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호가 된 무대, 관객 앞에 쓰러진 배우... 이 연극의 매력 작성일 01-08 2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안지훈의 연극 읽기] 세계대전이 감춘 비극 발굴하는 3부작, <벙커 트릴로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5yqC6siPuQ"> <p contents-hash="ee61edbb6f6bfecd8f9732ae258e773d7ced8c3c97f5f814f3f03016495dfe0e" dmcf-pid="1WBhPOnQ3P" dmcf-ptype="general">[안지훈 기자]</p> <p contents-hash="669046e0dcf5d066478136692ea13be9c2a5e43e86c53d46163f69c8e1aba291" dmcf-pid="tYblQILxu6" dmcf-ptype="general">무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로 변한다. 발을 뻗으면 배우와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도 작은 소극장 무대에서 전쟁의 비극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폭격과 총격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천장에서 흙 먼지가 떨어진다. 군인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격렬한 몸 싸움을 벌이며 바닥을 뒹굴고, 반복적인 암전은 긴장감을 고조한다.</p> <p contents-hash="e03dc31b1060d342eff4f298f585994fd6324c3030e3ab8edb266b8c025065c9" dmcf-pid="FBipkFCEp8" dmcf-ptype="general">전쟁은 흔히 승자와 패자의 이야기로 환원되는 경향이 있다. 전쟁이 낳는 구체적인 비극,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는 간과되곤 한다. 하지만 전쟁은 절대 승패로만 환원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그동안 역사가 놓치고 있었던 전쟁의 비극을 조명한다.</p> <p contents-hash="7c1fecf3599836c206cb46a5c0ab41f477db185132f7298225db43ba61a90468" dmcf-pid="3bnUE3hDU4" dmcf-ptype="general">트릴로지(trilogy)는 3부작을 뜻한다. <벙커 트릴로지>는 '모르가나', '아가멤논', '맥베스'라는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아서 왕의 전설', 그리스 신화 '아가멤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세 편의 고전은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전장 속 한 참호에서 재해석된다.</p> <div contents-hash="482aa9c716633183456179ef15063646651999aa2f16ecef78ef5bbef7306bca" dmcf-pid="0KLuD0lwUf" dmcf-ptype="general"> 세 편은 서로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에 한 편만 봐도 극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물론 각 작품이 각자만의 비극을 다루고 있는 만큼 세 편 전부를 관람하는 것을 관객들은 추천한다. 필자는 세 편 중 '아가멤논'을 관람했다. 출연하는 배우는 총 네 명, 'Soldier'라는 이름 뒤에 번호를 부여받는다. 이들은 각 작품에서 한 명의 인물로 살아나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cb44796a47026878128198922f97bfb2cee9e9bacedb1df749166c4c47f966c8" dmcf-pid="p9o7wpSr7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08/ohmynews/20260108170751639tiab.jpg" data-org-width="1280" dmcf-mid="HXAKIqYCF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8/ohmynews/20260108170751639tiab.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벙커 트릴로지>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109832e03d7adf408c741e00ecd34aa5a1ffccac41f01d495bb6447489eea8f3" dmcf-pid="U2gzrUvm02" dmcf-ptype="general"> <strong>전쟁이 낳은 또 다른 비극</strong> </div> <p contents-hash="60405337f5dc1ebab41f6786deb1a1bc195fad00767dde4ac68033cddd38dc53" dmcf-pid="uVaqmuTs79" dmcf-ptype="general">'아가멤논'에는 독일군 저격수 '알베르트'(Soldier 1), 여성 참정권 운동에 참여한 영국인이자 알베르트의 아내인 '크리스틴'(Soldier 4), 연락병 출신으로 알베르트의 저격을 보조하는 인물(Soldier 3), 유대인이자 알베르트의 먼 친척으로 크리스틴을 돕는 '요한'(Soldier 2)이 등장한다.</p> <p contents-hash="78eb9531a5fe9979dca961153207ca0f35b85dc5cf3033629825d7b2926c6920" dmcf-pid="7fNBs7yO0K" dmcf-ptype="general">저격수로 명성을 떨친 알베르트는 기계적으로 표적을 관찰하고 기계적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총성에 관객들은 흠칫 놀라지만, 알베르트의 감정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언젠가 알베르트는 "나는 그렇게 낭만적인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하는데, 낭만을 빼앗아버린 건 바로 전쟁이다. 전쟁이 낳은 또 다른 비극이다.</p> <p contents-hash="9cc605b20485dcc73769e98ecab915c751c7a68862f0006c640c512cd21e63ef" dmcf-pid="z4jbOzWIFb" dmcf-ptype="general">알베르트에게 소식을 전하러 온 연락병은 갑작스레 저격 보조를 맡는다. 알베르트를 보조하던 군인이 총에 맞아 사망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저격 보조를 맡게 된 연락병은 죽음도 불사하지 않는 호전적인 성향을 보인다. 연락병의 이름은 말미에 이르러 밝혀지는데, 밝혀지기 이전부터 연락병의 정체를 암시하는 조각들은 존재한다.</p> <div contents-hash="49d16da0c2dd61718e476260d62a39246b11da9a21fb34dc9b1da45f8d456073" dmcf-pid="qNTiteqFuB" dmcf-ptype="general">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전쟁 전에는 그림을 그린 적도 있는 인물. 연락병은 아리아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강하게 느끼고 있고, 다른 인종에 대한 적개심 또한 여과 없이 표출한다. 연락병의 눈에는 광기가 서려있다. 연락병은 독일의 승리를 위해서는 죽음도 각오하겠다고 하지만, 알베르트는 그런 연락병에게 "살아남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당연한 진실을 무덤덤하게 일깨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aa9a7e4e0f378cc7a97a826443b9f10b09ee949a1021e6cdfd61999d8840ac1" dmcf-pid="BjynFdB3U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08/ohmynews/20260108170752966ywnw.jpg" data-org-width="1280" dmcf-mid="XwvJ1Rztu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8/ohmynews/20260108170752966ywnw.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벙커 트릴로지>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f234fb2c3d8b8d3a0b16ec70e2fa9aec638b550b526539bc74b6d10f3e7e2102" dmcf-pid="bAWL3Jb0Uz" dmcf-ptype="general"> <strong>참호에서 재해석되는 고전</strong> </div> <p contents-hash="c9742caba6292ee47faaff6a5af7a6e29858ea05b842eb0589b900ae79deda6a" dmcf-pid="KcYo0iKpu7" dmcf-ptype="general">인종적 우월감과 민족주의적 적대심은 연락병에게서만 확인되는 게 아니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분노는 민족주의와 애국심의 탈을 쓴 채 애꿎은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이 역시 전쟁이 낳는 또 다른 비극이다. 영국인이지만 알베르트와 결혼해 독일에 살고 있는 크리스틴, 크리스틴을 돕는 유대인 요한 역시 사람들의 분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p> <p contents-hash="1c304390928ebeccc3a15cac8bfc1cd638518cd879fa4738354f6d3a4a13c8c0" dmcf-pid="9kGgpn9U3u" dmcf-ptype="general">연극에서 그리스 신화 '아가멤논'은 메타포로 기능한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아가멤논은 전쟁을 위해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쳤다. 이에 분노한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훗날 아가멤논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비극적인 그리스 신화가 어떻게 참호에서 재해석되는지는 극장에서 확인하시기 바란다.</p> <p contents-hash="ab8db0421a580016f42ed3a2aa47309ae44a0205b716976ef2e9b6659cf0ce5c" dmcf-pid="2EHaUL2uzU" dmcf-ptype="general">무대가 두 공간으로 분리되는 순간이 있다. 참호가 된 공간에는 알베르트가 있고, 독일의 가정집이 되는 공간에는 크리스틴이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알베르트의 총구가 크리스틴이 있는 방향을 겨냥하는 듯한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연극을 관람하며 이러한 공간 배치가 우연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p> <p contents-hash="ac2a37596ba8ee81d6b8dd58941ec57de89a315f59889d3cb45d9431a0192146" dmcf-pid="VDXNuoV73p" dmcf-ptype="general"><벙커 트릴로지>는 소극장 무대의 강점을 극대화한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구현되는 액션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다. 몸을 날리는 배우들은 바닥에 큰 소리를 내며 부딪히고, 관객의 발 바로 앞에 와서 쓰러지기도 한다. 전쟁의 비극을 오늘날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격렬한 몸부림으로도 읽힌다.</p> <div contents-hash="f50c20b4748a8cac6e22bcccb62927ec753d1b7a209da2d85e04be3291534cfc" dmcf-pid="fwZj7gfz70" dmcf-ptype="general"> 한편 <벙커 트릴로지>는 3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석준·최재웅·박훈(Soldier 1), 이동하·박정복·신성민(Soldier 2), 문태유·김바다·김시유(Soldier 3), 정연·이진희·정운선(Soldier 4)이 출연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988015f62c8efecec0250beb3a45b05d4e722523e202c50fa22183b05c682ab" dmcf-pid="4xDfS9Zvp3"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08/ohmynews/20260108170754242vwhl.jpg" data-org-width="1280" dmcf-mid="Z8IxG60H7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8/ohmynews/20260108170754242vwh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벙커 트릴로지>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테러맨' 메인 포스터·메인 예고편 공개 01-08 다음 [CES 2026] AI로 혁신성 더한 국내 CES 2026 참가 스타트업은? 01-0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