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금메달 90주년, '우리도 할 수 있다' 보여준 손기정 선생…그 정신은 여전히 달린다 작성일 08-08 34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1936년 8월 9일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식민지 조선에 자신감 안겨<br>- IOC 'KITEI SON·일본' 표기 바로잡기 서명운동…90주년 특별전도 열려<br>- 임진각 평화 마라톤·손기정 체육공원 러닝 성지화로 정신 계승</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8/0000013924_001_20260808134111823.png" alt="" /><em class="img_desc">1936년 8월 9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레이스에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손기정 선생. 손기정 기념재단 제공</em></span></div><br><br>2026년 8월 9일은 손기정 선생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지 꼭 90년이 되는 날입니다. 1936년 8월 9일 당시 양정고보 5학년이던 손기정 선생은 42.195㎞를 2시간 29분 19초2에 달려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탓에 일본 대표로 출전해야 했지만, 그의 승리는 식민지 조선에 큰 자긍심과 희망을 안겼습니다.<br><br><strong>식민지 조선의 열패감을 깨뜨린 '민족의 등대'</strong><br><br> 손기정 기념재단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장원재 성남FC 대표(스포츠 평론가)는 손기정 선생을 "민족의 등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장 대표는 "식민지 시대 우리 사회를 관통했던 것은 세계열강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열등감과 열패감이었다"라며 "손기정 선생님은 '우리도 세계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나 글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증명한 영웅"이라고 평가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8/0000013924_002_20260808134111918.png" alt="" /><em class="img_desc">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을 앞두고 훈련하는 손기정 선생(맨 왼쪽). 손기정 기념재단 제공</em></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8/0000013924_003_20260808134111959.png" alt="" /><em class="img_desc">같은 날짜인 8월 9일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손기정 선생과 황영조</em></span></div><br><br>1936년 베를린올림픽은 나치 독일이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대회 규모를 크게 키우면서 국가 간 경쟁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낸 무대였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인간의 강인함과 지구력을 상징하던 마라톤에서 식민지 조선의 청년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사실은 당시 조선 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br><br> 손기정 기념재단(이사장 김성태)도 손기정 선생의 우승이 개인의 영광을 넘어 독립에 대한 열망과 민족적 자긍심을 높이는 촉매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그의 우승을 계기로 일장기 말소 사건이 벌어졌고, 심훈과 변영로 등 당대 지식인들도 글과 시를 통해 그 승리가 지닌 의미를 되새겼습니다.<br><br> 손기정 선생이 우승한 8월 9일은 한국 마라톤 사에서 또 하나의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정확히 56년 뒤인 1992년 같은 날 황영조가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에서 태극기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8/0000013924_004_20260808134112011.png" alt="" /><em class="img_desc">손기정 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90주년 특별전 '달리기 너머의 여정'. 손기정 기념재단 제공</em></span></div><br><br><strong>90년 지나도 남은 이름과 국적의 숙제</strong><br><br>손기정 기념재단은 90주년을 맞아 손기정 선생의 역사적 의미를 오늘에 되살리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손기정 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특별전 '달리기 너머의 여정'을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대한민국의 성장에 이르기까지 손기정 선생의 삶과 시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br><br> 90년이 지나도록 남아 있는 숙제도 있습니다. 재단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손기정 선생이 한국인이며 당시 일본 국적으로 뛸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을 추가했지만, 선수 소개 첫 화면에는 여전히 일본 국적과 'KITEI SON'이라는 이름이 표시되고 있습니다.<br><br> 재단은 대한민국 국적과 한글식 영문 이름 'SON KEE CHUNG'을 명확히 표기해 달라는 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말까지 국내외에서 서명받아 IOC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재단은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아픔을 9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짊어지고 있는 손기정 선생이 더 이상 '슬픈 우승자'로만 남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8/0000013924_005_20260808134112082.png" alt="" /></span></div><br><br><strong>베를린의 42.195㎞에서 오늘의 러닝까지</strong><br><br> 11월 15일에는 임진각 민통선 코스에서 제22회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가 열립니다. 90주년을 맞아 풀코스와 하프 코스, 10㎞, 6㎞ 슬로우런 등 4개 부문을 운영하며 1만5000명 참가 신청을 손기정 선생 우승 90주년 당일인 8월 9일 오전 9시부터 받습니다. 김성태 재단 이사장은 "이번 대회는 평화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마라토너 손기정 선생을 기억하며 함께 달리는 대회를 넘어 남북 평화를 위한 국민적 공감 확산에 이바지하는 장으로서 참가자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하겠다"라며 "향후 대회는 임진각에서 개성을 반환하는 손기정 선생 남북 평화 마라톤으로 발전하는 대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8/0000013924_006_20260808134112117.png" alt="" /><em class="img_desc">손기정 선생 체육공원.</em></span></div><br><br>손기정 선생이 훈련했던 옛 양정고보 터인 손기정 체육공원을 러닝센터와 러닝 코스를 갖춘 '러닝 성지'로 만드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웅을 기념관 안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달리며 손기정 선생의 도전과 승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br><br> 손기정 선생은 성남시(시장 신상진)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생애 후반 상당 기간 성남에서 생활했습니다. 외환위기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던 1990년대 후반에는 성남 자택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는 공익광고도 촬영했습니다. 장원재 대표에 따르면 평생 상업광고 출연을 거의 하지 않았던 손기정 선생은 국민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이 광고에는 흔쾌히 응하면서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1936년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세기가 훨씬 지난 뒤 다시 국민에게 전한 셈입니다. 성남시에서도 올해 손기정 선생의 위업을 기리는 남다른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br><br> 90년 전 손기정 선생은 나라를 잃은 시대에 세계 정상에 올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그 한 번의 질주는 식민지 조선의 열패감을 흔들었고 광복 이후에는 한국 마라톤이 세계로 향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이제 그의 이름을 바로 세우고, 도전과 평화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려는 새로운 질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시작된 손기정 선생의 정신은 9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곁에서 달리고 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8/0000013924_007_20260808134112168.png" alt="" /><em class="img_desc">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시상식 장면</em></span></div><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인터뷰] TFT "플레이어가 늘 최우선입니다" 08-08 다음 네이버 AI 브리핑 효과…블로거 수익·지원 2배 늘었다 08-0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