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세영 폭탄 발언' 배드민턴協 수사? 무혐의로 불송치…문체부, 무리한 고발이었나 작성일 06-11 9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9/2026/06/11/0004156546_001_20260611050231038.jpg" alt="" /><em class="img_desc">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 2024.8.5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JI 황진환 기자</em></span><br>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삼성생명)의 폭탄 발언에 대한배드민턴협회를 경찰에 고발했던 문화체육관광부. 그러나 협회 관계자들을 수사한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실이 밝혀져 문체부가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br><br>서울송파경찰서는 지난해 12월 16일 문체부가 의뢰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리고 이를 김택규 전 대한배드민턴협회장 등에 통보했다. 2024년 10월 30일 접수된 사건으로 1년여 수사 끝에 경찰은 "증거 부족 또는 법률상 범죄가 성립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br><br>문체부는 2024년 10월 31일 협회에 대한 사무 검사 및 보조 사업 수행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부 지원 사업과 관련해 김 전 회장 등 협회 임직원들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협회가 2023년 정부 지원 사업으로 셔틀콕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따로 구두 계약을 통해 약 1억5000만 원 규모의 후원 물품을 받고, 문체부에 알리는 등 공식 절차 없이 지역에 임의로 배분했다는 것이다.<br><br>또 문체부는 보조금법 위반 후속 조치로 2023년 받은 이른바 '페이백' 후원 물품 약 1억5000만 원에 대한 반환을 명령하고, 제재 부가금 약 4억50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협회는 지난해 12월 문체부에 이자를 포함해 약 6억2000만 원을 반환했다.<br><br>하지만 경찰은 보조금법 위반에 대해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따로 받은 후원 물품은 정부의 보조금에 따른 수익금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경찰은 "협회는 문체부의 보조 사업(승강제 및 아이 리그)을 수행하기 전부터 요넥스로부터 후원 물품을 지급받았다"면서 "이는 협회와 요넥스가 체결한 부속 합의에 따른 현물 지원의 개념으로 보조 사업 때문에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9/2026/06/11/0004156546_002_20260611050231075.jpg" alt="" /><em class="img_desc">김택규 전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024년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답변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em></span><br>협회가 후원 물품을 임의로 지역에 배분했다는 점도 인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의자 김택규는 방문하는 지역에서 물품들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면 그때마다 배부했다고 진술하고, 이는 실무자들의 진술과 일치한다"면서 "김택규를 포함한 피의자들이 임의적 내지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br><br>문체부조차 후원 물품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부각됐다. 경찰은 "문체부 장관은 보조금법에 따라 중요 재산의 현황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항상 공시해야 하는데 이런 사실이 없다"면서 "해당 후원 물품을 중요 재산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짚었다.<br><br>경찰은 배임죄에 대해서도 "후원 물품이 각 시도협회 및 생활 체육 관계자들에게 지급돼 협회에 재산상 손해를 야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어 "협회가 후원 물품을 수익금이 아닌 자기 부담금으로 판단한 만큼 지급 내역을 보조 사업 실적 보고서를 통해 보고할 의무가 없다"면서 "피의자들의 범죄가 인정되지 않아 혐의 없어 불송치한다"고 전했다.<br><br>다소 허무하게 수사가 종결된 가운데 문체부가 무리하게 수사를 의뢰했다가 애꿎은 피해자가 나온 모양새다. 문체부는 사무 검사 결과 발표 당시 김 전 회장에 대한 해임과 협회 사무처장 A씨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 징계를 결정했고, 재심 끝에 2개월이 확정돼 지난해 7~8월 정직 조치가 이뤄졌다.<br><br>하지만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 만큼 A씨는 다소 억울한 징계를 당한 꼴이 됐다. A씨는 경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김동문 현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2월부터 업무에서 배제됐고, 정직 2개월 징계 뒤에는 사무처장에서 팀장으로 강등됐고, 최근 협회 본부장으로 이동했다.<br><br>보조 사업을 수행하다 수사 대상에 오른 계약직 직원들도 이번 사태로 협회를 떠나게 됐다. 협회 관계자는 "계약직이었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최대 2년까지 일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2월부터 7월 사이 모두 그만두게 됐다"고 귀띔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9/2026/06/11/0004156546_003_20260611050231121.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해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김동문 회장. 연합뉴스 </em></span><br>김 전 회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월 협회장 선거에 나선 김 전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재선에 도전했지만 일련의 사태 여파 속에 고배를 마셨다.<br><br>선거 전부터 김 전 회장은 후보 박탈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당시 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김 전 회장의 후보 박탈에 대해 "공금 횡령 및 배임 등으로 입건되었고, 보조금법 위반으로 협회에 환수금 처분을 받게 하고, 문체부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이유를 밝혔다.<br><br>하지만 당시 선거위는 위원장을 비롯해 3명이나 정당인인 무자격자로 밝혀져 중도 사퇴할 만큼 엉망으로 운영됐다. 후보 등록조차 하지 못했던 김 전 회장은 "경찰 수사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고 선거위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뒤늦게 법원 판결로 후보 자격을 얻어 출마할 수 있었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선거 운동일과 기호 추첨 배제 등 불리한 조건 속에 21표 차로 김동문 회장에 밀렸다.<br><br>문체부의 수사 의뢰가 아니었다면 협회장 선거는 모든 후보에게 공평하게 진행됐을 터였다. 그러나 무리한 문체부의 행정에 협회장 선거는 초유의 선거운영위원장 사퇴 등 파행으로 흘렀다. 파리올림픽의 영광이 종목 발전으로 이어져야 할 좋은 기회가 배드민턴계의 반목으로 얼룩진 결과로 이어졌다.<br><br>체육계 일각에서는 당시 문체부 유인촌 장관과 이기흥 대한육회장의 심각한 갈등이 배드민턴협회로 번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당초 안세영은 훈련에서 단식과 복식 선수를 구분하지 않는 등 대표팀의 운영 문제를 지적한 것이었지 협회의 정부 지원 사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이었다"면서 "문체부가 체육회장 3선에 나선 이 전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같은 라인으로 분류되는 김 전 회장에 대해 강하게 조치를 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9/2026/06/11/0004156546_004_20260611050231160.jpg" alt="" /><em class="img_desc">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4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em></span><br>또 당시 정권이 낮은 지지율과 비판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대한축구협회와 배드민턴협회 등 체육 단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에 이어 지난 2024년 11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몽규 회장,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 정지 이상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br><br>체육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수사 의뢰 등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축구, 배드민턴협회를 압박해 이른바 마녀 사냥의 희생양을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김 전 회장의 후원 물품에 대한 자료가 배포돼 이른바 '페이백'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의 기사가 쏟아지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기도 했다. <br><br>김택규 전 회장은 "경찰의 혐의 없음 불송치 결정으로 문체부가 무리하게 수사를 의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협회장을 하면서 개인 돈을 썼으면 썼지 횡령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문체부 발표에 의해 다른 주머니를 찬 나쁜 사람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 여파로 불리한 조건 속에 회장 선거를 치러야 했고,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개인 사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무혐의 발표가 나왔지만 명예 회복을 위한 법적 조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br><br>하지만 문체부는 행정적으로 협회에 문제가 있어 경찰 수사 의뢰는 당연히 진행했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문체부 조사 단장이었던 이정우 전 문체부 체육국장은 "법적으로는 처벌이 되지 않았지만 행정적인 처분과는 요건이 다른 사안"이라면서 "죄가 없다는 게 아니고 형사적으로 처벌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9/2026/06/11/0004156546_005_20260611050231198.jpg" alt="" /><em class="img_desc">이정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2024년 10월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사무 검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em></span><br>이 전 국장은 또 "행정적으로 위반한 게 있어 형사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경찰 수사 발표 전문을 보진 못했지만 형사 처벌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행정적 처분이 잘못됐다고 하는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된 체육회장 선거 등의 목적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br><br>협회는 경찰 발표에 따라 문체부에 납부한 후원 물품 비용 및 과태료 반환을 위한 행정 심판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경찰 조사 중임에도 문체부에 약 6억2000만 원을 납부한 것은 올해 승강제 및 아이 리그 사업에 대한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였다"면서 "납부하지 않았다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br><br>문체부는 "당시 협회에 대한 보조 사업 점검 결과 후원 물품 임의 배분은 행정 조치뿐 아니라 수사 조치 검토도 필요하다 판단해 경찰에 의뢰를 병행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협회가 청구한 행정 심판 소송 결과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br><br>하지만 형사적 처벌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문체부가 무리하게 수사를 의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체육계에서 당시 안세영의 작심 발언으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문체부가 보여주기 식으로 경찰에 고발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br><br>문체부 관계자는 "형사적 처벌을 받지는 않았지만 행정적으로는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찰 무혐의 결정으로 억울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행정적인 부분에서 잘못이 있었기에 회장에 대한 해임과 사무처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br><br> 관련자료 이전 3년 만의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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