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될까 봐 무서운 건 아빠겠지 작성일 04-16 7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span style="color: #333333;">동그란의 마음극장 </span>영화 ‘애니멀 킹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WolWAwMDR">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f4577d88c007c021e12db63c7be7b0012fcd9a799a9d5e9bf6080928f3316f3b" dmcf-pid="ZYgSYcrRIM"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07323mgyc.jpg" data-org-width="970" dmcf-mid="FZV50CTNI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07323mgyc.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2bad277443349fbc3504dfcd1b891501219c26ee35368336ad4fe984061a8721" dmcf-pid="5GavGkmewx" dmcf-ptype="general">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켜 줄 거라 기대했던 기술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달했다는데 왜 우리는 계속 더 바빠지기만 하는 걸까요? 기술은 사람을 더 정교하게 부려먹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숨가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인데 어째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소비하는 걸까요?</p> <p contents-hash="53a6ea1b877a3052b0da567e6999990b0948cee5419bc7368fcb4babf6ea3255" dmcf-pid="1HNTHEsdwQ" dmcf-ptype="general">바쁜 시간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야기들은 우리의 의식에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워나가요. 드라마와 영화,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의 온갖 사건 사고들도 끊임없이 새롭고 진부한 이야기들을 실어나르고요. 내가 빨아들이는 이야기들과 그에 대한 반응이 곧 나 자신이 된 것 같아요. 내 계정이 나 대신 모든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요.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런 계정들의 반응들이 포개지고 겹쳐짐으로써 구성되는 또 하나의 가상 세계 같습니다.</p> <p contents-hash="a20bd2294f14bdac5afd308c71deb996359256109057d0c0bdfc51c70bb6aec4" dmcf-pid="tXjyXDOJIP" dmcf-ptype="general">(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7dc279af2831b2818708f673f92ecd22bf1069d0f2942078f0971487c46ebf48" dmcf-pid="FZAWZwIir6"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08928najz.jpg" data-org-width="970" dmcf-mid="3y5do98tE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08928naj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c81b20e039b52186f2c287623f01a95a2eee05905dd55f210f5c722cedff9ae" dmcf-pid="35cY5rCnD8" dmcf-ptype="general">2019년에 토마스 카일리 감독은 지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대요. 사람을 동물로 변하게 만드는 신종 바이러스가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한 이야기에 골몰해 있는데 때마침 코로나19가 시작됐다는 거예요. 덕분에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사람들 속에 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현실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니, 참 신기한 일이죠.</p> <p contents-hash="299002a6a5e47c10c4fb712e612344afd53f4c8e23dbdae652335144876d2778" dmcf-pid="01kG1mhLE4" dmcf-ptype="general">한 사람이 무언가를 깊이 고민하고 있을 때의 에너지는 때로 우주를 움직일 정도로 대단한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예술가나 과학자들이 오매불망 기다린다는 ‘영감’이란 것도 신이 그를 사랑해서 선물해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의 뇌가 세상과 접속해 있을 때 일으키는 단순한 화학작용이거나 바이러스 같은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0786aa7d36033abbaaac4b582502812040a6030b873f331900288335b872a73" dmcf-pid="ptEHtsloEf"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0541iwxn.jpg" data-org-width="970" dmcf-mid="pev4xpqyI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0541iwx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65c6b7272647461daa2dbc86ac5b2286ebd308f35293ebc7f02ff754ed2672f9" dmcf-pid="UFDXFOSgrV" dmcf-ptype="general">내가 영화라는 가상세계에 접속해 있는 동안 내 몸과 마음이 영화의 무엇에 감염이 될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어요. 아주 오래 잠복해 있다가 예상치 못한 시기에 어떤 것과 만나 무슨 작용을 할지도 알 수 없고요. ‘애니멀 킹덤’을 본 시점으로부터 여러 달이 지났는데, 지금 어떤 이야기를 꺼낼 수 있나 생각해 보면, 분명 처음 봤던 그때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에는 꽤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나라는 매체를 통해서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이 세계에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 분자가 될지 알 수 없지요.</p> <p contents-hash="1a78a1c5ed18ab9400493fb8734b8f89874fffeb4e36bf0a717f3f4b37488ccf" dmcf-pid="uTnCTNEQm2" dmcf-ptype="general">그러는 동안 어쩌면 원본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기억 속의 옛 영화를 다시 봤을 때, 그것이 전에 보았던 영화와 몹시 다른 것을 깨닫는 것은 그저 착각만은 아닐 수도 있어요. 우리 삶의 조각들이 이 세계의 원본들에 계속 영향을 미치는 거죠.</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65202a15e5259397c879cb96b7258fb345ff37daf5169f6d38ce59db897734f" dmcf-pid="7yLhyjDxs9"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1936nuyb.jpg" data-org-width="970" dmcf-mid="U83Pe7KGm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1936nuyb.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8bef0575c6c9b8a5dcd194c92c4fe2e0583bfc9078ff069369cedf3745074788" dmcf-pid="zWolWAwMwK" dmcf-ptype="general">‘애니멀 킹덤’의 주인공은 수인 바이러스가 온 세계를 집어삼킨 시공간 속을 함께 헤쳐나가는 아빠와 아들이에요. 엄마 라나는 바이러스에 일찍이 감염되어 보호소로 옮겨졌는데 이로 인해 아빠 프랑수아와 아들 에밀의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죠. 세 사람의 삶을 원래대로 회복하기 위해 그렇게 힘든 변화를 받아들여야 했던 거예요. 지금보다 좀 더 젊었을 때라면 사춘기 소년 에밀이 확고한 나의 주인공이었겠지만 지금의 내겐 아빠 프랑수아가 왜 그렇게 딱해 보이던지요. 격리된 아내의 상태를 살펴야 하고, 사춘기 아들을 먹이고 학교에 보내야 하며, 일을 해서 돈도 벌어야 합니다.</p> <p contents-hash="b4eb1aba7d5147bc652ef5c18e67f0ea3095ad7a3ca2262b413ec078e1134fe9" dmcf-pid="qYgSYcrRmb" dmcf-ptype="general">그 모든 걸 매 순간 잘할 수는 없는데 그 어느 것도 놓지 못하고 동동거리며 가족을 지켜내려 애쓰는 프랑수아가 속을 끓을 때마다 내 속도 같이 끓어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약 두 달간의 시간 속에 펼쳐지는 일이지만 영화의 시작에서보다 훨씬 마르고 흰머리도 많아지고 늙어버린 프랑수아의 주름진 얼굴을 보며, 이 세계에서 중년으로 산다는 것의 고단함을 읽었어요. 어쩌면 그에게서 나의 지금을 읽은 것이겠지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듯이, 아빠의 성실한 닦달과 미친듯한 밀착 보호에도 불구하고 에밀이 떠나갈 순간은 성큼성큼 다가와요.</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5f8095bbaaf70e54d0e05a9002dfd257bd9f3a563e107b0778e57910d6de1c4" dmcf-pid="BGavGkmeI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3235nynk.jpg" data-org-width="970" dmcf-mid="GGQEsdo9s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3235nynk.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애니멀 킹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2bf5a51e9c9be09d15fd22872dda87a04afa1922a8b6fa45ead44de7ee2a4e31" dmcf-pid="bHNTHEsdIq" dmcf-ptype="general">영화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찾아 헤매고 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놓치지 않으려고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 채로 모든 것을 움켜쥐고 놓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내 모습을 고스란히 비춰주었어요. 꽉 쥘수록 놓아야 하는 순간이 더 빠르게 다가오는 줄 아는데도요. 그래도 그 끝에 저토록 아름다운 해방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줘서 고마웠어요. 더 움켜쥐고 더 견뎌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p> <p contents-hash="f76b73c8d6bb62348ef9a5620285cbac45af3f65375f11b2df643794542b7f8b" dmcf-pid="KXjyXDOJEz" dmcf-ptype="general">그 마지막 상실의 순간에 그 어떤 때보다 충만하게 행복한 미소를 짓던 프랑수아의 얼굴이 젊고 아름다워 보였어요. 이 끝이 곧 시작이니, 이 끝의 앞에서 그 치열하고 간절했던 마음만으로 충분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요.</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01ebe64527b64213886eadadb88539679b711b5344f3af4016e33f567e8d0d56" dmcf-pid="9ZAWZwIis7"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그린나래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4795kcje.jpg" data-org-width="970" dmcf-mid="HBnCTNEQs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6/hani/20250416113514795kcje.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77a28f0dacf0ab6318e783e4041921ffed5b27d6cb43e29d8c74333972d9d255" dmcf-pid="25cY5rCnru" dmcf-ptype="general">이 세계가 변화하는 속도와 그 방향을 알 수 없어서 더 힘들고 불안했을 프랑수아. 모두가 혼자가 될 수밖에 없는 세상을 향해 가지만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그의 몸부림에 감사해요. 우리의 희망은 그 몸부림 속에 있는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 끝에는 또 다른 함께가 시작되는 세상이 있어요. 나도 이 세계에서 좀 더 버텨볼게요. 이 세상 모든 프랑수아들의 건투를 빕니다. 우리 손아귀에서 힘이 풀리고 나면 우리가 바란 것보다 더 멋진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p> <p contents-hash="d668a9c2f9e6821abfb70b1f99c3cc091a1969e5e0a743cc51c68d8406036940" dmcf-pid="V1kG1mhLwU" dmcf-ptype="general">영화 칼럼니스트 이하영 ha0282@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신 스틸러’ 차청화, 매니지먼트 시선과 전속 계약 04-16 다음 김무준, ‘블랙페앙2’ 이어 ‘캐스터’로 연타석 흥행 04-1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