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2249승…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작성일 12-19 35 목록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 >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5/2025/12/19/0003490859_001_20251219000225269.jpg" alt="" /><em class="img_desc">레전드 기수 박태종은 2년 전부터 바이크를 타는 취미가 생겼다. 그는 “후배들과 어울려 속초와 부산에 다녀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바이크는 혼다의 레블 1100이다. 김종호 기자</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한국 경마의 거인이 말 등에서 내려온다. ‘경마 대통령’ 박태종이 60세 정년을 채우고 은퇴한다. 21일 과천의 렛츠런파크에서 열리는 서울 경마 1300m 제6경주는 그의 마지막 레이스다. <br> <br> 은퇴 경기를 사흘 앞둔 18일 렛츠런파크에서 박태종을 만났다. 1987년 4월 데뷔한 박태종은 38년 넘는 세월 동안 1만6014번 출전해 2249번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경마 최다승 보유자다. 150㎝, 49㎏의 왜소한 체구지만 그는 한국 경마에서 누구보다 큰 사람이다. 후배 기수였고 지금은 조교사로 변신한 이신우는 “박태종 기수는 한국 경마가 한 사람의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준 사람”이라고 SNS에 헌사를 올렸다. <br> <br> 충북 진천에서 나고 자라 스무 살에 상경한 그는 택시·굴착기 기사를 꿈꾸다 경마와 인연이 닿았다. 친척의 권유로 기수에 도전해 1986년 기수 후보생이 되고 이듬해 데뷔했다. 그는 “고교 때 친구가 기수를 해보라고 했다. 그때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 생각했다”며 “그때 알았더라면 더 빨리 기수를 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br> <br> 소탈한 성품에 말수가 적지만 후배들은 그를 따른다. 성직자처럼 한결같은 그의 삶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br> <br> 그는 새벽 4시 반이면 눈을 뜬다. 오전 5시에 집을 나서 5시 반이면 경마장에 도착해 6시부터 말들과 함께 경주로를 달린다. 새벽 조교를 마치고 나면 아침을 먹고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하고, 점심을 먹은 뒤 마사지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퇴근한다. 오후 9시면 잠자리에 든다. 데뷔 이후 38년간 지켜온 루틴이다. 그는 “이제 은퇴하면 알람 시간을 오전 6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술·담배도 하지 않는다. 그는 “술은 원래 못 마시는 체질이다. 담배는 앞으로도 피울 생각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br> <br> 술·담배는 없지만 그에겐 가족이 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묻자 “아내가 100일 된 딸을 안고 처음 경마장에 온 날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때”라고 1999년을 회고했다. 은퇴 후 계획을 묻자 “아내와 대만에 여행 갈까 계획 중”이라며 “캠핑카를 타고 아내와 전국을 돌아다닐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아내 이은주씨와는 1998년 팬의 소개로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했다. 아내는 163㎝로 그보다 한 뼘은 크다. <br> <br> 그는 데뷔 14년째이던 2000년 통산 722승으로 통산 최다승 1위에 우뚝 올라섰다. 한국 경마의 1인자가 된 순간이다. 2006년에는 한 해에 120승을 거뒀다. 매주 2번 넘게 우승한 것이다. “그땐 말만 타면 우승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1000승, 1500승을 거침없이 돌파하고 2016년 5월엔 대망의 2000승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4개월 후 큰 시련이 찾아왔다. <br> <br> 그는 “낙마한 건 일일이 셀 수도 없다. 입원도 몇 번 했는지 모르겠다. 흉추 압박골절 등 큰 부상도 서너 차례 입었다”며 “가장 힘든 건 세 번째 무릎 수술이었다”고 말했다. 2016년 9월 주로 방해에 따른 낙마로 무릎을 다친 후 10개월이나 치료를 받았다. 2017년 복귀 후 2주 만에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는 “무릎이 아프니까, 아무래도 자세가 나오지 않았다. 또 너무 쉬다 보니 출전 기회도 점점 줄어들었다”고 돌아봤다. <br> <br> 전성기가 끝난 허탈함을 그는 어떻게 이겨냈을까. 그는 “마음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우선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걸 받아들였다. 다만 “무릎이 약해 그 주변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더 열심히 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하자고 다짐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후배 문세영(45)은 2054승으로 그의 기록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경마 대통령의 뒤를 잇는 그의 별명은 ‘경마 황태자’다. 박태종은 “지금 다쳐서 한 달째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빨리 회복해서 나보다 더 훌륭한 기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br> <br> 기수들은 40대에 접어들면 대체로 조교사로 변신을 꿈꾼다. 그러나 그는 “조교사는 (스트레스로) 전부 고혈압 약을 먹고 있더라”라며 “후배 기수를 양성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br><br> 관련자료 이전 강원선수 후원 고향사랑 실천…신춘구 강원산업 대표 헌신 주목 12-19 다음 제44회 강원체육상 시상식 개최… 체육인·단체 공로 조명 12-1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