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은 표가 아니라 데이터”…이태일 COO가 말하는 한국 스포츠 티켓 산업의 전환점 작성일 05-26 23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5/26/0001117281_001_20260526064912173.png" alt="" /><em class="img_desc">이태일 프레인스포츠 최고운영책임자</em></span><br><br>“한국 스포츠는 아직도 티켓을 ‘표’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티켓은 데이터, 자산이며 팬 비즈니스의 출발점이다.”<br><br>이태일 프레인스포츠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 프로스포츠 티켓 산업의 가장 큰 문제로 ‘인식의 한계’를 꼽았다. 프로스포츠가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지만, 티켓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br><br>이 COO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했고 소비자 환경도 완전히 바뀌는 등 모바일 기반 소비는 이미 생활의 중심이 됐다”며 “그런데 스포츠 티켓 시장만 보면 여전히 과거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br><br>프로야구는 이미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인기 경기 예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국가대표 경기와 포스트시즌, 라이벌전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일이 반복된다. 흥행의 그늘에서는 온라인 암표 시장도 커졌다.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 신고 건수는 2020년 6237건에서 2024년 9만1229건으로 급증했다. 이 COO는 암표 문제도 단순히 ‘웃돈 거래’로만 볼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은 공식 시스템 안에서 투명하게 거래되느냐, 아니면 불법적이고 불투명한 시장으로 빠져나가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야구는 민간 수익 사업인데 아직도 티켓을 공공재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강하다”며 “구단들도 가격 정책이나 수익 구조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정부와 여론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br><br>이 COO가 주목한 구조적 문제는 KBO리그 입장수입 배분 방식이다. 현재 KBO리그는 홈경기 입장수입을 홈팀과 원정팀이 72대28로 나누고 있다. 리그 균형과 약팀 보호라는 취지에서 운영돼왔지만, 구단이 자체적으로 티켓 전략을 고도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동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COO는 “홈팀이 티켓 판매와 관중 유치, 팬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도 그 수익이 전부 해당 구단에 돌아가지 않는 구조에서는 티켓 판매 혁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 공식 리세일, 멤버십 고도화, 좌석별 가격 전략 등은 결국 구단의 투자와 운영 역량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런데 추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나눠야 한다면 구단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유인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만 이 COO는 72대28 규정을 폐지하기 전에 전제 선결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전에 작은 구단, 수익 기반이 약한 구단이 최소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br><br>스포츠는 한 팀만 잘해서 유지되는 산업이 아니다. 경쟁자는 동시에 동업자다. 강팀과 인기 구단만 수익을 키우고 약팀이 무너지면 리그 전체 상품 가치도 떨어진다. 이 COO는 “스포츠산업은 나만 생존해서는 존재할 수 없는 산업”이라며 “경쟁자는 경쟁자인 동시에 산업 구성원이다. 약한 구단도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를 먼저 만들어놓고, 그다음에 입장수입 배분 구조를 홈팀이 모두 가져가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br><br>이 COO는 티켓을 표가 아니라 데이터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COO는 “티켓 판매의 골자는 팬 데이터 확보”라며 “넷플릭스와 쿠팡도 모두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상품을 추천한다. 스포츠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선착순 클릭 경쟁으로 표를 사는 방식은 너무 구시대적”이라며 “매치업, 요일, 좌석 위치, 구매 이력, 날씨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티켓을 적정한 가격에 팬들에게 추천하는 IT 중심 티켓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br><br>실제 미국 프로스포츠는 티켓을 단순 입장권이 아니라 수익관리, 고객관계관리, 데이터 분석, 팬 경험이 결합된 핵심 상품으로 운영한다. 상대 팀, 경기 시간, 요일, 팀 성적, 스타 선수 출전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도 일반화돼 있다. 공식 리세일 시장을 통해 팬이 가지 못하는 경기 티켓을 안전하게 되팔 수 있도록 하고, 구단은 그 과정에서 거래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 COO는 “한국에서도 투명하고 합리적인 공식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암표는 상당 부분 사라질 수 있다”며 “거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식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여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즌권과 멤버십에 대해서도 그는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 우선 구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당연한 보상”이라며 “‘찐팬’에게 우호적인 혜택을 주는 건 건강한 팬 관리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팬들도 판매 과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이라고 느낀다면 가격 차등이나 우선 판매를 무조건 부당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가격을 올리느냐가 아니라, 왜 가격이 달라지는지 구단이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br><br>지금 대부분 국내 프로구단들은 티켓 판매를 외부 플랫폼에 맡기고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 경우 구단은 티켓 판매 결과는 알 수 있지만, 세부적인 팬 행동 데이터까지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이 COO는 장기적으로 리그 차원의 통합 플랫폼 구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구단별 플랫폼도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리그 공동 플랫폼 구축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시장을 앞에서 끌고 가기보다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포츠 티켓 가격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프로스포츠 티켓 가격이 과거보다 오른 것은 맞지만 다른 문화 소비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비싼 수준은 아니다”라며 “음식이나 다른 취미에는 큰돈을 쓰면서 스포츠 티켓 가격만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아직도 스포츠 관람권은 공짜에 가까워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도 모기업에서 단기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프로야구 산업 전문가가 아니라 순환 보직 형태로 구단을 맡다 보니 정책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br><br>이 COO는 스포츠투아이 대표이사, 국내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초대 대표이사, 네이버 스포츠실장, 중앙일보 야구전문기자 등을 지냈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최현석 딸’ 최연수, “아기 상태 불안해 밤샜다”…조리원 퇴소 후 육아 비상 05-26 다음 4번째 월드컵 무대서 4호 골 노리는 손흥민, 오늘 홍명보호 합류 05-2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