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브로콜리 강요하는 엄마, 그건 폭력이었을까 작성일 04-14 3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316] 제1회 미분류영화제 <브로콜리 괴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2dEEEWe4vR"> <p contents-hash="dcdaf73d1fed750bceb9805238685d704078d9c823f9585e0b133ea38056b747" dmcf-pid="VJDDDYd8WM"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contents-hash="d411bfbce761df20b3259fdb919c4689f99952557bb1ae2753105fa7df185387" dmcf-pid="fiwwwGJ6Cx" dmcf-ptype="general">취향이냐 혐오냐, 그것이 문제로다.</p> <p contents-hash="276ee32096006bbdb2f6980f7c1821df12412223473ac6c4774329a5ab649bd7" dmcf-pid="4nrrrHiPWQ" dmcf-ptype="general">편식은 그 역사가 뿌리 깊다. 내 최초의 편식은 언제부터였을까. 모유에서 분유로 갈아타며 잔뜩 찌푸린 표정과 평소보다 날카로운 울음으로 불호의 기색을 표했던 몇 개월짜리 시절일까. 김밥이란 조화로운 음식과 전혀 안 어울리는, 그러니까 오지게 자기주장 세고 굽힐 줄 모르는 당근과 오이란 녀석들을 손으로 끄집어내고 먹던 일고여덟 살 즈음일까. 여성스런 어머니의 주방과 도무지 안 어울리는 무지막지한 착즙기가 흘려내는 어두운 녹빛 액체를 받아들던 질풍노도의 시기 때였을까. 알코올과 함께라면 생전 처음 보는 온갖 음식을 마구 집어먹는 나이가 되고 보니, 가리지 말고 먹으라는 잔소리가 도리어 듣고 싶어지는 것만 같다.</p> <div contents-hash="685c35e71da10ac13a210141a756ec03be503d2d9fc0cd9d7312b12420a59d4e" dmcf-pid="8LmmmXnQTP" dmcf-ptype="general"> 편식의 역사란 정말이지 길고 질다. 초등학교 아이들도 단체급식이란 이름 아래 공통된 식사를 해야 하는 오늘이다. 영양사며 조리사는 어떻게든 오이며 당근이며 가지며 대체로 많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재료를 아이들이 무리 없이 받아들이게끔 수를 쓰고는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에도 선호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더욱 깊어지기도 한다. 취향이며 혐오가 흔히 그러하듯, 음식에 대한 선호 또한 흐려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d9bcd79d195d982df6fbebf6c4413ff318f12f87f5fc91f9fb74b46bb819fd8" dmcf-pid="6osssZLxC6"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14/ohmynews/20260414160745563nbns.jpg" data-org-width="1280" dmcf-mid="b8t77xYCy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4/ohmynews/20260414160745563nbn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브로콜리 괴물</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미분류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f4e28767917afbfe1f27dbcf2e8583aff92174de6245514daa3b228210c4ed3b" dmcf-pid="PgOOO5oMh8" dmcf-ptype="general"> <strong>편식해본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strong> </div> <p contents-hash="e74540d32dbb1ba72aa1e17881043a5321118fbe7623525e26c6edb156fe24d4" dmcf-pid="QAlll3jJT4" dmcf-ptype="general">편식, 그래 이건 편식에 대한 이야기다. 당근, 오이와 함께 어린이 편식 3대장이라 불리는 브로콜리에 대한 영화다. '몸에 좋은 것이 입에는 쓰다'란 격언을 몸소 증명하듯, 어린이들에게 악착같이 제 비호감적 맛을 증명하는 브로콜리를 의인화해 등장시킨다. 영화 <브로콜리 괴물> 이야기다.</p> <p contents-hash="7eebbd9a3944445606a617310b4b084e7a888ddd3b5e97ac6b8e46da637ad01f" dmcf-pid="xcSSS0Aihf" dmcf-ptype="general">제1회 미분류영화제 섹션1에 포함된 <브로콜리 괴물>은 신채영 감독의 신작이다. 세상에서 제일 먹기 싫은 음식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브로콜리를 말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여지 없이 브로콜리를 내민다. '편식하면 브로콜리 괴물이 잡아간다'는 흔한 협박에 움찔한 꼬맹이가 억지로 브로콜리를 입에 넣어보지만, 결국은 실패. 침만 잔뜩 묻은 브로콜리를 손에 쥔 아이의 표정이 그 도전과 실패에 어떤 무게가 담겼는지를 알게끔 한다.</p> <div contents-hash="843bc76af1971601c8d26af8cab6f8be9471dad3f047dd164be714f887e7e090" dmcf-pid="yu666NUZCV" dmcf-ptype="general"> <브로콜리 괴물>은 노골적이다. 제목 그대로 브로콜리를 괴물로써 아이 앞에 등장시킨다. 놀이공원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인형 속에 사람이 든 모습으로, 브로콜리 형상을 한 괴물이 아이 앞에 나타나는 것.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d6b7497caac5f892d14d0d1152fd5e924401d2fc923d80b910c532c4783a59c" dmcf-pid="W7PPPju5C2"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14/ohmynews/20260414160746867hyxa.jpg" data-org-width="1280" dmcf-mid="K1rll3jJv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4/ohmynews/20260414160746867hyx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브로콜리 괴물</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미분류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c359d68b8a77cdc456ac25bd1ce3ecbb05c99106a91b943e4bb96c630cc3e9c" dmcf-pid="YzQQQA71y9" dmcf-ptype="general"> <strong>대단한 기술, 정교한 논리 따윈 집어치워</strong> </div> <p contents-hash="6371c489d24b4bf3e3a3194bac8e437a42508708aa8395a748dad6e7bca84525" dmcf-pid="GqxxxcztvK" dmcf-ptype="general">뿐이 아니다. 인형에 더하여 사운드 채집부터 믹싱까지 죄다 실패한 듯 답답한 음향, 또 1990년대 홈비디오로 찍은 듯한 화질까지 더해진 영화는 도리어 그 덕분에 보기 드문 스타일을 강제로 획득한다. 브로콜리 괴물과 편식하는 아이의 믿기 힘든 경험을 그린 짤막한 영화가 그대로 그 시절의 컬트적 감성으로 무려 AI 시대의 복판을 지나는 2026년 영화제를 폭격하는 것이다.</p> <p contents-hash="27f36f4834b4a463a51d17dd34d1f4b0ebf359477235142b1a06b706ac3692e8" dmcf-pid="HBMMMkqFyb" dmcf-ptype="general">그렇다. 폭격이라는 말이 꼭 어울린다. <브로콜리 괴물>은 아이 앞에 나타난 브로콜리 괴물이 아이에게 브로콜리를 먹도록 강제하며, 아니 어쩌면 그조차 원하지 않는 듯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는 언어폭력의 향연이다. 미취학아동이거나 잘해봐야 초등학교 저학년 쯤으로 보이는 아이에겐 꽤나 과격한 언어와 욕설들도 중간중간 포함하여, 사람만한 브로콜리는 정말 괴물처럼 아이가 브로콜리를 먹어야 할 이유를 제시해간다.</p> <div contents-hash="1b5cf264bb163fd07bacf98fa972f56c163773be52bd3c87346fa998f3a4e155" dmcf-pid="XbRRREB3hB" dmcf-ptype="general"> 뭐 대단하고 정교한 논리는 아니다. 브로콜리가 영양이 많다거나 먹으면 건강해지고 무병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아이에게 먹힐 리 없다. 그런 게 먹혔다면 아이는 괴물과 조우하지도 않았을 테다. 그러니 괴물이 나온 거고, 괴물은 괴물답게 아이를 몰아가는 것이다. 논리 따위는 필요치 않다. 필요하다면 꼭 아이 수준의 논리만이 필요할 뿐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758a9f8c0ea31908cd7ad0bdf8580fe813f9849831c74dfeb74568cd3fedd0c" dmcf-pid="ZKeeeDb0W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14/ohmynews/20260414160748137zjoq.jpg" data-org-width="400" dmcf-mid="9DLLLOfzl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4/ohmynews/20260414160748137zjoq.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미분류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미분류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c4c1d9fe67797d90004939110713805c6ccb4ee314c481db9c8c105df82d214" dmcf-pid="5RcccTMVyz" dmcf-ptype="general"> <strong>너, 이래도 편식할 수 있어?</strong> </div> <p contents-hash="da88a68cf76d68dc9d608c7ea4b8960faaa25193cf4ecf1072f824e4ecee2dc3" dmcf-pid="1ekkkyRfC7" dmcf-ptype="general">너 때문에 핵전쟁이 난다고. 왜냐하면 지구 반대편엔 브로콜리조차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너는 편식을 해 어마어마한 음식물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서로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와 그를 극단적으로 뒷받침하는 영상들이 마구 섞여 도약하고 비약한다. 아이는 마침내 납득한다.</p> <p contents-hash="2170ef9b3381f0d05b0b87c54c5dc8a1a92c18f8d62276a46fabb6802d803e8d" dmcf-pid="tdEEEWe4yu" dmcf-ptype="general">조곤조곤 말하는 어머니의 잔소리도, 폭언이라 해도 좋을 언어를 섞어가며 온갖 거창한 이유를 들이대는 괴물의 압박도, 아이에겐 모두 다 폭력이며 억압이고 강박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영화 속 괴물과 아이의 대면이 현실인지 환상인지 가려내는 건 무용한 일이다.</p> <p contents-hash="5c979fc024b8e73294e231fcdcdfa83e4cb406916b7ecd411817b728e625f6eb" dmcf-pid="FJDDDYd8CU" dmcf-ptype="general">분명한 건 누구에게나 제 내면에 깔린 압력이 있으리란 것. 어머니든 세상이든 아무렇지 않게 들려준 이야기들이 강박이고 억압이 되어 도덕적이며 윤리적 기준점으로 무의식에 작용하고 있을 수가 있겠다. <브로콜리 괴물>은 그 극단적 형상화로, 그와 같은 힘이 그저 아이시절에만 머무르지 않는단 사실을 내보인다.</p> <p contents-hash="f4bd8da254748e27a3ec5cee6b20e57c76ce5f5f15e8e815cbbeeea4c16aa517" dmcf-pid="3iwwwGJ6Sp" dmcf-ptype="general">제1회 미분류영화제가 <브로콜리 괴물>을 첫 섹션에 선보인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는 세상 어떤 기준에서도 온전히 포획되고 구분되지 않는 독특함을 가졌다. 누군가는 미완이라고, 완성도가 떨어지고 덜 다듬어졌다고, 주제의식과 표현방식이 적절히 조응하지 않는다고, 아예 하고픈 말이 모호하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 반대편에 서서 보자면 영화는 저만의 방식으로 제가 하고픈 이야기를 어찌됐든 해내려 든다. 고작 편식으로, 그 작은 이야기가 결코 작지 않다면서. 나는 그런 태도가 작가에게 필요하다 여긴다.</p> <p contents-hash="58ed3a4934a351744490ea12f5e220cfbb2c2376204420279c88c0fdeb315d4c" dmcf-pid="0nrrrHiPv0" dmcf-ptype="general">편식하지 말자. 그건 몸에 해롭다. 식탁 위 음식 얘기만이 아니다. 영화 또한 마찬가지다.</p> <p contents-hash="5fadaf8fb2bbf2af2789e80be81ccbb83e1911c568d8ce693ec056cca101ff8b" dmcf-pid="pLmmmXnQC3"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goldstarsky@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KISIA, 협의체 운영 '의장 중심' 전환…현장 목소리 반영 확대 04-14 다음 '네이버 온리' 더 늘어난다...킬러 상품으로 단골 확보 04-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