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1001일의 방황 끝낸 김주형, 70여 일 뒤 '나고야 금메달' 겨눈다 작성일 07-14 35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정상…오랜 슬럼프 탈출<br>US오픈 3위 이어 우승, 마지막 날 무너지지 않은 성장<br>대표팀은 가스가이CC 답사…김주형은 디오픈 출전<br>아시안게임 금메달 걸린 병역 특례, 선수 인생 좌우할 가을</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14/0000013740_001_20260714111310669.png" alt="" /><em class="img_desc">김주형(오른쪽)이 2026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 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과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뒤에는 우승 부상으로 받은 GV60 마그마가 전시돼 있다. 제네시스 제공</em></span></div><br><br>1001일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김주형(24)에게 이번 우승은 오랜 갈증을 풀었다는 의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br><br>흔들리던 스윙과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신호이자,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가장 절묘한 순간에 찾아온 부활입니다.<br><br>김주형은 13일 스코틀랜드 노스베릭 르네상스클럽에서 끝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 64타를 쳤습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호주 교포 이민우를 2타 차로 제쳤습니다.<br><br>2023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후 1001일 만의 우승이자 PGA 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입니다. 김주형은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고, 상금 157만 5000달러와 GV60 마그마를 부상으로 받았습니다.<br><br>하지만 우승 뒤 더 눈길을 끈 말은 '험블 파이'(humble pie)를 많이 먹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했다는 뜻입니다. 이번 우승까지 그가 지나온 시간을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입니다.<br><br>■ 천재라 불렸던 속도만큼 빠르게 찾아온 시련<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14/0000013740_002_20260714111310774.png" alt="" /><em class="img_desc">오랜 침묵을 깨고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em></span></div><br><br>김주형은 스무 살에 PGA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하며 타이거 우즈보다 빠른 속도로 승수를 쌓았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세계 1위가 될 재목이라는 평가도 뒤따랐습니다.<br><br>그러나 골프는 재능만 확인하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실패를 어떻게 견디는지도 묻습니다.<br><br>퍼팅이 흔들렸고 페덱스컵 순위는 단 한 계단 차이로 기준선 밑으로 밀려났습니다. 시그니처 대회와 메이저 대회 출전 기회가 줄었습니다. 절친한 스코티 셰플러가 세계 최강자로 올라서는 동안 김주형은 우승 경쟁에서 번번이 마지막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br><br>지난달 US오픈도 출전권이 없어 예선전을 거쳐야 했습니다. 당시 그의 연습을 지켜본 세계적인 스윙 코치 션 폴리는 "톰은 골프에 영혼을 쏟아붓고 있다. 투어 생활 20년 동안 저 정도의 집념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톰은 김주형의 영어 이름입니다.<br><br>메이저 출전권을 되찾고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보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쏟은 노력은 US오픈 단독 3위로 먼저 모습을 드러냈고 스코틀랜드 우승으로 이어졌습니다.<br><br>■ 결혼과 새 코치, 다시 찾은 '무너지지 않는 힘'<br><br>대회 기간 스코틀랜드 현지를 방문한 장세훈 대한골프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은 김주형의 변화를 '버티는 힘'에서 찾았습니다.<br><br>"US오픈 때부터 뭔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무너지지 않고 스코어를 지키는 모습을 보면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습니다."<br><br>김주형은 스코티시 오픈 최종일 그린을 놓친 13차례 가운데 12차례 파 이상의 스코어를 지켰습니다. 보기 없이 마지막 라운드를 마친 힘은 화려한 샷보다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는 능력에 있었습니다.<br><br>기술적인 전환점은 올해 2월 폴리와 손을 잡으면서 찾아왔습니다. 타이거 우즈와 리디아 고 등을 지도한 폴리와 스윙을 재정비했고, 퍼터도 과거 좋은 성적을 냈던 스카티 카메론 제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 자신이 잘하던 감각을 되찾는 선택이었습니다.<br><br>경기장 밖에서는 지난해 말 이서연 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습니다. 이동과 경쟁, 실패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투어 선수에게 조건 없이 자신의 편이 돼주는 가족은 심리적인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김주형이 결과에 쫓기기보다 다시 과정에 집중하고 흔들릴 때 중심을 잡는 데에도 결혼 이후의 안정된 생활이 힘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br><br>스무 살의 김주형이 재능으로 질주했다면, 스물네 살의 김주형은 자신의 약함까지 받아들이며 경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네 번째 우승이 앞선 세 번과 다른 이유입니다.<br><br>■ 몸은 따로 마음은 같이…대표팀의 가스가이 답사와 김주형의 디오픈<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14/0000013740_003_20260714111310880.jpg" alt="" /><em class="img_desc">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녀 골프 대표팀이 현지 답사를 위해 14일 출국했다. 대한골프협회 제공</em></span></div><br><br>김주형의 부활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입니다.<br><br>대한골프협회는 14일 김형태 감독과 민나온 코치, 남녀 대표 선수들을 일본 아이치현으로 보내 골프 경기장인 가스가이 컨트리클럽 동코스를 최종 답사하도록 했습니다. 김주형은 디오픈 출전 일정 때문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br><br>아시안게임 골프 경기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립니다. 가스가이CC 동코스는 대회를 앞두고 벙커와 연못, 그린 배치를 손질했습니다. 장타만큼 정확한 티샷과 아이언 거리 조절, 그린을 놓쳤을 때의 쇼트게임이 중요한 코스입니다. 스코틀랜드에서 보여준 김주형의 스크램블링과 인내가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br><br>■ 나고야에서는 금메달이어야 합니다<br><br>김주형에게 나고야는 단순한 국가대항전 무대가 아닙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이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은메달이나 동메달로는 부족합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14/0000013740_004_20260714111310953.png" alt="" /><em class="img_desc">파리 올림픽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린 김주형.</em></span></div><br><br>김주형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공동 8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이제 가장 가까운 기회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입니다.<br><br>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는 임성재와 김시우, 장유빈과 조우영이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습니다. 세 선수 모두 병역 혜택을 받은 뒤 투어 생활 중단 없이 뛰어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br><br>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는 남자 대표가 3명으로 줄어 한 선수의 성적이 단체전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습니다.<br><br>불과 몇 달 전 김주형은 메이저 대회 출전권을 걱정했습니다. 이제는 US오픈 3위와 스코티시 오픈 우승으로 큰 경기 마지막 날에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br><br>대한골프협회는 가스가이 코스를 살피고, 김주형은 디오픈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립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는 두 일정이 향하는 곳은 같습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입니다.<br><br>재능은 선수를 정상에 올려놓습니다. 그러나 겸손과 인내, 실패를 견디는 힘이 그를 다시 정상으로 데려갑니다.<br><br>1001일 만의 트로피는 부활의 완성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나고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김주형은 자신의 선수 인생을 짓누르던 가장 큰 불확실성까지 걷어낼 수 있습니다.<br><br>부활은 빠르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찾아와야 합니다.<br><br>김주형의 부활은 너무 늦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이어야 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반론보도] <[단독]가장 늦게 열린 문, 옆 선수가 앞길로 뛰어들었다…그날의 재구성> 등 기사 관련 07-14 다음 체육단체, 유승민 체육회장 인센티브 무혐의 종결 경찰수사 비판 07-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