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광고판을 달고 질주하는 느낌”…‘스테로이드 올림픽’은 곧 사라질 것 작성일 05-27 29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5/27/0001117518_001_20260527071311597.jpg" alt="" /><em class="img_desc">보디 산타비가 지난 2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월드에서 열린 인핸스드 게임 역도 데드리프트 종목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금지약물 사용을 허용한 인핸스드 게임은 ‘스테로이드 올림픽’이라는 논란 속에 처음 개최됐다. AFP</em></span><br><br>금지약물 사용을 전면 허용한 스포츠 대회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이 첫 대회를 마친 가운데, 현장을 취재한 영국 가디언 기자가 “2031년 이전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동시에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br><br>가디언의 숀 잉글 기자는 26일 칼럼에서 “주최 측은 세계기록이 쏟아질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스포츠보다 약물과 상업 논리가 중심이 된 행사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br><br>실제 대회에서는 단 하나의 비공식 세계기록만 나왔다. 여자 100m에서는 도핑을 하지 않은 선수인 트리스탄 에블린이 11초26으로 우승했다. 이는 2024 파리올림픽 기준으로도 결승 경쟁과는 거리가 있는 기록이다. 다만 잉글은 인핸스드 게임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대회 의장인 크리스티안 앙게르마이어와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내년에는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참가와 레전드 부문 신설까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br><br>대회가 선수들에게 제시하는 상금 규모도 강력한 유인 요소다. 미국 수영 선수 헌터 암스트롱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참가해도 25만달러를 받았다. 이는 세계수영선수권 금메달 상금의 12배가 넘는 수준이다. 잉글은 현장 분위기에 대해 “마치 바빌론 속 청교도가 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약물 ‘프로토콜’을 이야기하고, 경기보다 신체 변화와 약물 효과 자체를 홍보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대회 연출과 경기장 구성 자체는 완성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육상 트랙과 수영장, 역도 플랫폼을 한 공간에 배치한 점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br><br>잉글은 특히 인핸스드 게임이 단순 스포츠 이벤트라기보다 사실상 약물·호르몬 시장 확대를 위한 플랫폼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로이 목마처럼 몰래 약물을 파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테스토스테론 광고판을 달고 질주하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br><br>주최 측은 실제로 노화 방지와 신체 능력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앙게르마이어는 미국 수영 선수 메건 로마노가 35세 나이에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한 사례를 두고 “의학적 강화의 힘”이라고 평가했다.<br><br>또 영국 수영 선수 에밀리 바클레이가 큰 국제 성과 없이도 대회에서 37만5000달러를 벌어들인 사례를 “과학이 만든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소개했다.<br><br>그럼에도 잉글은 장기적으로 인핸스드 게임이 스포츠로서 지속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운영진은 똑똑하고 자본도 많지만 스포츠 자체를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라이벌 관계와 서사, 전통, 감정 같은 스포츠 본질보다 주가와 약물 판매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br><br>실제로 대회 관련 기업 주가는 최근 하루 만에 약 40%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잉글은 “동독 스포츠 시스템이나 1990~2000년대 EPO 남용 사례처럼 스포츠에서 약물이 정상화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라며 “내 예상이 틀리길 바라지만, 인핸스드 게임은 결국 주변부 시장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메모리 반도체의 귀환…마이크론 시총 첫 1조달러 돌파 05-27 다음 [인터뷰] ‘허수아비’ 박해수 “‘살인의 추억’ 송강호 참고했다” 05-2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