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태극기 달고 브리지 메카를 찾았다…한국 유소년 대표팀이 스웨덴에서 배운 것 작성일 07-27 32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27/0000013817_001_20260727070416011.jpg" alt="" /><em class="img_desc">스웨디시 브리지 페스티벌 출전을 앞둔 한국 유소년 브리지 국가대표 선수단. 대한체육회 '팀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출국에 앞서 기념해 촬영했다. 한국브리지협회 제공</em></span></div><br><br>스웨덴 중부 도시 외레브로(Örebro)의 인구는 15만 명 남짓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원주나 김해 정도 규모입니다. 세계적인 대도시는 아니지만 매년 여름이면 이곳은 세계 브리지인들이 모여드는 '브리지의 수도'로 변합니다.<br><br>  올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웨디시 브리지 페스티벌이 열린 외레브로 콘벤툼 아레나에는 세계 각국 선수와 동호인이 모였습니다. 경기장 벽에는 참가국 국기가 내걸렸고, 그 가운데 태극기도 자리했습니다. 한국 유소년 브리지 국가대표팀이 처음으로 대회의 간판 종목인 체어맨스컵 무대를 찾았기 때문입니다.<br><br>  한국 대표팀은 세종지역 고교생 3명, 동국대 학생 2명, 전북지역 19세 선수 1명 등 6명으로 구성됐습니다. 강성석 감독과 스페인 유스 국가대표 출신인 다니엘 푸에르토 모레노 코치가 선수단을 이끌었습니다. 이번 출전도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다니엘 코치의 주선으로 성사됐습니다.<br><br>  한국 유소년 국가대표팀으로서는 두 번째 국제무대입니다. 지난해 6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대회가 첫 국제 경험이었다면, 이번에는 유럽의 대형 오픈 페스티벌에서 세계 각국 성인 선수들과 같은 필드에 섰습니다.<br><br>  김혜영 한국브리지협회장은 "이번 대회는 전 연령층 누구에게나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축제형 대회입니다. 유럽 여러 나라의 성인 선수들과 14개국 유스 선수단을 한 필드에서 만나 교류하고 국제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27/0000013817_002_20260727070416079.jpg" alt="" /><em class="img_desc">한국 유소년 대표팀이 체어맨스컵에서 해외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고 있다. 유소년과 성인 선수들이 같은 필드에서 경쟁하는 것이 스웨디시 브리지 페스티벌의 특징이다. 한국브리지협회 제공</em></span></div><br><br>스웨디시 브리지 페스티벌의 메인 이벤트인 체어맨스컵은 일반적인 유소년선수권과 성격이 다릅니다. 어린 선수들끼리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정상급 성인 선수와 일반 동호인, 유소년팀이 같은 예선에 들어갑니다. 연령과 경력의 경계를 허문 오픈 토너먼트입니다.<br><br>한국 선수들도 첫날 6경기에서 3승3패를 기록했습니다. 김 회장은 "현재 선수들의 실력과 국제대회 경험을 고려하면 괜찮은 결과입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br><br>  첫 유럽 무대에서 3승3패라는 성적도 의미가 있지만, 더 값진 것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는 경험입니다. 낯선 입찰 시스템과 경기 속도, 장시간 이어지는 대회 운영에 직접 부딪혀 보는 과정 자체가 훈련이기 때문입니다.<br><br>  선수들은 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 소속 경기단체 대표팀에 맞춰 '팀 코리아'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김 회장은 "격식이 마음가짐을 만듭니다"라고 했습니다. 유니폼 한 벌이 선수들에게 '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라는 책임감을 심어준다는 뜻입니다.<br><br>  현지 취재진도 한국 유소년팀에 관심을 보이며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유럽의 대형 브리지 축제에 한국이 고교생과 대학생 중심의 대표팀을 파견한 사실 자체가 눈길을 끈 것으로 보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27/0000013817_003_20260727070416137.jpg" alt="" /><em class="img_desc">스웨덴 외레브로 콘벤툼 아레나에서 열린 스웨디시 브리지 페스티벌. 세계 각국 선수들이 열흘 동안 다양한 종목의 경기를 이어간다.</em></span></div><br><br>유럽에는 브리지 강국이 많습니다. 하지만 스웨덴처럼 자국 연맹이 중심이 돼 매년 수백 개 팀이 몰려드는 자체 국제 축제를 안정적으로 여는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br><br>  외레브로가 세계 브리지의 중심이 된 비결은 스타 선수 몇 명의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축적된 시스템이었습니다.<br><br>  체어맨스컵에서 일찍 탈락하더라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지 않습니다. 열흘 동안 다양한 사이드 토너먼트와 보너스 경기가 이어져 참가자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대회를 계속 치를 수 있습니다. 유소년과 일반 동호인, 시니어와 정상급 선수들이 한 경기장에 머물며 축제를 공유합니다.<br><br>  유소년 지원도 말에 그치지 않습니다. 주니어 중심 팀의 참가비를 낮추거나 면제하고, 일부 해외 유소년팀에는 숙박까지 지원합니다. 어린 선수들을 별도의 전시행사에 세우는 대신 성인 경기장 한복판에 정식 선수로 들여보냅니다. 실력보다 먼저 '판을 읽는 경험'을 쌓게 하는 셈입니다.<br><br>  김 회장은 "스웨덴 연맹의 운영 역량이 정말 부러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연맹이 대회를 만들고, 도시는 경기장을 열고, 호텔과 교통 등 지역 인프라가 참가자들을 받습니다. 여기에 유소년 육성과 클럽 저변까지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갑니다. 브리지가 스포츠를 넘어 도시 축제이자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콘텐츠로 자리 잡은 현장이었습니다.<br><br>  외레브로는 인구 15만 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그런 도시가 세계 브리지인들이 해마다 다시 찾는 성지가 된 것은 화려한 시설 때문만은 아닙니다. 같은 대회를 꾸준히 열고, 초보자부터 정상급 선수까지 계속 돌아오게 만든 운영 철학 덕분입니다.<br><br>  오는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도 국제브리지대회가 열립니다. 스웨덴 사례가 서울에 던지는 질문은 분명합니다. 정상급 몇 팀을 초청해 사흘간 경기를 치르는 데 그칠 것인지, 대학과 유소년, 시니어, 일반 동호인과 초보자 체험을 함께 묶어 매년 다시 찾는 축제로 만들 것인지입니다.<br><br>  한국 유소년팀의 이번 스웨덴 원정은 아직 시작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태극기를 달고 세계 선수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본 경험은 다음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기준이 됩니다. 스웨덴에서 만난 14개국 유스 선수들은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다시 마주칠 상대이자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br><br>  브리지는 카드로 승부를 가립니다. 그러나 브리지 강국은 카드가 아니라 시스템이 만듭니다. 외레브로에서 한국 유소년들이 가져온 가장 큰 수확도 메달이 아니라, 그 시스템을 직접 보고 배운 경험이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856] 바둑에서 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말을 쓸까 07-27 다음 [AI&] 말 한마디에 '척척'…'AI 안경' 직접 써보니 外 07-2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