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이고 교묘한 전략가이자 이기적인 '헤다'의 매력 작성일 12-09 2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헤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rsATkgR7W"> <p contents-hash="0c681c0355512be07bfafaf8d43980fd01763b707c6a189992b2e2714e9ef276" dmcf-pid="yZ1y7Ylw3y" dmcf-ptype="general">[최해린 기자]</p> <p contents-hash="524ef7ac8697a09a60bf32c0abd70602e39e1d5164d28268893ecfc2a6f8991b" dmcf-pid="W5tWzGSr3T" dmcf-ptype="general"><span>(*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pan></p> <p contents-hash="d44add605e7b2c425fe9392b8782ecf140f029a092c19ae0734f0759b301f9c8" dmcf-pid="Y1FYqHvmuv" dmcf-ptype="general">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기반으로 한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영화 <노스페라투>부터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까지, 2020년대 할리우드에는 다시금 고전 문학의 재해석 바람이 불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은 리스크를 수반하며, 기존 IP를 확장하는 것은 '영혼 없는 속편' 소리를 듣기 십상이기에 자연스러운 선택이다.</p> <div contents-hash="88172383c80a65427de4befc578831acc37315af34be8f8b3e58cec11714b7c1" dmcf-pid="Gt3GBXTsUS" dmcf-ptype="general"> 고전의 재영화화 광풍 속에서, 극장가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지 못했더라도 주목할 만한 걸출한 작품들 역시 소리소문없이 등장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공개된 영화 <헤다>도 그 중 하나다. 나온 지 한 세기가 넘는 연극은 어떻게 2025년에 빛을 발했을까.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3eeda0ec56d5b01f2edb1183cb9d3ff2753548585da998546dbac084b62e183" dmcf-pid="HF0HbZyOpl"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9/ohmynews/20251209102740437zyyl.jpg" data-org-width="1200" dmcf-mid="P8waljnQu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9/ohmynews/20251209102740437zyy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헤다>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오리온픽쳐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31b593e04a2aba0e9ba7f818ac9e430e00c86059781727f707bbbe4a4b0f91d" dmcf-pid="X3pXK5WIzh" dmcf-ptype="general"> <strong>퀴어 다시 쓰기</strong> </div> <p contents-hash="3c8e59bdeef8b47f29d9e506d023e35699e50143728b58548331e8e2b9516349" dmcf-pid="Z0UZ91YC3C" dmcf-ptype="general"><헤다>는 1891년 쓰인 헨리크 입센의 명작 희곡 <헤다 가블러>를 원작으로 한다. 장군의 딸 '헤다'가 사랑하지도 않는 남편과 기울어 가는 가세 등의 문제와 직면하는 이야기로, 주인공 헤다의 예측불허한 캐릭터성과 강렬한 인상 덕에 연극가의 단골 재상연 작품으로 자리잡았다.</p> <p contents-hash="bec06bd84e60ae7d103db6aba56283ef09958288154dc2028947077325e9c060" dmcf-pid="5pu52tGhUI" dmcf-ptype="general">전설적인 헤다 가블러를 2025년의 스크린에 되살리는 과업을 맡은 인물은 바로 니아 다코스타 감독이다. <캔디맨> 혹은 <더 마블스> 등 상업적이면서도 특색 있는 장르 영화로 대중의 눈에 띄기 시작한 흑인 여성 감독으로, 배우 테사 톰슨을 페르소나 삼아 왔다.</p> <p contents-hash="32d075055b7d29c87e586962f6baea56108d56064d0efcbc1ee42821a810181a" dmcf-pid="17qF40ZvFO" dmcf-ptype="general">이번 작 <헤다>의 주인공 '헤다'역을 맡은 것 역시 테사 톰슨이다. 그는 <타르> 등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 배우 니나 호스와 합을 맞췄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헤다>가 퀴어적 요소를 살린 영화가 되리라는 예측이 팬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는데, 두 주연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상당했던데다 다코스타 감독과 테사 톰슨 역시 여성애를 다루는 작품에 대한 열정을 여러 차례 드러내 와서다.</p> <p contents-hash="575acb06b8b8a138603c3439573999f05eb16f863a96bcc47dd0ce0bc1965b67" dmcf-pid="tzB38p5T3s" dmcf-ptype="general"><헤다>는 원작 희곡에서 암시된 퀴어성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연극의 주 갈등은 헤다의 남편 '조지'와 교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여성 '아일린'의 등장으로 인해 촉발되는데, 헤다가 아일린을 대하는 태도가 친구 이상의 친밀함을 암시한다는 해석이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영화 <헤다>는 이러한 해석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아일린과 헤다가 오래전 연인 관계였다는 설정을 자연스럽게 추가한다.</p> <div contents-hash="e7815f2b0a773522759102bb557e5601f612bcc8f1f146753e3b3a872bf6d159" dmcf-pid="Fqb06U1yFm" dmcf-ptype="general"> 니아 다코스타 감독의 치밀한 각색으로 인해, 이러한 인물 관계 재정립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데, 물질적이고 표면적으로 보였던 헤다의 여정에 전 연인의 재등장으로 인한 혼란이라는 심리적 갈등을 한 겹 더 추가하기 때문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e2bfe8cbaaef1bc9d02151c4f0f903292745108cc52bd4d1f4a80e3cea2ead3" dmcf-pid="3BKpPutWUr"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9/ohmynews/20251209102741981qaky.jpg" data-org-width="1280" dmcf-mid="QNcnOoe4F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9/ohmynews/20251209102741981qak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헤다>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오리온픽쳐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4ce8209ec72b8b417b561e74fd403b213b63fff9f225d5bb0adb6cac2c49af15" dmcf-pid="0b9UQ7FY3w" dmcf-ptype="general"> <strong>'표백된 소수자성' 거부하다</strong> </div> <p contents-hash="608d21ec148fa1da775029f3e7f8b85f5e9a6ed1492d40d6072370c4e3b15861" dmcf-pid="pK2uxz3GzD" dmcf-ptype="general">할리우드는 성소수자 캐릭터 문제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루어 왔다. 보수적인 사회적 통념이 사라지고 '퀴어 작품'을 향유하는 잠재적 고객층이 확대되면서 여러 프로젝트에 성소수자 인물을 담아냈지만, 아쉬운 지점도 상당했다. 대부분의 퀴어 인물이 주연의 조력자 정도의 역할에 그쳤고, 혹여나 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상업 작품이 등장하더라도 해당 인물을 완전히 '표백된 존재'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다.</p> <p contents-hash="6b0fb373b7d208ebf06a65563ff6b070f2ac06323a9c54951b4788f635958424" dmcf-pid="U9V7Mq0HuE" dmcf-ptype="general">한편 <헤다>는 이러한 오류를 답습하지 않는다. 헤다 가블러라는 여성이 양성애자-여성애자 스펙트럼에 놓였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렇기에 헤다가 무결한 존재라는 해석은 거부한다. <헤다>는 여전히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위해 아일린의 원고를 불태워 버리는 인물이고, 지인에게 총질 할 정도로 충동적인 여자인 동시에 교묘한 전략가이자 한없이 이기적인 사람이다. 문제적 인물처럼 보이던 원작 속 헤다 가블러의 캐릭터성을 유지하면서 소수자성을 추가하는 정도로만 그쳤기에, 역설적으로 더욱 입체적인 인물상이 탄생한 것이다.</p> <p contents-hash="d50bb054d10b9ba254991aad940d011bc3067b35502c317c0503f4b98c91fe30" dmcf-pid="u2fzRBpXUk" dmcf-ptype="general">스토리 외적으로는 <조커>, <위민 토킹>등 걸출한 작품의 사운드트랙을 담당해 온 아이슬란드 작곡가 힐두르 구드나도티르가 작곡한 배경음악 역시 주목할 만하다. 심장 소리를 연상시키는 음악이 헤다가 파티 현장에서 느끼는 불안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한다. 거기에 그림자와 빛을 절묘하게 다루는 니아 다코스타 감독의 기술까지 더해져, <헤다>는 단순한 연극의 재해석을 넘어서 독립적인 한 편의 영화로서도 개성 있는 작품으로 거듭난다.</p> <p contents-hash="cd138c5f238ca1712fa4160a6b48fc04ed1377a52ba6a04f6f20061e9b6120d4" dmcf-pid="7STs5IDgzc" dmcf-ptype="general">이처럼, <헤다>는 헤다 가블러를 '오해받은 안티히어로'로 재해석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오만하고 교활한 여성으로 그려내어. 여성 배우를 위한 <햄릿>과도 같다고 불린 원작을 더욱 입체적으로 구축했다. 헨리크 입센이 쓴 고전의 오랜 팬이라면, 혹은 마블을 떠난 니아 다코스타 감독의 고유한 색채를 고스란히 느끼고 싶다면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헤다>를 감상해 보는 것이 어떨까.</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조혜련, 이성미와 종교 문제로 손절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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