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정성스레 구워준 조기 한 마리, 공포가 되는 순간 작성일 04-15 1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318] 제1회 미분류영화제 <생선뼈></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pfB6taevh"> <p contents-hash="dcdaf73d1fed750bceb9805238685d704078d9c823f9585e0b133ea38056b747" dmcf-pid="7U4bPFNdhC"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contents-hash="7fb2bfff4b6d430d57db386378f351dbea3f08b00a8f71046d83755b960e3893" dmcf-pid="zqQVRUkLSI" dmcf-ptype="general"><span>'눈이 팽팽 돈다.'</span></p> <p contents-hash="76d374ab7d2b48f6e2cf77f07930dc56a1cb4f5cacb818a18e3f36593141163b" dmcf-pid="qBxfeuEoyO" dmcf-ptype="general">사람이 낯선 땅에 설 때를 흔히 이렇게 표현한다. 낯선 지역의 풍광이며 사람과 사물 따위를 담기 벅차 눈이 여기저기 쏠리고 정신도 그러한 상황을 뜻한 말이다. 그저 표현만이 아니다. 여러 신경과학 연구는 낯선 환경에서보다 익숙한 환경에서 뇌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말하자면 절전모드다. 똑같은 속도로 거리를 걸어도 익숙한 환경에선 뇌의 활성도가 3할 가까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p> <div contents-hash="4670d72974afeddedab8df2dd9af31be6eecd3e99b310af30245f900b3d6ed83" dmcf-pid="BbM4d7DgSs" dmcf-ptype="general"> 내가 하려는 말은 이렇다. 사람은 익숙한 것을 마주하면 관심을 끈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기 위해 뇌 설계 자체가 그리 돼 있다. 감각과 이해 모두를 관장하는 뇌가 그리 작동하여 우리는 익숙한 것을 훨씬 적은 테이크로 찍어 감각한다. 별 특징 없이 지루하게 이해한다. 낯선 것은 그 반대다. 훨씬 많은 테이크로, 훨씬 높은 해상도로 감각하려 든다. 이런 방식이라면 아주 사소한 차이조차 부각된다. 더 생생히 감각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f56de314d9a30031f4251b645e94626acd8fe949be58794f8859e4cdfe1fb5a" dmcf-pid="bKR8Jzwahm"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15/ohmynews/20260415135726881epve.jpg" data-org-width="1280" dmcf-mid="0jnMg9IkC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ohmynews/20260415135726881epv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생선뼈</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미분류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b322ab9a695e2682598c49e3deff8c99146cbf53ff5a9df54571d20d96bb907" dmcf-pid="K9e6iqrNyr" dmcf-ptype="general"> <strong>낯설게 보이기, 그것만으로도</strong> </div> <p contents-hash="31b85af06e742cdb737a6835021359e88e4cf1df4d2bab9f2bff147e53ff17e5" dmcf-pid="92dPnBmjSw" dmcf-ptype="general">익숙하고 낯선 것을 감각과 이해의 주체인 우리가 의식적으로 정할 수가 없단 건 주지의 사실이다. 아무리 무얼 낯설게 보고 싶어도 의지만으로는 좀체 쉽지가 않다. 그럴 때는 연습이 필요하다. 십년을 만난 애인을 평소와는 달리 바라보는 일엔 수고가 따를 밖에.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관심을 두는 일이 필요하다. 조금 더 가까이 서서, 평소엔 보지 않던 곳을, 평소보다 더 지긋이 바라보는 게 효과적일 수 있겠다.</p> <p contents-hash="830784000d8d5b2f8032dd0658c8d20dba34df36605bb76e138d4619b81d4323" dmcf-pid="2VJQLbsAWD" dmcf-ptype="general">제1회 미분류영화제 첫 섹션에 소개된 <생선뼈>가 하는 시도가 바로 이것이다. 박주미 감독의 영화는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법한 평범한 장면을 다루지만, 어떤 가정에서도 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그를 포착한다. 영화의 도입은 아주 끔찍해 보이는 무엇이다. 이를테면 어느 죽어 있는 것의 사체, 젖어있고 부패하거나 불에 타 있는 구석도 보이는 육체를 찍은 듯한 이질적인 영상이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무엇이란 사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난다. 이 전환이 영화 초반을 장식한다.</p> <div contents-hash="714e6019dc5e453638aaa5c247905212a9792be0218bf4387f8a7825bed9b354" dmcf-pid="VfixoKOcvE" dmcf-ptype="general"> 바로 생선이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생선 중 하나인 조기를 구워낸 주부가 제 딸 앞에서 가시를 바르는 모습이다. 그저 그뿐인데, 영화는 그를 아주 가까이 확대하여 찍어내 보임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조기를 보며 가져본 적 없는 감상을 일으킨다. 우리의 눈이 사물을 감각하는 배율과는 완전히 다른 배율로써 그를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낯설게 하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더 많은 생각을 자유로이 뻗치도록 한다. 이게 대체 뭐지? 왜 이런 영상을 보이는 거지?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영화가 예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04c25fac32cff45e803ec398b50642951f61a3ec60aaeb244d0587d850a07ab" dmcf-pid="fmYlXEB3S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15/ohmynews/20260415135728142bbin.jpg" data-org-width="1280" dmcf-mid="pHWhHkqFW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ohmynews/20260415135728142bbin.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생선뼈</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미분류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8078799ae8c081263b8e03965f8c6cbafd0b043dbf6635e04c8350f81e89abf3" dmcf-pid="4sGSZDb0Sc" dmcf-ptype="general"> <strong>낯설고 익숙한 것 사이에서</strong> </div> <p contents-hash="ce05027d584ed7e37b421c8397ec0e0dc054e9df562d18507d52b2a0d9f0eba9" dmcf-pid="8OHv5wKpTA" dmcf-ptype="general">생선 가시를 바르는 엄마(조은주 분)의 모습 또한 낯설다. 교복을 입은 딸(정지현 분)도 어딘지 경직돼 있는 인상이다. 엄마는 마치 결벽증을 가진 사람마냥 필요 이상으로 주의 깊게 생선 가시를 바른다. 작은 가시 하나도 큰 해가 된다는 듯. 집게와 돋보기까지 동원했던가. 그녀가 그렇게 다 바른 생선 한 점을 딸에게 건네고, 딸이 그를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기까지가 하나하나 낯설다. 그로부터 다시 엄마는 딸에게 씹던 것을 뱉으라고 요구한다. 들어선 안 될 것이 들어갔다는 듯.</p> <p contents-hash="941922861502a4dcabec405d4add47d6ea04e31d9c097e25a033e479e89804d6" dmcf-pid="6IXT1r9Ulj" dmcf-ptype="general">영화는 아주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의 기묘한 결합이다. 생선과 오메가3를 포함한 영양제와 등교를 앞둔 모녀의 모습은 우리가 사는 세상 가운데서 그리 낯설지 않은 것들이다. 등교 전 엄마가 챙겨주는 아침밥과 영양제를 받아먹는 자식들이 이 세상엔 정말이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과정 하나하나가 박주미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과 맞물려선 모조리 낯설어 진다. 때로는 상황 때문에, 배율 때문에, 연기 때문에 그러하다. 적어도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p> <p contents-hash="3c6ecd7df346645d610795d3ef5e3d11fc2429802dd03fb5760dfc95b06e9903" dmcf-pid="PCZytm2uhN" dmcf-ptype="general">영화는 확장하고, 또 한 번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환한다. 그저 딸의 등교와 관련한 영화가 건강염려증이라거나 결벽, 또 불안과 같은 감각으로 이어진다. 영화가 줄곧 기대는 것은 낯설게 하기다. 통상적인 대중영화가 세련된 편집으로 보는 이의 사고가 들어설 공간을 제거하며 나아간다면 이 영화는 낯설게 하는 방식으로 사고를 깨운다. 우리가 흔히 자연스럽다고 말하는 연출이 얼마나 작위적인 방식으로 관객이 틈입할 공간을 메우는지를 돌아보자면 이 영화의 방식이 차라리 자연스럽고 너그럽다.</p> <div contents-hash="2b8a98f139e2c1811a731403112e0c2f75db657192d341d8d4f0173de47bd285" dmcf-pid="Qh5WFsV7ha" dmcf-ptype="general"> 제목인 '생선뼈'는 영화 가운데 실체와 환상, 그 사이를 오가며 등장한다. 가시가 아닌 뼈, 소품으로 구현한 생선뼈와 인간의 육체가 결합하는 순간이 마치 바디호러물의 수법을 보는 듯 불편한 쾌감을 던진다. 감독은 영화 상영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주인공인 엄마 입장에서의 미세한 불안을 그리고자 했다"며 "엄마의 불안이 형체화되는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고, 환상일까 현실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9c56142396f8f1eefe9004266299a54e77eb9965774968b3f12f46857c1e56c" dmcf-pid="xl1Y3Ofzhg"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15/ohmynews/20260415135729374etqe.jpg" data-org-width="400" dmcf-mid="UZ3XUh6bS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ohmynews/20260415135729374etq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미분류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미분류영화제</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a299440e07677786020d16ef59ff565d4be5fbc6294173d8fe152a7029cfa237" dmcf-pid="y8LRa2CESo"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goldstarsky@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장원영 언니·백하린은 잊어라…장다아, ‘살목지’ 첫 스크린 도전 [RE스타] 04-15 다음 비. '2026 위버스콘' 헌정 무대 오른다…3차 라인업 공개 04-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