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으론 어림없다… 미수에 그친 대어급 비FA 다년계약 작성일 02-01 9 목록 <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2/01/0000055494_001_20260201040014607.gif" alt="" /><em class="img_desc">한국 야구대표팀 노시환(왼쪽)과 원태인이 지난해 11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기 전 미소짓고 있다. photo 뉴스1</em></span></div><br><br>올겨울 KBO리그 스토브리그의 최대 화두였던 한화 이글스 노시환과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의 비FA 다년계약 협상은 결국 스프링캠프 출국 전까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2026년 연봉 10억원에만 도장을 찍었을 뿐 장기 계약 협상은 추후 과제로 미뤄뒀다. 역시 다년계약 대상자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 구자욱, LG 트윈스 홍창기와 박동원도 다년계약 없이 올 시즌 연봉 계약만 마무리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한화는 겨울 내내 노시환 사수에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내부 FA였던 김범수와 손아섭의 계약도 뒤로 미룰 정도로 노시환과의 다년계약은 최우선 순위였다. 삼성 역시 최형우·강민호 등 주요 FA 계약을 마무리한 뒤 원태인, 구자욱을 한꺼번에 다년계약으로 묶어 '푸른 피 왕조'를 공고히 하려 했다. 삼성 연봉협상이 다른 구단보다 크게 늦어진 것도 원태인·구자욱의 다년계약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LG는 "홍창기와 박동원을 반드시 잡겠다"며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고 답을 기다렸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구단이 다년계약을 해달라고 매달리는데, 선수들은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원래 비FA 다년계약 협상은 이런 식으로 일방적인 애걸복걸의 그림은 아니었다. 구단과 선수가 서로의 필요에 따라 '윈윈(Win-Win)'하는 형태에 더 가까웠다. 이 제도가 본격화된 건 2020년 롯데 자이언츠와 안치홍의 FA 계약이 계기였다. 안치홍은 당시로서는 생소한 '2+2년' 계약으로 롯데와 손을 잡았다. 이전까지 KBO리그에서 다년계약은 FA 선수가 체결하는 4년 단위 계약 외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FA를 제외한 계약은 모두 1년 단위로 이뤄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안치홍 사례를 계기로 KBO가 새로운 규정 해석을 내렸고, FA 자격이 없는 선수도 2년 이상 복수년으로 계약하는 길이 열렸다.<br><br>이후 다양한 형태의 다년계약이 쏟아졌다. 그중에는 베테랑 선수나 김광현·류현진처럼 해외 무대에 진출했다가 돌아온 선수, 다음 FA 자격 취득(4년 뒤)까지 시간이 남은 선수도 있지만 주로 생애 첫 FA를 앞둔 젊은 핵심 선수를 묶어두는 목적이 주를 이뤘다. SSG 랜더스가 문승원·박종훈·한유섬 등 프랜차이즈 선수와 다년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 구자욱(120억원), NC 다이노스 구창모(132억원), KT 위즈 고영표(107억원)도 시장에 나가기 전 소속팀과 손을 잡고 FA 권리 행사 기회를 포기했다.<br><br>당시만 해도 선수 입장에서 다년계약은 결코 나쁠 것이 없었다. 물론 FA 시장에서 거액 계약을 따낼 기회를 포기하는 기회비용은 발생하지만, 대신 그에 버금가는 대우를 미리 보장받아 얻는 '안정감'이 기회비용을 상쇄했다. 프런트 출신의 한 야구인은 선수들에게 FA 직전 시즌은 "수능 시험 같은 압박"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FA를 앞둔 시즌에는 엄청난 부담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마련. 다년계약을 하면 부상이나 부진에 시달려 계약을 망칠 수 있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br><br>애초에 선수들은 같은 값이면 원소속팀 잔류를 선호한다. 소속 팀을 옮기는 것은 선수로서 상당한 모험이다. 새로운 감독과 코치, 구단 시스템, 동료들에게 적응해야 하고 주어진 몸값만큼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따른다. 팬들이 친정팀만큼 뜨거운 응원과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줄지도 알 수 없다. 오랫동안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부담이다. 자녀가 있는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구단이나 감독과 불화가 있거나 선수단 사내 정치에서 밀려나지 않는 이상 선수가 자발적으로 이적을 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구단이 다년계약을 제안하지 않으면 서운해 하기도 한다. 과거 SSG에서 여러 건의 다년계약을 성사시킨 류선규 전 단장은 "주축 선수 몇몇과 계약한 뒤,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 '왜 나한테는 제안을 안 하느냐'는 투정 섞인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br><br>다년계약으로 선수가 기회비용을 잃는다면 구단은 리스크를 분담했다. 핵심 선수를 FA 시장에 나가기 전에 선점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다년계약을 맺은 선수가 부상에 시달리거나 부진에 빠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구단의 몫이다. 실제 그간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선수 중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br><br>선수와 구단 서로 다년계약을 할 만한 동기가 충분했기에, 그간 비FA 다년계약은 대부분 수월하게 성사됐다. 구단이 발표하는 '프랜차이즈 선수 다년계약 체결' 보도자료는 팬들에게 선수의 충성심과 구단의 예우를 보여주는 외교적 표식처럼 여겨졌다. 반대로 미리 다년계약에 도달하지 못하고 선수가 시장에 나갈 경우 구단은 무능하다는 비난을, 선수는 애정이 없다는 힐난을 받아야 했다.<br><br>분명한 건 다년계약이 구단이나 선수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형태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서로의 지향점이 일치하는 프로세스였다. 한 프런트 출신 야구인은 "먼저 의사를 물어보면 열이면 열 선수들은 '생각 있다'고 답한다. 이후 구단이 산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협상을 통해 최종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2/01/0000055494_002_20260201040014638.gif" alt="" /><em class="img_desc">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지난해 12월 23일(한국시간) 송성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은 송성문. photo 뉴스1</em></span></div><br><br><strong>송성문 120억·강백호 100억이 바꾼 판도</strong><br><br>그런데 올겨울 진행되는 다년계약 협상들은 양상이 전혀 다르다. 노시환·원태인·홍창기 같은 S급 선수들이 시장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엄청나게 높아진 결과다. 이미 지난 시즌 중 키움 히어로즈가 송성문과 6년 총액 120억원에 다년계약을 맺을 때부터 예고된 상황이었다. 당시 타 구단들 사이에서는 "파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우려가 터져나왔다. 송성문의 계약이 전체적인 몸값 상승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br><br>실제 올겨울 FA 시장이 열린 뒤 박찬호가 4년 80억원에 두산 베어스와 도장을 찍었고, 강백호가 4년 100억원에 한화와 계약하며 시장에 충격을 선사했다. 박찬호는 리그 상위권 유격수지만 압도적인 S급으로 분류됐던 선수는 아니다. 성인 국가대표팀에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다는 게 그 증거다. 강백호 역시 최근 부상과 부진으로 가치가 다소 하락한 상태였다. 이런 선수들도 초대형 계약을 맺는 분위기 속에서 진짜 S급 선수들의 기대치는 천장을 뚫었다. 특히 최근 3년 WAR 합계에서 강백호의 3배에 달하는 14.11을 기록한 노시환 입장에서 100억원은 협상의 시작점조차 되지 못한다. 원태인 역시 마찬가지다. 20대 중반에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우뚝 선 그에게 100억은 우스운 숫자다. 실제 노시환 협상에서는 150억, 160억 같은 숫자가 끊임없이 새어나왔다. 원태인 협상에서는 앞자리가 1이 아닌 숫자가 오간다는 소문까지 돈다. 류현진이 체결한 역대 비FA 다년계약 최고액인 170억원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br><br>상황이 이렇게 된 건 사실 구단들이 자초한 일이다. 변곡점은 구단들이 스스로 무력화한 샐러리캡(경쟁균형세) 제도에서 발생했다. 샐러리캡은 2023년 상한액 114억원으로 시작됐다. 초과 시 제재금과 지명권 하락이라는 강력한 페널티가 설계됐다. 그러나 제도 시행 직후부터 구단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결국 2024년 8월 상한액을 137억원으로 올렸고, 2025년 9월에는 제도를 대폭 손질해 2026년부터 3년간 매년 5%씩 증가시키기로 했다. <br><br>더 큰 문제는 제재의 완화였다. 1회 위반 시 제재금을 초과분의 50%에서 30%로 낮췄다. 2회 연속 위반 시에는 지명권 하락 제재를 아예 삭제하고 제재금도 50% 납부로 줄였다. 몸값 거품을 잡겠다며 도입한 제도는 구단들의 이기심 속에 '종이호랑이'가 됐다.<br><br>샐러리캡 천장이 높아지면서 몸값 거품의 심리적 마지노선도 사라졌다. 전체적인 몸값이 폭등하면서 S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갈 경우 기대하는 액수도 달라졌다. 구단에서 아무리 좋은 금액을 제시해도 충분히 그보다 더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선수들은 FA를 앞둔 스트레스나 실패 위험보다 어마어마한 계약을 따낼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 기회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리스크는 뒷전이 됐다. 구단들의 협상력이 줄고 선수가 협상의 '갑'이 된 이유다. 프런트 출신 야구인은 "S급 선수들은 '시간은 내 편'이라고 믿으며 느긋하게 상황을 재고 있다"고 분석했다.<br><br><strong>보상금 30억, 의미 없는 안전장치</strong><br><br>물론 노시환과 원태인의 소속 구단들도 FA 유출에 대비한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두 선수가 각각 10억원에 연봉 계약을 맺으면서, 이들을 FA 시장에서 타 구단이 영입하려면 보상 선수 <br><br>1명과 함께 최소 20억원에서 최대 30억원의 보상금을 내야 한다(A등급 기준). 보상금 부담이 커지는 만큼 만약 다년계약 협상이 실패해서 FA 시장에 나가더라도 다른 팀이 영입하는 데 부담을 느낄 거라는 계산이다.<br><br>하지만 야구계에서는 이런 보상금 부담이 실질적인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4년 기준 150억~2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를 결정한 팀 입장에서 보상금 20억~30억원이 부담이 되진 않을 거란 관측. 한 야구 관계자는 "노시환이나 원태인을 영입할 여력이 있는 팀이라면 보상금 추가 지출은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약 총액과 보상금을 포함해 4년 기준 200억원 가까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원하는 팀은 데려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br><br>결국 선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꽃놀이패'를 손에 쥔 셈이다. 주도권은 철저히 선수 쪽으로 넘어갔다. 2026년 연봉은 연봉대로 챙기고, 다년계약 협상은 시즌을 치르며 이어가면 된다. 원소속 구단에서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면 그때는 계약하면 된다. 팀과 팬을 향한 애정, 충성심을 강조하며 이미지를 챙길 수도 있다. 설령 다년계약이 안 되더라도 FA 시장에 나가면 몸값은 예상치를 훨씬 웃돌 가능성이 크다.<br><br>심지어 국외 진출 시나리오도 있다. 송성문과 키움의 6년 120억원 계약은 메이저리그 진출로 파기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송성문의 조건은 최대 2200만달러(약 318억원), 원래 키움에서 받을 돈의 2.6배가 넘는다. 현재로선 노시환과 원태인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으나, <br><br>1년 전의 송성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크고 아름다운 꽃밭이 머릿속에 가득 찬 선수들에게 구단이 제시하는 어지간한 조건이 성에 찰 리 없다. 올겨울 비FA 다년계약 시도가 하나같이 '미수'에 그친 이유다. 구단들이 만든 거품이 이제 그들의 발등을 찍고 있다.<br><br></div> 관련자료 이전 "소속사 도움 없이 불가능..차은우·母법인, 연예활동 지원이 핵심" [스타이슈] 02-01 다음 체육회 “승부조작 및 국가대표 공정성 논란 엄중” 02-0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