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140년 역사에서 마지막 5세트 여성 챔피언 엘리자베스 무어 "테니스는 기술뿐 아니라 인내력을 겨루는 스포츠" 작성일 07-23 15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23/0000013796_001_20260723105511585.jpg" alt="" /><em class="img_desc">US오픈에서의 엘리자베스 무어. 게티이미지</em></span></div><br><br>오늘날 모든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의 여자 단식은 '3세트 매치'로 치러지지만, 120여 년 전 미국에서는 여자들도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5세트 매치'로 챔피언을 가리던 때가 있었다.<br><br>US 오픈의 전신인 'US 내셔널 챔피언십'에서는 1891년부터 1901년까지 약 11년간 여자 단식 결승전(도전자 결정전 포함)이 5전 3선승제로 진행되었다.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시도였다.<br><br>5세트 매치의 정점을 찍은 것은 1901년 대회였다. 당시 출전했던 엘리자베스 무어(미국)는 도전자 결정전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연달아 5세트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그녀는 24시간 동안 무려 105게임을 소화하는 초인적인 체력을 발휘하며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br><br>엘리자베스 무어 본인은 그 험난한 일정을 훌륭히 소화하고 멀쩡했지만, 당시 전원 남자들로 구성되어 있던 미국테니스협회(USNLTA) 임원진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5전 3선승제가 "가냘프고 연약한 여성들에게 육체적으로 너무 가혹하고 무리가 된다"고 일방적으로 결론지었다.<br><br>당시 여자 선수들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무거운 치마와 꽉 조이는 코르셋 등 매우 숨 막히고 불편한 복장으로 경기를 뛰어야 했다. 그러나 임원진은 선수들의 복장 규정을 개선하는 대신, 단순히 경기 세트 수를 줄이는 쪽을 택했다.<br><br>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이듬해인 1902년부터 여자 테니스 경기는 다시 3전 2선승제로 축소되었고, 이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23/0000013796_002_20260723105511620.jpg" alt="" /></span></div><br><br>이 사건은 당시 스포츠계에 만연했던 여성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편견과 성차별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로 꼽힌다. 현대 테니스계에서 상금 평등 문제와 함께 "여성도 남성처럼 그랜드슬램에서 5전 3선승제를 해야 하는가?"라는 논쟁이 나올 때마다, 120여 년 전 이미 여성들이 5전 3선승제를 훌륭히 소화해냈던 1901년의 역사가 자주 소환되고 있다.<br><br>US 오픈 140년 역사상 여자 단식 종목에서 5세트 경기가 치러진 대회는 단 11번뿐이었다. 이 경기 방식은 1891년 '챌린지 라운드(Challenge Round)'에 처음 도입되었다. 챌린지 라운드란 본선 토너먼트의 우승자가 전년도 우승자와 승자독식(winner-takes-all) 방식으로 최종 우승을 다투는 US 오픈의 마지막 라운드였다.<br><br>영국 출신의 메이블 케이힐은 1891년 챌린지 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엘런 루스벨트를 상대로 6-4, 6-1, 4-6, 6-3으로 승리를 거두며, US 오픈 사상 최초로 치러진 5세트 경기의 우승자가 되었다.<br><br>1894년에는 5세트 경기 방식이 결승 직전 라운드(penultimate round)에도 도입되었다. 이 5세트 경기는 이후 6년 동안 더 지속되다가 폐지되었다.<br><br>엘리자베스 무어는 1901년의 전설적인 우승을 포함해 1905년까지 US 오픈에서 총 4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미국 테니스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녀는 또한 1902년과 1904년에 US 오픈 혼합 복식 타이틀을 두 차례 차지했다. 1959년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무어는 1971년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23/0000013796_003_20260723105511659.jpg" alt="" /></span></div><br><br>무어는 생전 집필한 '과거와 약속: 뉴저지 여성들의 삶(Past and Promise: Lives of New Jersey Women)' 책에서 "경기를 뛸 수 있는 적절한 몸 상태를 만들 시간을 들이지 않거나 그럴 의지가 없는 소수의 선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왜 이토록 급격한 변화(규정 축소)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며 5세트 폐지를 아쉬워했다.<br><br>무어는 5세트를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여성의 신체적 한계 때문이 아니라, 혹독한 경기를 대비해 체력을 기르지 않은 일부 선수들의 준비 부족과 의지 문제라고 꼬집었다.<br><br>그녀는 훈련이 부족한 일부 선수들을 핑계 삼아 전체 여성 테니스의 경기 방식을 3세트로 대폭 축소해 버린 협회의 결정에 강한 일침을 가했다. 스스로 24시간 동안 105게임을 뛰고 우승했던 그녀였기에 할 수 있는 당당하고 설득력 있는 비판이었다.<br><br>무어는 "잔디 테니스는 단순히 기술뿐만 아니라 인내력(지구력)의 게임이기도 합니다"면서 테니스가 기술뿐만 아니라 '인내력과 지구력'을 겨루는 스포츠임을 강조했다. 이는 여성들도 충분히 5세트를 견뎌낼 육체적 강인함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의 표현이었다.<br><br>그녀의 이러한 어록이 담긴 저서 『과거와 약속: 뉴저지 여성들의 삶』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인 1990년에 출간되어 후대에 그녀의 강인한 스포츠 정신을 전하고 있다.<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한국 기대수명 증가원인 "고혈압 감소 때문" 07-23 다음 OK 읏맨 럭비단, 일본 실업팀과 현지에서 테스트 매치 진행...실전 경험 향상 목적 07-2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