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시너도 없고, 알카라스도 없고…39세 조코비치, 파리에서 다시 열린 '마지막 기회' 작성일 05-29 43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빅2 동반 실종으로 활짝 열린 롤랑가로스 정상 가는 길<br>- "신선함이 가장 중요하다"…조코비치가 말한 39세의 생존 조건<br>- 우승하면 메이저 25승, 남녀 통틀어 사상 최다 단독 기록</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5/29/0000013359_001_20260529110512223.png" alt="" /><em class="img_desc">알카라스, 시너가 사라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야심을 드러낸 조코비치. SI 캡처</em></span></div><br><br>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올해 롤랑가로스는 야닉 시너의 무대처럼 보였습니다. 최근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로마를 휩쓴 세계 1위였습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손목 부상으로 빠졌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시너 독주 분위기였습니다.<br><br>그런데 파리의 판이 순식간에 뒤집혔습니다.<br><br>  알카라스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시너는 예상 밖 충격 탈락을 당했습니다. 그것도 폭염 속에서 어지럼증과 에너지 저하 증세를 보이며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선은 다시 노박 조코비치에게 향하고 있습니다.<br><br>"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일까."<br><br>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br><br>"건강하고 신선함(freshness)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언제나 아주 좋은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br><br>"나는 코트에 서면 늘 스스로를 믿는다."<br><br>조코비치가 반복해서 말한 단어는 기술도, 전술도 아닌 '신선함'이었습니다. 조코비치가 말한 신선함은 단순한 휴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부상과 피로에서 벗어난 몸 상태, 그리고 대회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살아날 수 있는 회복 능력까지 포함한 개념입니다. 마흔을 눈앞에 둔 그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 자신의 가장 큰 상대는 네트 건너편 선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5/29/0000013359_002_20260529110512286.png" alt="" /><em class="img_desc">경기 도중 얼음주머니로 더위를 식히는 조코비치. </em></span></div><br><br>실제로 올해 롤랑가로스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치솟았고 선수들은 어지럼증과 경련을 호소했습니다. 야쿱 멘시크는 경기 후 휠체어에 실려 나갔고, 조코비치는 "왜 명확한 히트 룰(heat rule)이 없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br><br>아이러니하게도 대진은 조코비치 쪽으로 열렸습니다. 시너가 사라졌고 알카라스는 없습니다. 대회 전 가장 강력한 두 우승 후보였습니다. 유럽 언론에서는 벌써 "조코비치의 25번째 메이저를 위한 최고의 기회"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br><br>기록의 의미도 큽니다. 조코비치가 이번 롤랑가로스에서 우승하면 통산 25번째 그랜드슬램 정상에 오릅니다. 현재 마거릿 코트와 함께 보유한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을 넘어, 남녀를 통틀어 테니스 역사상 단독 최다 메이저 우승자가 됩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통산 4번째 우승입니다. 30대 후반을 넘어선 나이에 클레이코트 메이저를 다시 제패한다면, 조코비치의 '역대 최고(GOAT)' 논쟁은 사실상 더 단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br><br>하지만 그래서 더 어렵습니다.<br><br>조코비치의 다음 상대는 브라질의 19세 신성 주앙 폰세카입니다. 젊고 강하며 무엇보다 체력이 넘칩니다. 최근 투어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선수 중 하나입니다.<br><br>그 뒤에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 진출자인 알렉산더 즈베레프, 그리고 롤랑가로스 결승에 두 차례 올랐던 카스페르 루드 같은 클레이 강자들이 기다릴 가능성이 큽니다. 긴 랠리와 체력전을 강요하는 상대들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5/29/0000013359_003_20260529110512357.png" alt="" /><em class="img_desc">적절한 체력 안배가 중요한 열쇠로 떠오른 조코비치.</em></span></div><br><br>조코비치는 여전히 영리합니다. 큰 경기 운영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은 누구보다 뛰어납니다. 그러나 올해 파리에서는 그 경험마저도 더위와 나이를 이겨야만 의미가 있습니다.<br><br>최근 미국의 전 세계 1위 앤디 로딕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로딕은 조코비치의 이번 롤랑가로스 초반 경기를 보며 "지금 조코비치는 커리어 후반기의 세리나 윌리엄스와 비슷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습니다. 투어 대회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던 시절이 아니라, 메이저 대회 안에서 스스로 경기 감각과 몸 상태를 만들어가는 선수라는 의미입니다. 로딕은 "대부분 선수들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이라며 여전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br><br>지금 롤랑가로스는 묘한 분위기입니다. 시너 시대를 선언하는 무대가 될 것 같던 대회는 어느새 조코비치의 마지막 반격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br><br>시너는 사라졌고 알카라스는 없습니다. 대진표는 열렸습니다. 하지만 열렸다는 것이 곧 쉬워졌다는 뜻은 아닙니다.<br><br>우승하면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초의 메이저 25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br><br>하지만 파리의 태양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br><br>39세의 조코비치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상대는 어쩌면 폰세카도, 즈베레프도 아닐지 모릅니다. 하루를 버티고, 또 하루를 회복해야 하는 자신의 몸일 수 있습니다.<br><br>그래서 이번 롤랑가로스는 단순한 우승 도전이 아닙니다.<br><br>조코비치가 시간과 나이를 상대로 벌이는 마지막 위대한 승부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또 그랜드슬램 무산’ 세계 1위 시너, 프랑스오픈 2R 조기 탈락…“몸이 무너진 느낌” 05-29 다음 [AI 고속도로] 델, AI 서버 호황에 '어닝 서프라이즈'…시간외 주가 38%↑ 05-2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