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일까? 작성일 04-20 1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연극 <마우스피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4gZ05QYCud"> <p contents-hash="a202fe954a4dcabc86fcc6b2e8df91a80f2f1f653039333cccc97c37945871df" dmcf-pid="8a5p1xGh7e" dmcf-ptype="general">[한별 기자]</p> <p contents-hash="539c63b382540621baf9ef84146423def0fdc304ce0b179bc56a29bf3eae1b26" dmcf-pid="6N1UtMHlzR" dmcf-ptype="general">한물간 작가와 가난한 소년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지난 16일 관람한 연극 <마우스피스>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던 이들이 만나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었다. 한때 촉망받았지만 슬럼프를 겪고 있는 극작가 리비는 우연히 데클란을 만난다. 데클란의 그림에 영감을 받은 리비는 그와 가까워지고, 데클란이 들려준 가난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p> <p contents-hash="02ac8c66ff06e1ffc29aff0ddd2b9e7816f6c417344e730f779ee3beb78da0ad" dmcf-pid="PjtuFRXSFM" dmcf-ptype="general"><마우스피스>는 예술과 창작의 윤리, 가난과 이어지는 절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빈곤 프로노'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빈곤 포르노는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가난'을 소비 가능한 소재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비는 데클란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을 쓰지만, 그의 불행을 타자화함으로써 그의 인생을 전유한다.</p> <div contents-hash="1358045d02bb1afec1bef97481bfb7fdec8749ed82284120113633890c46e0cd" dmcf-pid="QAF73eZv3x" dmcf-ptype="general"> 리비와 데클란은 서로를 향해 말을 건네지만, 동시에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관찰자로 무대 너머 객석에 존재하던 사람들은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리비가 데클란의 삶을 모티브로 올린 첫 공연의 관객이 되어, 극 속 데클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되묻게 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9d63d88e01330e900ca35ee2ca17830ce2e512bd36ce3dcc17f326a1b5cfd51" dmcf-pid="xh962cqFu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04709044swis.jpg" data-org-width="1280" dmcf-mid="2NEZWVlwu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04709044swi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연극 <마우스피스> 무대인사</strong> 지난 16일 연극 <마우스피스> '첫관람 DAY' 이벤트 무대인사에서 리비 역의 김정(왼쪽)과 데클란 역의 문유강이 포토 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td> </tr> <tr> <td align="left">ⓒ 한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d98524836e3c10085f47aa592a2f2bdce6b2df79e6b030b80aefe0ce1126f99" dmcf-pid="y4sSOuDg0P" dmcf-ptype="general"> <strong>리비와 데클란, 서로 다른 결말을 향해</strong> </div> <p contents-hash="320112cae9f51ef718dc938b6935b931ea3aec05aad55585b7a8bb612f1e70ad" dmcf-pid="W8OvI7wa76" dmcf-ptype="general">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리비는 주로 무대 왼쪽 책상에서, 데클란은 오른쪽 침대 위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렇게 무대 위 동선에서조차 분리된 그들이 만나는 곳은 솔즈베리 언덕, 2층 무대에서다. 기울어진 구조는 언덕의 경사를 재현하는 장치인 동시에, 두 사람 사이의 비대칭적 관계를 시각화한다.</p> <p contents-hash="f1731ae064ffb9230aa3f604c321d18bd452f1096aea2165bd6b6d6f6f0f42cf" dmcf-pid="Y6ITCzrN38" dmcf-ptype="general">데클란은 리비에게 자신의 삶을 털어놓는다. 가난 속에서 방치된 환경, 폭력이 난무하는 집에서 어린 동생과 함께 그림을 그리던 시간, 그리고 다섯 살 때 목을 매 죽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까지. 그의 이야기는 겹겹이 쌓인다. 리비는 그 축적된 서사를 바탕으로 '마우스피스' 대본을 완성한다. 그는 대본을 데클란에게 보여주면서 이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을 전하려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데클란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 결국 목을 매는 결말에 이르자, 데클란은 분노한다.</p> <p contents-hash="2547ea208014ab587be7a346b3685dff40c62815fdf19c0c8eb60d211e949f95" dmcf-pid="GPCyhqmjp4" dmcf-ptype="general">이 시점에서 데클란의 분노는 설득력을 얻는다. 이야기 초반, 리비는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써왔는지, 그리고 지금은 왜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지를 털어놓는다. 데클란이 이미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였다면, 리비는 소외된 이후에야 데클란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 고백을 들은 데클란은 '미술관에 가보자'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예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리비에게 '이해받는다'는 감각을 느꼈을 것이다.</p> <div contents-hash="bcf118fc0507dfa245767b5bea26420ddf5834d22826a5e20c4d2d49b3106099" dmcf-pid="HQhWlBsA7f" dmcf-ptype="general"> 데클란은 늘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 동생을 돌보다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다 쫓겨나는 경험은 그를 사회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그런 그에게 리비는 예외적인 존재다. 동생을 제외하면 누구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던 세계에서 처음으로 다가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믿었던 리비가 선택한 결말 앞에서, 데클란은 진심으로 분노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5d66debf0ebf0e93740a1f0f13995626b9c0a324d26858fffa39346a8d69e15" dmcf-pid="XfmlsUEo3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04710406wqmo.jpg" data-org-width="1280" dmcf-mid="Vxfx4DKpz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04710406wqm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연극 <마우스피스> 연습사진</strong> 배우 김정이 <마우스피스> 연습에 임하고 있다. 배우 문유강은 무대인사를 통해 "김정 배우가 패스트 런 연습 과정에서 속도를 빠르게 올리면서도 본인의 계획대로, 하고 싶은대로 확실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탄했다"고 전했다.</td> </tr> <tr> <td align="left">ⓒ 연극열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f798248733c3217bed7e20819dce144480b01083009a0d9465524a61414da95" dmcf-pid="Z4sSOuDgu2" dmcf-ptype="general"> 한편, 리비 역시 데클란이 원하는 것을 이뤄줄 수 없는 입장에 놓여 있다. 그는 데클란과 육체적 관계를 맺을 수 없으며, 그를 밀어내면서까지 붙들어온 이야기를 포기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어른으로서, 작가로서 해야 할 일에 집중한 선택이다. 엄마의 비웃음과 동료들의 위선 속에서도 자리를 버텨온 리비에게 이는 피할 수 없는 방향이었을지도 모른다. </div> <p contents-hash="3f8ab73ff81f382bb2965288b8729b073fa087617bb71eb2fb0fb2d6cb8c56c5" dmcf-pid="58OvI7wap9" dmcf-ptype="general">그러나 노력에 언제나 좋은 결과가 따르는 것은 아니다.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 곧 해피엔딩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마우스피스'의 첫 공연을 올리는 날, 극장을 찾은 데클란은 더 큰 절망에 빠진다.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공연에서 그는 철저히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그의 등장에 리비 역시 당황하고, 흥분한 데클란의 난동으로 극장은 순식간에 무너진다.</p> <div contents-hash="6b6f273eff2d08a7d1891184eea933bd78533d6c432cc638cc704458497f2783" dmcf-pid="16ITCzrN7K" dmcf-ptype="general"> 리비와 데클란은 다른 결말을 내뱉는다. 결말은 공연 내내 따로 설명하더라도 같은 이야기를 해온 그들의 서술이 엇갈리는 시점이다. 누구의 결말이 '진짜 결말'인지 관객은 알 수 었다. 서로의 말이 교차되는 그 시점에서 무대는 혼란스럽게 남는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1f164b8e6d0717952d47e01a1b7936d9e25e2acf4f85828bcd7b879c9f6c301c" dmcf-pid="tPCyhqmjp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04711704btvu.jpg" data-org-width="1280" dmcf-mid="fjArc5gRU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04711704btvu.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연극 <마우스피스> 연습 사진</strong> 배우 문유강이 '데클란' 역할을 위해 연습하고 있다. 배우 김정은 "연습실에서의 문유강 배우를 보고 놀랍도록 성실하고 대단한 배우다"라고 생각했다고 무대 인사에서 밝혔다.</td> </tr> <tr> <td align="left">ⓒ 연극열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d98529dd9ca7297068a1d57a1c5187ebc08cfb71a5060cc10ef2d00d39deb9c" dmcf-pid="FQhWlBsAzB" dmcf-ptype="general"> <strong>지금 우리의 '공감 기계'는 어디에 있는가</strong> </div> <p contents-hash="57ba6c06a8467160a147f2ee4eccb7e170386bb83b022b551acc205d10ff0c68" dmcf-pid="3xlYSbOc3q" dmcf-ptype="general">결말의 배경인 극장은 공연에서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리비는 데클란에게 극장을 '거대한 공감 기계'라고 설명한다.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관객이 동일한 호흡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곳이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ca4e6ca2e19f2e843bbc4151bed2fb61ebe7d7b3517003abd4405d7ea3002166" dmcf-pid="0MSGvKIk3z" dmcf-ptype="general">그러나 극장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관객은 티켓을 구매해야 입장할 수 있고, 지불한 금액에 따라 서로 다른 자리에 앉는다. '마우스피스'의 실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데클란조차 티켓 데스크 직원의 선의에 기대어 겨우 객석 구석에 머문다.</p> <p contents-hash="5c54bfbca6458b952d315b3526bb2f97028d9fd327071f3ae08669afccc63836" dmcf-pid="pBcmk1aep7" dmcf-ptype="general">그렇게 '마우스피스'는 불평등을 드러낸다. 가난을 재현하는 예술이 타자화를 통해 어떤 문제를 낳는지 직시한다.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고, 공연 역시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p> <p contents-hash="548b80dd159f944d8dc1b6bbb80bb6ee5ac163656ec50d48ce8f7a5e8c93bef6" dmcf-pid="UbksEtNd0u" dmcf-ptype="general">이런 불평등은 작품의 배경인 영국 에든버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일 수십 개의 공연이 동시에 올라가는 서울 혜화동 역시 마찬가지다. 중·소극장들은 다양한 사회적 격차를 다루지만, 정작 현실의 사회적 약자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p> <p contents-hash="f6adf2583d004c8bf08d2df0ae23e6eda15c062162b082c3a06e8c01afe18815" dmcf-pid="uKEODFjJzU" dmcf-ptype="general">일정 수준 이상의 티켓 가격은 진입 장벽이 되고, 협소한 좌석 구조는 이동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배리어프리 환경보다 외국어 자막이 우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화재 경보가 울려도 제대로 된 대피 안내가 이뤄지지 않는 공간에서, 과연 모두가 평등한 관객일 수 있을까.</p> <p contents-hash="d175405d4e144b66f3facee729bfa50981a131fd7cb8145cecb81e5d4b7f5a6b" dmcf-pid="79DIw3Ai7p" dmcf-ptype="general">연극을 완성하는 것은 창작진만이 아니다. 그 안에는 이야기를 제공하는 존재가 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객이 있다. "모두 다 괜찮아질 거야"라는 문장을 믿었던 데클란처럼 <마우스피스>를 통해 모두를 위한 극장을 상상해 본다. 타자화 없이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때, 극장은 비로소 '거대한 공감의 기계'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p> <p contents-hash="9aa97d23ef754a644f825147150e4bce1615b4779731685b82b6b16048a91604" dmcf-pid="z2wCr0cnz0"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https://blog.naver.com/burn_like_a_star에도 실립니다. 필자 블로그와 인스타그램(@a.star_see)에 취재 후기와 함께 공유됩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반전 2위 예원, 우승 후보 등극…'베팅온팩트' 시청자수 4주 연속 최고 기록 04-20 다음 ‘컴백 디데이’ 이븐, 첫 싱글 ‘뱉어’ 기대포인트 셋 04-2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