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기권으로 얻은 첫 메이저 결승 티켓, 1만5000명 입장권은 환불됐다 작성일 06-06 3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아르날디, 바이러스 증세로 롤랑가로스 남자 단식 준결승 직전 기권<br>• 코볼리, 코트에 서지 않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br>•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 약 1만5000석…조직위는 야간 세션 전액 환불 방침<br>• 일반 티켓 추정가 90~195유로, 팬들은 돈보다 '사라진 경기'를 아쉬워했다</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06/0000013435_001_20260606091018507.jpg" alt="" /><em class="img_desc">플라비오 코볼리(이탈리아)가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은 코트 위 승리가 아니라 상대의 경기 직전 기권으로 결정됐다. 롤랑가로스 페이스북</em></span></div><br><br>경기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승 진출자는 정해졌습니다.<br><br>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벌어진 보기 드문 장면입니다. 플라비오 코볼리(이탈리아)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테오 아르날디(이탈리아)와의 남자 단식 준결승을 치르지 않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아르날디가 바이러스 증세로 경기 직전 기권했기 때문입니다. 아르날디는 전날 밤부터 구토 증세를 보였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으며, 음식과 물을 섭취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고 전해졌습니다.<br><br>  테니스에서 기권승은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대가 그랜드슬램 준결승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도 두 이탈리아 선수가 메이저 남자 단식 4강에서 맞붙는 특별한 경기였습니다. 관중은 이탈리아 테니스의 새 역사를 보러 왔고, 중계진은 결승 진출자를 가릴 밤 경기를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코트가 아니라 기자회견장에 먼저 앉았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06/0000013435_002_20260606091018566.png" alt="" /><em class="img_desc">프랑스오픈 남자단식을 기권한 아르날디, ATP 홈페이지</em></span></div><br><br>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대목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 입장권은 어떻게 됐을까?"<br><br>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는 롤랑가로스의 센터코트입니다. 대회 공식 경기장 소개에 따르면 이 코트는 약 1만5000석 규모입니다. 2020년 리노베이션을 거쳐 개폐식 지붕까지 갖춘 롤랑가로스의 상징 같은 무대입니다. <br><br>  그런데 이날 밤 그 1만5000석 규모의 무대에서 예정됐던 경기는 시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원회가 해당 야간 세션 입장권 환불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가디언과 영국 매체들도 야간 세션 관중들이 환불 대상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br><br>표값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2026년 프랑스오픈 입장권 가격을 집계한 자료 기준으로 해당 남자 단식 준결승 세션 일반 입장권은 좌석 등급에 따라 90유로에서 195유로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약 14만~31만 원대입니다. 1만5000석이 모두 판매됐다고 가정하면 환불 대상 금액은 단순 계산으로 135만~292만5000유로, 약 21억~47억 원 규모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환불 총액은 좌석 등급별 판매 비중, 초청권, 패키지 티켓, 프리미엄 좌석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br><br>  돈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라진 경기는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롤랑가로스의 밤,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펼쳐질 예정이던 메이저 준결승은 그렇게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환불은 행정적으로는 깔끔한 처리였지만, 팬들에게는 "내가 보러 온 순간"을 잃어버린 밤이었습니다.<br><br>  코볼리에게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결승행이었습니다. 그는 아르날디가 자신에게 기권 사실을 전했을 때 "거의 울 뻔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이 경기를 할 준비가 돼 있었다. 우리가 축하할 수 있는 건 톱10 진입 정도뿐"이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코볼리는 이번 결승 진출로 생애 처음 그랜드슬램 결승 무대를 밟게 됐고, 다음 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처음으로 톱10 진입도 확정했습니다. <br><br>  코볼리의 결승 진출은 기록으로는 분명한 쾌거입니다. 하지만 그 길은 승리의 포효와 매치포인트가 아니라, 친구의 바이러스와 기자회견장의 침묵을 지나 열렸습니다. 그는 결승에 올랐지만 준결승에서는 한 포인트도 치지 않았습니다. 코트 위에서 따낸 티켓이 아니었기에, 결승 무대에서 증명해야 할 부담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06/0000013435_003_20260606091018628.jpg" alt="" /><em class="img_desc">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을 다투게 된 코볼리와 즈베레프. 롤랑가로스 페이스북</em></span></div><br><br>결승 상대는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입니다. 즈베레프는 야쿠프 멘시크를 3-1(7-5, 6-2, 3-6, 6-3)로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그는 2020년 US오픈, 2024년 프랑스오픈, 2025년 호주오픈 결승에서 모두 패했습니다. 이번이 네 번째 메이저 결승 도전입니다. <br><br>  정상적인 흐름이었다면 결승의 주제는 "즈베레프의 첫 메이저 우승 도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 결승에는 또 하나의 질문이 붙었습니다. 코볼리는 과연 코트에서 결승 진출자다운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준결승을 치르지 않은 휴식은 장점일 수도 있지만, 경기 감각을 잃는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생애 첫 메이저 결승을 앞두고, 승리의 기억 대신 친구의 기권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안고 코트에 서게 됐습니다.<br><br>  메이저 대회는 늘 극적인 장면을 원합니다. 하지만 이번 프랑스오픈 남자 준결승의 드라마는 너무 이상한 방식으로 찾아왔습니다. 한 선수는 아파서 뛰지 못했고, 한 선수는 뛰지 않고 결승에 갔습니다. 관중은 환불을 받았지만 경기는 보지 못했습니다.<br><br>  그래서 코볼리의 첫 메이저 결승은 오래 기억될지 모릅니다. 그가 결승에서 이기든 지든, 시작부터 평범한 결승 진출자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기권으로 얻은 첫 메이저 결승 티켓. 이제 남은 건 코트 위에서 그 티켓의 무게를 증명하는 일입니다.<br><br>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세계 114위→프랑스오픈 결승...숙박비 걱정하던 흐발린스카의 인생 역전 06-06 다음 [ZD e게임] 위메이드커넥트 '메이크 드라마: MAD', 눈치 볼 것 없는 '매운맛' 남성향 06-0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