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아빠 돌보던 허들 선수가 눈물 흘리는 대신 선택한 것 작성일 12-12 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532] 영화 <허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HiV4GDV7zQ">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Xnf8Hwfz0P"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f450050c3bc3d28dec10d7d4f75c93ea484747d4bf0cd11c5d4ff0c17026b06" dmcf-pid="ZL46Xr4qU6"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39912esgk.jpg" data-org-width="1200" dmcf-mid="u0lTn9Sr7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39912esgk.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허들>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주)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0fa8ecedfe43b4416e766e741c563a38aeaa946831688ddf8b91ffcb08f47e5" dmcf-pid="5g6Q5s6bU8" dmcf-ptype="general"> <span>*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pan> </div> <p contents-hash="da9efacbb1f4374a44c31b0fbf1549250c4ce55acdd8b55ffb79091c3a535153" dmcf-pid="1aPx1OPK34" dmcf-ptype="general">01.<br><span>"그해 겨울, 내가 허들을 넘는 속도보다 불행이 나를 넘어가는 속도가 빨랐다."</span></p> <p contents-hash="585ba18eaa862768f6fded97cdc0edc811efb699d70425896acbe76db8791ee7" dmcf-pid="tNQMtIQ9zf" dmcf-ptype="general">고등학생 유망주 허들 선수인 서연(최예빈 분)은 군청 실업팀 입단을 꿈꾼다. 아빠 문석(김영재 분)은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고강도의 노동 환경 속에서도 딸의 경기를 응원해 주는 유일한 가족으로, 서연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망처럼 존재한다. 하지만 아빠에게 찾아온 뇌졸중이라는 갑작스러운 사건은 이들 관계를 순식간에 환자와 보호자라는 냉엄한 호칭 속으로 밀어 넣는다. 서연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은 이 상황을 더욱 잔혹하게 만든다. 서류상 보호자이지만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동시에 모든 결정을 떠맡아야 하는 모순된 존재로 트랙 안보다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그가 병원비를 마련하고 아빠를 병간호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집요하게 따른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실업팀 입단이라는 미래마저 담보 삼아 지금을 살아내야 하는 지난한 시간이다.</p> <p contents-hash="662a458e2f128a54c46b6f45115b04863a4d38adea82e4c15d596abae9a41a14" dmcf-pid="FjxRFCx2FV" dmcf-ptype="general">02.<br>영화 <허들>은 스포츠 장르의 외형을 하고 있으면서 '가족 돌봄 청년'이라는 사회 문제와 개념을 영화 내부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수면 위로 이끌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유일한 보호자였던 아빠의 존재감을 잃고 갑작스럽게 가장이 되어버린 한 소녀의 모습을 통해서다. 서연은 특별한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기보다 노력으로 결과를 이끌어낸 선수로 그려진다. 압도적이라기보다는 다른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빠른 실력으로 실업팀 입단이라는 구체적이면서도 소박한 목표를 가진 학생 선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조차도 아빠 문석이 쓰러지는 순간 꿈이 아닌 현실의 무게로 변질되고 만다. '허들'이라는 영화의 소재 또한 트랙 위에 존재하는 스포츠의 낭만이 아니라 서연이 경험하게 될 개인적 비극으로 하나씩 뒤바뀌기 시작한다. 보호받아야 할 나이가, 보호자의 이름으로 불리고 심지어 빚의 책임까지 지게 되는 현실이 그려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가족 돌봄 청년이라는 단어 역시 이 지점에서부터 현실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게 되는지 영화를 통해 천천히 그려지기 시작한다.</p> <div contents-hash="c43f3357a99ae3a022db1dacc8cf449f7188d07f24210274dd4077b500e225c9" dmcf-pid="3AMe3hMVU2" dmcf-ptype="general">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인물이 경험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와 불행, 장애물과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빠의 병으로 인해 시작되는 경제적인 문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기와 기만의 영역, 마지막으로 기대하게 되는 사회 보장 정책으로부터의 거절과 같은 상황이 쉴 새 없이 서연을 괴롭힌다. 문석의 명의로 되어 있는 대형 트럭과 집 보증금 때문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거나 사업비가 모두 소진되어 내년에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군청 공무원의 말과 태도 또한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이 모든 과정은 영화적 허용이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험난하다. 한 인물에게 주어지기엔 과하다고 여겨질 법하다. 하지만, 잠시의 여지도 없이 영화가 서연을 트랙 밖으로 내모는 시간은 하나의 거대한 파고(波高)가 사람의 존엄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응시하도록 만든다. 후반부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 사건을 고려하면 관객이 누군가의 처지를 쉽게 재단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서사적 장치이기도 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f6ec107e78786e8922ba49f94fbefc31dc3d3d082141af95b736ac601fbc05b" dmcf-pid="0cRd0lRfU9"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41194ovlr.jpg" data-org-width="1200" dmcf-mid="yZ5FDR1yz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41194ovlr.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허들>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주)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534d723581447272f95d350d75cc497f0ab757ee7b780dbb81d2a7bacb278a6" dmcf-pid="pkeJpSe4pK" dmcf-ptype="general"> 03. <br>허들이 현실 속 어려움을 빗댄 상징적 장치로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허들은 종목의 경기 규칙상 장애물로도 작품 속에 분명히 존재한다. 일반적인 활용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육상 경기에서 허들은 장애물의 개수와 높이가 이미 정해져 있고, 선수는 그 규칙 안에서 자신만의 전략으로 기록을 최대한 줄이게 된다. 주어진 허들을 넘으면 넘을수록 결승선과 기록에 가까워지는 구조인 셈이다. 그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 종목은 다른 스포츠 종목이 그렇듯, 성장의 이미지로 치환될 가능성이 짙다. 하지만 극 중에 등장하는 서연의 움직임, 그가 허들을 넘는 점프와 동작에서는 그런 상징을 찾기 어렵다. 충분한 노력과 실력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이 내일을 향한 분명한 도약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트랙 위에서도 그가 서 있을 자리를 조금씩 침범해 온다. 오히려 그 자리에 소진과 고립의 감각이 대신 놓이게 되는 것이다. </div> <div contents-hash="8bd9e6559a7b851d8e57ea19f816cccd0cb1a5c584c076921819e9a423960653" dmcf-pid="UiV4GDV77b" dmcf-ptype="general"> 아직 '침범'이라는 표현을 쓰기 이전에, 아빠의 뇌졸중은 구조적으로 서연이 트랙으로부터 조금씩 이탈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 경제적인 이유로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는 동안 직접 병간호를 하기 위해 훈련에서 빠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기록경기인 허들 종목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실제로 그 기간 동안에 서연은 운동장의 트랙 위가 아닌 병원과 학교 사이의 길 위를 달리게 되고, 그로 인해 기록 하락을 경험한다. 군청 실업팀 입단이라는 미래를 걸고 외삼촌 내외로부터 차용증을 쓰면서까지 돈을 빌리게 되는 상황 역시 그의 발을 무겁게 붙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아빠를 돌봐야 하는 현실과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반드시 입단해야 하는 미래를 지금 동시에 살아내야 하는 아이러니가 이중으로 그를 압박해 왔을 테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cd159ce1eac61eead523f017a2358716e837e614936c5680e4a7904b13a6fcd1" dmcf-pid="unf8Hwfzz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42529hkxf.jpg" data-org-width="1200" dmcf-mid="WF7Blazt3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42529hkx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허들>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주)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473592b171e5b9250d485fe1bd964c43aa2e95c43fcfbc0c3e858e90d5eef51d" dmcf-pid="7L46Xr4q7q" dmcf-ptype="general"> 04. <br><span>"니가 나보다 잘해서가 아니라 불쌍해서잖아."</span> </div> <p contents-hash="33afc0986568e4031d505ffbf6191e3e385aebadd41337bde80c8779838052e3" dmcf-pid="zo8PZm8Buz" dmcf-ptype="general">실제적인 현실과 미래의 침탈은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 중심에 친구이자 경쟁자인 민정(권희송 분)이 있다. 영화가 처음부터 가난을 이유로 군청의 지원을 받으며 운동을 이어가는 선수로 그려내는 인물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보다 실력이 좋은 서연을 제치고 군청 실업팀 선수로 내정되는데, 여기에는 자신들의 도움으로 성장해 가는 선수의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군청 관계자들의 부정(不正)한 요구가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실업팀 소속이 되고자 버텨왔던 서연에게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된다. 그들은 이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 서연이 선발전에 나서지도 못 하도록 은근한 압력을 가한다.</p> <p contents-hash="905c7520186832c2f59bb13dde1fbb226f699b88b4e2992d4838b0bc6c8a67fe" dmcf-pid="qg6Q5s6b77" dmcf-ptype="general">굳이 구분해서 살펴보고자 한 건 서연과 민정의 관계 자체가 처음부터 악의적인 구도로 놓여 있는 것은 아니어서다. 오히려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온전히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서로를 응원하는 거리로 그려진다. 이분법적인 선악 구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저 민정은 오랫동안 이어진 가난 속에서 서류상으로 그 상황을 인정받게 되었을 뿐이고, 서연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어려움을 정책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두 사람 모두 제도 안에서 각자가 인정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그 불행에 맞서고, 또 증명해 온 생존자인 셈이다.</p> <p contents-hash="a9202b1866bde4c899c09311fbf32fdce1446353c9f187fee1291c832240629e" dmcf-pid="BaPx1OPK7u" dmcf-ptype="general">문제는 그것과 별개인 트랙 위 경쟁의 문제가 확실한 스포츠로서의 승부가 아닌, 어떤 상처가 제도에 의해 더 인정받을 만한 것이고, 어느 쪽이 더 설명하고 홍보하기에 용이한 서사인가로 인해 판단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구조가 서연과 민정 두 사람 모두를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얼굴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가 이 지점에 다다르게 되면, 정말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한 개인의 절망에 있는가 하는 물음을 갖게 된다. 그보다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백으로 남던, 그 자리를 지나쳐가는 제도와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다. 아빠의 긴급한 수술을 앞두고는 보호자가 될 수 없다던 병원의 태도가 자의적 퇴원과 관련한 서류 앞에서는 어떻게 그렇게나 쉽게 누그러질 수 있었을까.</p> <div contents-hash="ac6a44951cd80537096dd076558ddc3a5cd1828f0c3e56735c97cb0bd44ce9bb" dmcf-pid="bNQMtIQ9pU" dmcf-ptype="general"> 05. <br>지금까지 이야기해 온 여러 지점의 전환은 영화가 가진 운동성의 재현과 이전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는 허들이라는 종목과 소재를 가족 돌봄 청년과 결부시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자 한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중적 의미를 트랙 안팎에서 재현해 내고, 운동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운동성을 단순한 외연적 에너지만이 아닌 내면의 응축된 감정으로까지 발화시킬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서연이라는 인물을 연기한 최예빈 배우의 존재감이다. 서사의 절반 이상을 홀로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모습에서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쌓아온 지난 필모그래피 속의 모습과는 또 다른 단단함이 엿보인다. 눈물이라는 쉬운 선택이 있음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 속에서도 드러내야 할 것을 분명히 전달해 내고 마는 마음과 같은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9ce043e4f4fd377bb1d0827ef0cb1436676b0941f23fd7f891d4953322759cb" dmcf-pid="KjxRFCx27p"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43864umma.jpg" data-org-width="1200" dmcf-mid="GBt3wetWU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05743864umm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허들>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주)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53423efdcd72983371aa289b4ce13b591cf825027559f31a1a4393002630b0df" dmcf-pid="94puOnpX70" dmcf-ptype="general"> 06. <br><span>"그럼 저는 누가 보호해 줬어야 해요?"</span> </div> <p contents-hash="f1a92b924d5148dbda64ea62c3d84f06b6acfbac0aea65dc9e1ffb6f1ea222f6" dmcf-pid="28U7ILUZF3" dmcf-ptype="general">후반부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사건 이후 영화는 서연을 법정에 세운다. 한 가족의 기구한 사연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함은 아니다. 그보다는 누가 이 가족을, 서연을 이 자리에까지 끌고 오게 만들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함에 더 가깝다. 결과적인 의미의 책임과 처벌과는 별개의 문제다. 극 중 모든 어른이 서연의 어려움을 모른 척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한 명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주거나 막아줄 수 있었다면 지금에 이르지 않았으리라는 것이 영화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이 작품의 법정 신은 선악을 판결하는 영웅적 서사의 장소로 쓰이지 않는다. 관객 모두는 이미 그 과정을 지켜본 이후고, 감독은 그들과 함께 마치 늦어버린 응답과도 같이 사회가 제때 개입하지 못한 실패의 기록을 이 작품 위에 남겨두고자 한다.</p> <p contents-hash="1a934ed771f136334ebae5ebefa02fae30629738a77e9febad34d99859cc7fab" dmcf-pid="V6uzCou50F" dmcf-ptype="general">영화의 시작과 함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문구가 나타난다. 구체적인 사건 하나가 지칭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 담긴 가족 돌봄 청년 문제는 여러 사례를 통해 분명히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한다. 영화의 초점을 서연의 모습으로부터 떼어 놓지 않는 한상욱 감독의 선택과 시선은 이 문제가 무거운 사회 고발극 형식이 아니라 한 인물이 자신의 시간을 버텨내는 과정을 지켜보게 만드는 쪽으로 옮겨 놓는다. 적어도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정도만큼은 관객이 가족 돌봄 청년들이 마주하게 되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마주할 수 있도록 말이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영화 <허들>이 넘고 싶은 마지막 장애물인지도 모르겠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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