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선수는 ‘작은 남성’이 아니다…여성의 몸을 위한 스포츠 시스템 절실[김세훈의 스포츠IN] 작성일 04-06 8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4/06/0001107958_001_20260406072617456.png" alt="" /><em class="img_desc">CHATGPT 생성 이미지</em></span><br><br>지난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4월6일은 유엔이 지정한 국제 스포츠 개발과 평화를 위한 날이다. 유엔은 이날을 스포츠를 통해 평화, 교육, 사회 통합의 가치를 확산하자는 취지로 제정했다. 유엔은 여성 스포츠와 성평등 확대 역시 중요한 의제로 포함했다.<br><br>여성 스포츠는 지난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오랜 문제가 남아 있다. 여성 선수의 몸과 삶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남성 중심으로 설계된 스포츠 시스템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br><br>1972년 미국에서 제정된 타이틀 IX(Title IX)는 여성에게 동등한 스포츠 기회를 보장한 역사적인 법이었다. 이 법 이후 여성의 스포츠 참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수많은 여성 선수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참여 기회의 확대가 곧바로 여성 맞춤형 스포츠 환경의 구축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br><br>지금도 스포츠 과학과 스포츠 의학 연구의 대부분은 남성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주요 스포츠과학 학술지에 실린 논문 가운데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6%에 불과했다. 남성 선수에게서 얻은 데이터를 여성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구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br><br>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여성 선수의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 여성 선수들은 사춘기, 생리 주기, 임신과 출산, 폐경 등 생애 단계마다 신체 조건이 크게 변한다. 그러나 많은 스포츠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거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br><br>대표적인 사례가 여성 선수 3요소 증후군(Female Athlete Triad)이다. 과도한 훈련과 영양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 결핍, 월경 장애, 골밀도 감소 등 세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스트레스 골절과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과거 많은 여성 선수들은 이를 단순히 ‘열심히 훈련한 결과’로 받아들이곤 했다.<br><br>이런 현상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잘못 고착된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여성 선수들은 종종 자신의 몸 상태를 말하기를 두려워한다. 부상을 이야기하면 출전 기회를 잃을까 걱정하고, 임신 계획을 밝히면 후원 계약이 끊길까 불안해한다. 스포츠 산업이 여성 선수의 삶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br><br>필요한 것은 여성 선수의 생리적 특성과 삶의 과정을 고려한 통합적 스포츠 의료와 연구 시스템이다. 사춘기부터 폐경 이후까지 이어지는 여성의 생애 주기를 기반으로 훈련, 영양, 부상 예방, 정신 건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스포츠 과학자, 의사, 영양 전문가, 심리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학제 간 협력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동시에 스포츠 기업과 의료기관, 재단, 정책 결정자들이 실질적인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여성 스포츠를 마케팅 수단으로 소비하는 데서 멈출 것이 아니라 연구와 의료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br><br>여성 스포츠는 이제 더 이상 주변 영역이 아니다. 참여 인구와 산업 규모 모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에 걸맞은 과학적 연구와 의료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여성 선수들은 여전히 남성 중심 스포츠 구조 속에서 자신의 몸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br><br>여러 연구에 따르면 여성 스포츠 참여는 학업 성취와 사회적 성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제로 포춘 500대 기업 여성 임원의 80%가 스포츠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최고경영진 여성의 94%가 스포츠 활동을 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 여성의 삶을 확장하는 사회적 자산이다.<br><br>여성 선수는 ‘작은 남성’이 아니다. 스포츠가 진정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영역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몸과 삶을 중심에 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제는 그 투자를 시작할 때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페굴라,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찰스턴오픈 단식 2년 연속 우승 04-06 다음 ‘방과후 태리쌤’ 진심에 울컥 04-0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