf-pid="ZM7zbp5TUw"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연극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는 故 윤조병 작가의 ‘윷놀이’를 이철희 연출이 재창작해 연출한 작품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2025.3.27~4.6) 무대에 올랐다. 윷놀이를 통해 삶과 죽음,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게임 속 캐릭터가 눈앞에"…'코스튬'의 정수[AGF 2025] 12-07 다음 기쁨이 나타났다… ‘프로보노’ 첫회 잡은 소주연 12-0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