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운동장” 대가…국민 무릎이 먼저 무너진다[안을섭 기고] 작성일 05-26 31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5/26/0001117272_001_20260526054511065.png" alt="" /><em class="img_desc">chatgpt 생성 이미지</em></span><br><br>최근 조달청이 단가계약 물품의 조달구매 의무를 자율화하고, 인조잔디를 포함한 일부 품목 가격 경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취지는 특정 시장에 형성된 불공정 거래 구조와 리베이트 관행을 줄이고, 과도한 가격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공공조달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의 가격을 낮추고 있는가’다.<br><br>인조잔디 운동장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다. 국민이 매일 뛰고 걷고 넘어지는 스포츠 활동 공간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달리고, 생활체육 동호인이 운동하고, 어르신들이 건강을 위해 걷고 움직인다. 인조잔디는 단순한 바닥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탱하는 사회 인프라다. 특히 초고령화 시대에 운동 공간의 안전성은 단순 체육 문제가 아니라 국가 의료비와 직결되는 건강정책의 영역이다.<br><br>국가는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스포츠기본법, 스포츠클럽법은 국민 스포츠 참여 확대를 국가 책임으로 명시했고, 최근 개정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은 스포츠 활동 공간의 안전점검과 유지관리 강화를 핵심 과제로 담아냈다. 이는 단순히 시설을 많이 만드는 시대를 넘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선언과 같다.<br><br>그런데 한편에서는 운동장의 가격을 더 낮추는 경쟁 구조를 만들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br><br>가격 중심의 조달 구조는 결국 시장을 최저가 경쟁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최저가 경쟁의 끝은 대부분 품질 저하다. 인조잔디에서 품질 저하는 곧 안전 성능 저하다. 충격흡수 성능, 미끄럼 저항, 표면 온도, 마모 안정성, 충진재 품질 같은 핵심 요소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약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br><br>특히 성장기 학생들과 노인층은 바닥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충격흡수 기능이 낮은 운동장은 무릎·발목·허리 부상 가능성을 높이고, 반복된 충격은 장기적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당장 몇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의료비 증가와 안전사고 비용이라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br><br>더 심각한 문제는 ‘설치 이후’다. 그동안 공공체육시설은 설치 중심 정책에 머물러 왔다. 만들기만 했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운동장의 충격흡수 성능이 유지되고 있는지, 미끄럼 위험은 없는지, 마모 상태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부족했다. 결국 일부 시설은 시간이 지나며 위험한 운동 공간으로 변했고, 이용자는 그 위험을 모른 채 사용해 왔다.<br><br>이제 정책은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정책이 아니라, ‘안전 성능이 유지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br><br>조달 기준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최저가 중심 평가가 아니라 ▲충격흡수 유지 성능 ▲유지관리 체계 ▲안전 인증 ▲내구성 ▲친환경성 ▲사용자 안전 데이터 등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기술력이 살아남고, 유지관리가 강화되며, 국민 안전 수준도 높아진다. 진짜 선진국형 스포츠 정책은 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br><br>운동장은 예산 절감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 건강 투자 공간이어야 한다. 특히 학생과 노인이 사용하는 공공 운동장은 가격보다 안전 기준이 먼저여야 한다. 국민은 가장 싼 운동장을 원하지 않는다. 가장 안전한 운동장을 원한다. 조달청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단가 인하 자체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국민이 더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기준이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 end_photo_align_left"><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5/26/0001117272_002_20260526054511173.png" alt="" /><em class="img_desc">안을섭 한국체육시설안전관리협회 공동회장(대림대 스포츠재활학부 교수)</em></span><br><br>안을섭 한국체육시설안전관리협회 공동회장(대림대 스포츠재활학부 교수)<br><br><안을섭 교수> 관련자료 이전 박항서 감독, 태국 프로축구 2부서 다시 지휘봉 05-26 다음 ‘말자쇼’관객석 이경실 “이건 제작진의 일방적 갑질” 외친 이유[어제TV] 05-2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