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구간단축·축구 의무휴식… 폭염에 녹아내린 ‘스포츠 룰’ 작성일 07-15 15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이상 기후에 경기 질서 변화<br><br>투르 드 프랑스 185 → 155㎞<br>월드컵 전후반 3분씩 경기중단<br><br>도쿄올림픽땐 마라톤 장소변경<br>F1선 차량 냉각시스템 의무화<br><br>방송 중계·관중 일정도 바뀌어<br>광고·후원 계약도 직접적 영향</strong><table class="nbd_table"><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1/2026/07/15/0002804773_002_20260715092313269.jpg" alt="" /></span></td></tr><tr><td>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르 드 프랑스 출전 선수(맨 왼쪽부터)와 지난해 런던마라톤 참가자는 머리에 물을 부으며 열기를 식혔고, 2026 북중미월드컵에 출전한 포르투갈 페드로 네투는 경기중 얼음 주머니를 목에 감고 물을 마신 뒤 얼굴에 뿌리며 체온을 떨어뜨리고 있다. 로이터·AFP·AP연합뉴스</td></tr></table><br><br><table class="nbd_table"><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1/2026/07/15/0002804773_003_20260715092313354.jpg" alt="" /></span></td></tr><tr><td></td></tr></table><br><br>전 세계를 덮친 이상기후발 폭염이 스포츠의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경기 거리를 줄이고 출발 시각을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기 중 강제 휴식을 넣고, 일정과 장소를 바꾸며, 선수 장비까지 새로 규정하고 있다. 폭염은 이제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아니라 대회가 어떤 방식으로 열릴지를 결정하는 조건이 됐다.<br><br>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대회 투르 드 프랑스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끝난 제9구간의 거리를 당초 185.5㎞에서 155.5㎞로 줄였다. 프랑스 기상 당국이 코레즈 지역에 최고 단계인 적색 폭염경보를 내렸기 때문이다. 제9구간 출발지 말모르와 도착지 위셀은 그대로 두고, 출발 직후 경로를 변경해 30㎞를 단축했다.<br><br>1903년 시작된 투르 드 프랑스는 21개 구간의 누적 기록으로 종합 우승자를 가린다. 올해 선수들이 3주 동안 달리는 거리는 약 3300㎞다. 전체 거리에서 30㎞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 경주만 놓고 보면 구간의 6분의 1이 사라졌다. 선수들의 체력 배분과 공격 시점, 팀별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br><br>선수들은 거리 단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종합 선두를 달리고 있는 타데이 포가차르는 “폭염이 심한 7∼8월 중심의 경기 일정을 재검토하고, 일부 구간은 오전 8시 안팎에 출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위에 맞춰 코스를 줄이는 임시 대응을 넘어 스포츠 달력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다.<br><br>폭염은 경기 거리뿐 아니라 경기 진행 방식까지 흔들고 있다.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104경기 모두 전·후반 약 22분에 각각 3분간 의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시행하고 있다. 기온이나 습도와 관계없이 모든 경기에 적용한다. 90분 경기가 사실상 네 구간으로 나뉜 셈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선수 보호를 위한 휴식이지만 상업적 이해도 얽혀 있다. 경기가 중단되는 3분을 방송 광고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 대응 규정이 선수 안전뿐 아니라 중계 방식과 수익 구조까지 바꾸는 셈이다.<br><br>테니스는 더위를 수치화해 경기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1월 열린 호주오픈은 멜버른의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되자 모든 코트의 경기 시작을 평소보다 한 시간 앞당겼다. 호주오픈은 기온과 복사열, 습도, 풍속을 반영한 1∼5단계 열 스트레스 지수를 운영한다. 지수가 4단계에 이르면 여자단식은 2·3세트 사이, 남자단식은 3·4세트 사이에 10분간 냉각 휴식을 준다. 5단계에 도달하면 실외 단식 경기를 자동으로 중단하고 주요 경기장의 지붕을 닫는다.<br><br>시간을 앞당겨도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면 장소를 옮긴다. 마라톤은 폭염에 가장 취약한 종목 중 하나다. 열기를 머금은 아스팔트 위를 42.195㎞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회 개최지인 도쿄의 7∼8월 기온이 통상 30도를 넘고 습도까지 높아 마라톤과 경보 선수들에게 심각한 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마라톤과 경보 개최지를 도쿄에서 800㎞가량 북쪽에 있는 삿포로로 옮겼다. 대회 개최 도시가 확정된 뒤 핵심 종목의 장소를 바꿀 만큼 폭염 위험이 컸다.<br><br>앞으로는 개최지를 옮기는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022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연구에서는 온실가스 고배출이 이어질 경우 21세기 말 8월 올림픽 마라톤을 개최할 수 있는 도시가 현재보다 약 2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br><br>국내 프로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2024년 8월 2일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롯데의 경기는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폭염 때문에 취소됐다. 당시 울산 문수구장의 그라운드 온도는 50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KBO는 결국 그해 8월 일요일과 공휴일 야외 경기의 시작 시각을 오후 5시에서 6시로 늦췄다. 올해도 이 규정을 적용 중이다.<br><br>폭염은 선수들이 착용하는 장비도 바꾸고 있다. 2023년 포뮬러원(F1) 카타르 그랑프리에서는 일부 드라이버가 경기 중 구토와 탈진 증세를 보였고, 심한 탈수로 레이스를 중도 포기한 선수도 나왔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이후 열지수가 31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고온 위험’을 선언할 수 있도록 했다. 고온 위험이 선언되면 각 차량에는 차가운 액체를 순환시키는 드라이버 냉각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처럼 폭염 대응은 경기장 안의 규칙을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경기 시각과 장소가 달라지면 방송사는 편성 시간을 다시 짜야 하고, 관중은 교통과 입장 일정을 바꿔야 한다. 경기 취소와 관중 통제는 입장권과 광고, 관광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br><br>폭염으로 흔들리는 돈의 규모도 작지 않다. 야외 스포츠는 전 세계 프로스포츠 미디어 권리 수입의 90% 이상, 후원 수입의 76%를 차지한다.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되거나 시간이 바뀌면 중계와 광고, 후원 계약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선수들이 더위를 견디는 시대에서 스포츠가 더위를 피해 시간과 장소, 규칙을 다시 짜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br><br> 관련자료 이전 한컴, 폴란드와 '유럽형 에이전틱 OS' 개발…레거시 위에 AI 얹는다 07-15 다음 ‘시속 300㎞’ 질주가 시작된다…이창욱 독주 누가 막나, 인제 나이트 레이스 18일 개최 07-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