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선거제도 개편, 평창의 유산을 이을 수 있을까[임순길 기고] 작성일 07-16 19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 end_photo_align_right"><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7/16/0001126548_001_20260716133813299.png" alt="" /><em class="img_desc">임순길 대한루지경기연맹 회장</em></span><br><br>최근 대한체육회는 회장 선거의 대표성과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직선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더 많은 체육인이 참여하는 선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실제로 공개된 개편안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장 선거권자는 기존 2,244명에서 11만 3,367명으로 확대된다. 선수 선거권자는 684명에서 5만 9,289명으로 늘어나고, 선수 비중도 52.30%로 증가한다. 분명 과거의 제한된 선거인단 방식보다 민주성과 참여성을 강화한 의미 있는 변화이다.<br><br>그러나 모든 개혁이 그러하듯 제도 개편은 의도뿐 아니라 결과까지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논의되는 직선제가 자칫 대한민국 스포츠의 다양성과 균형 발전을 훼손할 위험은 없는지 냉정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 종목과 같은 소수 종목의 입장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적지 않은 우려를 낳고 있다.<br><br>대한체육회는 일반적인 체육단체가 아니다.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와 종목단체를 지원하는 국가 스포츠 거버넌스의 중심 기관이다. 따라서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라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제도여야 한다.<br><br>문제는 현재 공개된 선거구조가 등록 인원 규모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통계를 보면 그 우려는 더욱 분명해진다. 개편안에서 선수 선거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선수 풀은 4만 2,473명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실제 국가대표 선수는 1,170명에 불과하다. 비율로 따지면 약 2.75%다. 다시 말해 올림픽, 월드컵, 세계선수권 등 국제무대에서 실제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전체 선수 집단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br><br>대한체육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가대표 육성과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전체 선거구조 속에서 지나치게 희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br><br>또 다른 문제는 종목 간 불균형이다.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개편안 적용 시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선거인의 25.27%를 차지하게 된다. 축구가 8.99%, 야구소프트볼 5.09%, 육상 4.61%, 배드민턴 3.31%, 탁구 3.28%를 차지한다. 물론 종전 개선안에서 상위 종목 비중이 7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개선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상위권 종목 대부분이 대규모 하계 종목으로 생활체육 인구도 많은 종목이라는 점이다.<br><br>반면 동계올림픽 종목들은 이 순위권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결국 선거 전략상 후보들은 표가 많은 종목의 요구에 집중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동계 및 소수 올림픽 종목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진다.<br><br>선거는 결국 정치적 유인을 만든다. 많은 표를 가진 집단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지금 논의되는 문제는 특정 종목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선거구조 자체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위험에 가깝다. 동계 종목이 특히 우려되는 이유는 그 특수성 때문이다. 체육백서(2026년 발행)에 따르면 전국동계체전 참가자는 3,038명이다. 전국체전 참가자 2만 1,355명과 비교하면 약 14%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선수 산정 풀 4만 2,473명 중에서도 약 7.15%에 그친다.<br><br>하지만 동계 종목이 선수 수가 적다고 해서 국가적 가치가 작은 종목이 아니다. 이러한 가치가 인정되어 지금까지 선수 1인당 투자 규모는 하계 종목보다 훨씬 컸었고, 국제 대회 참가 의존도 역시 매우 높다.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 바이애슬론, 노르딕스키와 같은 트랙과 설상 종목은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 대회 경험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br><br>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윤성빈 선수의 스켈레톤 금메달, 여자 컬링 팀킴의 은메달과 함께 올해 초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의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 김상겸,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 최가온,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 김길리 등의 감동적인 성과는 선수 수가 많아서 나온 결과가 아니었다. 국가와 함께 대한체육회와 종목단체가 지속적으로 지원했기에 가능했던 결실이었다.<br><br>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단순한 선거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평창이 남긴 유산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현행 보완안의 올림픽 종목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현재 개편안에 올림픽 종목 선거인이 전체의 과반수에 미달할 때에 한해 보정 장치(대한체육회 정관 제24조 제5항)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는데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 과반수 미만인 경우를 대비하여 상세 규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br><br>더구나 이런 보정 장치가 설계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 제도는 올림픽 종목 전체를 하나로 보기 때문에 올림픽 종목 내부에서 발생하는 하계와 동계 종목 간 불균형은 전혀 교정하지 못한다. 동계 종목은 비올림픽 종목과의 관계뿐 아니라 올림픽 종목 내부에서도 다시 소수자가 되는 구조다.<br><br>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직선제의 장점을 살리면서 대표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직선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국가대표 선수 육성과 국제경쟁력을 책임지는 올림픽 종목의 대표성이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도록 제도적 보정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br><br>현재의 개편안은 선수 수와 등록 인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동계 종목과 같은 소수 올림픽 종목의 선거인 비율은 작아지는 구조이다. 따라서 올림픽 종목, 특히 동계올림픽 종목과 같이 소수 종목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대표성을 보장하고, 어떤 종목도 선거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도록 균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적어도 동계 종목 선거인이 하계 종목 선거인의 20%에 미달할 경우를 위한 보정 장치라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br><br><임순길 대한루지경기연맹 회장><br><br><임순길 대한루지경기연맹 회장> 관련자료 이전 “피지컬 AI는 한국에 큰 기회”… 정부, 월드모델·AI반도체 묶어 수출산업화 07-16 다음 국민체육진흥공단, 전국 70개 실내 수영장 집중 안전점검 추진 07-1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