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두 마디가 빨랐다… 이상호 ‘올림픽 최종 모의고사’ 만점 작성일 02-02 8 목록 <b>스노보드 월드컵 극적 우승</b><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2/02/0003956525_001_20260202005220810.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FIS 월드컵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의 골인 모습. 이상호(아래)와 롤란드 피슈날러의 격차가 ‘0.00′으로 표기됐으나 사진 판독 끝에 이상호가 미세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FIS</em></span><br> 눈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순간,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것은 ‘배추보이’ 이상호(31)의 손끝이었다. 8년 전 평창에서 한국 설상(雪上)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은)을 땄던 ‘배추보이’가 올림픽 직전 마지막 실전 무대에서 일을 냈다.<br><br>이상호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슬로베니아 로글라에서 열린 2025-2026 FIS(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 월드컵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작년 세계선수권 챔피언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꺾고 우승했다. 2024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따낸 FIS 월드컵 금메달이자 통산 네 번째 월드컵 정상 등극이다.<br><br>일대일 대결 방식으로 본선이 치러지는 평행대회전은 평행하게 설치된 기문(旗門)을 통과해 상대보다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하면 승리하는 종목이다. 이날 결승은 숨 막히는 명승부로 펼쳐졌다. 이상호의 상대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부터 2022 베이징까지 7차례 올림픽 무대를 밟은 베테랑 피슈날러. 46세 나이에도 올 시즌 평행대회전 랭킹 1위에 올라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예선 성적 역시 피슈날러가 1위, 이상호가 2위였다.<br><br>이상호는 출발이 다소 늦어 1구간에서 0.16초 뒤처졌다. 하지만 중반부 피슈날러가 주춤한 틈을 놓치지 않고 격차를 좁히며, 2구간에서는 0.14초 앞섰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둘 중 누가 먼저 들어왔는지는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웠다. 100분의 1초 단위로 표시한 기록지엔 ‘동시 골인’이었다. 결국 승부는 사진 판독(포토 피니시)으로 가려졌고, 이상호의 손끝이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피슈날러와 함께 들뜬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리던 이상호는 우승이 확정되자 두 팔을 번쩍 들고 포효했다.<br><br>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는 결승선을 통과할 때 보드가 아니라 선수의 신체 일부가 먼저 들어온 순간을 기준으로 순위를 판정한다. 두 선수는 마지막 순간 몸을 숙인 채 왼손을 쭉 뻗었고, 이상호의 왼손 끝이 피슈날러보다 먼저 라인을 넘었다. 두 선수의 차이는 채 한 뼘도 되지 않았고, 손가락 두 마디 정도였다. FIS는 이를 두고 “시즌 최고의 손끝 차이(fingertip finish)”라고 표현했다.<br><br>결승선에서의 순위 판정은 종목마다 차이가 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스케이트 날 끝이 기준이며, 스노보드 크로스는 ‘몸 또는 보드 중 먼저 들어오는 쪽’으로 순위를 가린다. 반면 평행대회전은 ‘보드를 고정한 채 선수가 통과한 신체의 가장 앞 지점’을 기준으로 삼는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2/02/0003956525_002_20260202005220871.jpg" alt="" /><em class="img_desc">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환호하는 이상호./FIS</em></span><br> 이상호는 경기 후 “이번 시즌은 개인적으로 최악에 가깝다고 느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우승을 해내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멋진 레이스를 만들어 준 피슈날러에게 감사하다”며 “덕분에 나도 100% 이상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초 왼쪽 손목 골절로 수술을 받은 이상호는 올 시즌 꾸준히 8강권에는 들었지만 시상대에는 좀처럼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직전 오스트리아 대회에서 4위로 반등의 조짐을 보였고, 일주일 만에 월드컵 우승으로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br><br>이상호의 아버지 이차원(60)씨는 “금메달을 딴 직후 바로 통화했는데, 상호가 ‘기량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스노보드를 시작한 이상호는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고랭지 배추밭 인근에서 자라며 스노보드를 탄 성장 배경 덕분에 ‘배추보이’란 별명을 얻었다. 2018 평창 은메달 이후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0.01초 차로 8강에서 탈락하며 5위에 머물렀다. 세 번째 올림픽 출전에서 한국 남자 선수단 주장을 맡아 ‘캡틴 코리아’가 된 그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현재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며 “배추보이가 아직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br><br>한편 이상호와 함께 이날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김상겸은 5위, 조완희는 26위를 기록했다. 세 선수는 8일 열리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메달에 도전한다.<br><br> 관련자료 이전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손찌검 02-02 다음 육상·사이클이 동계 올림픽에? 02-0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