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할레도 퀸스도 건너뛴 세계 1위 시너…'윔블던 전초전' 공식이 흔들린다 작성일 06-13 40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올해 윔블던 6월 29일 개막, 7월 12일까지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서 개최<br>– 공식 잔디 투어 대신 헐링엄 시범경기로 윔블던 준비<br>– 과거엔 퀸스·할레가 필수 웜업 코스…요즘 톱스타들은 "회복이 먼저"</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13/0000013485_001_20260613095912064.png" alt="" /><em class="img_desc">야닉 시너가 올해 윔블던을 앞두고 공식 잔디 투어 대회 대신 헐링엄 전시대회 출전을 선택했다. 메이저 전초전의 의미가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ATP 홈페이지</em></span></div><br><br>한때 윔블던을 앞둔 톱스타들의 일정표에는 익숙한 공식이 있었습니다. 프랑스오픈이 끝나면 잔디로 이동해 퀸스클럽이나 할레, 이스트본 같은 전초전에 나섰습니다. 클레이에서 잔디로 바뀌는 발밑 감각을 익히고, 낮게 깔리는 공과 빠른 리턴 타이밍을 몸에 다시 새기는 과정이었습니다. 메이저를 앞둔 '실전 리허설'이자 팬들에게는 윔블던의 예고편이었습니다.<br><br> 그 공식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습니다.<br><br> 올해 윔블던은 6월 29일 개막해 7월 12일까지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립니다. 프랑스오픈이 끝난 뒤 윔블던까지 주어진 시간은 3주 남짓입니다. 이 짧은 전환기에 예전 같으면 톱스타들이 퀸스클럽이나 할레 같은 전초전에 나서 잔디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요즘 톱랭커들의 계산법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br><br>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야닉 시너(24·이탈리아)입니다. 세계 1위이자 윔블던 디펜딩 챔피언인 시너는 올해 윔블던을 앞두고 공식 잔디 투어 대회에 나서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할레오픈 등을 통해 잔디 감각을 조율했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시너는 23일부터 27일까지 런던 헐링엄클럽에서 열리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테니스 클래식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공식 ATP 투어 대회가 아니라 시범경기입니다. 랭킹 포인트도 없고, 정규 투어 특유의 긴장감도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AS는 시너가 처음으로 공식 잔디 대회 없이 윔블던에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13/0000013485_002_20260613095912160.png" alt="" /><em class="img_desc">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조기 탈락한 야닉 시너. 롤랑가로스 </em></span></div><br><br>시너에게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오픈에서에서 조기 탈락한 뒤 컨디션 문제와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이후 이탈리아에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AS는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래도 시너는 할레나 퀸스 같은 공식 대회 대신 헐링엄 시범경기와 개인 훈련으로 윔블던을 준비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br><br> 이 선택은 단순한 개인 사정만은 아닙니다. ATP는 올해 잔디 시즌에 윔블던을 포함해 7개의 투어급 잔디 대회가 열린다고 소개했습니다. 슈투트가르트, 스헤르토헨보스, 할레, 퀸스클럽, 마요르카, 이스트본, 그리고 윔블던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준비 무대가 충분합니다. 하지만 톱랭커에게는 다른 계산이 작동합니다. 한두 경기 더 치르는 것이 감각 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몸에 부담을 쌓고 부상 위험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br><br> 퀸스클럽 남자 단식 명단만 봐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올해 퀸스클럽 ATP 500 대회는 15일부터 21일까지 열립니다. ATP는 알렉스 디미노어, 라파엘 호다르, 캐머런 노리, 이르지 레헤치카 등을 주요 출전 선수로 소개했습니다. 좋은 선수들이지만, 과거처럼 윔블던 우승 후보들이 대거 몰려 '미리 보는 윔블던' 분위기를 만들던 시절과는 결이 다릅니다.<br><br> 카를로스 알카라스(23·스페인)의 상황도 이 흐름을 보여줍니다. 그는 손목 부상 여파로 프랑스오픈을 불참한 데 이어 윔블던도 건너뛰기로 했습니다. 노박 조코비치도 나이가 들수록 선택과 집중의 폭을 넓혀 왔습니다. 예전처럼 "전초전에서 우승하고 메이저로 간다"는 공식보다 "메이저에 가장 건강한 몸으로 도착한다"는 계산이 더 중요해졌습니다.<br><br> 여자 단식은 조금 다르지만,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퀸스클럽에는 엘레나 리바키나, 아만다 아니시모바, 빅토리아 음보코 같은 강자들이 출전했습니다. 그러나 전초전은 안전한 예행연습만은 아니었습니다. 리바키나는 케이티 볼터에게 졌고, 음보코는 경기 중 미끄러져 왼쪽 무릎 내측측부인대 부상을 당했습니다. 로이터는 음보코가 퀸스클럽에서 다친 뒤 윔블던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와 짝을 이룬 복식 일정도 함께 중단됐습니다.<br><br> 잔디는 특별한 코트입니다. 잔디 코트는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시즌은 짧고, 적응은 어렵고, 미끄러져 다칠 위험은 큽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더 많은 실전이 필요하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톱스타들은 반대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전 감각은 필요하지만, 그 감각을 공식 대회에서 꼭 얻어야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시범경기, 비공개 연습, 맞춤형 훈련 블록, 체력 회복 프로그램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13/0000013485_003_20260613095912232.png" alt="" /><em class="img_desc">야닉 시너의 출전을 알리는 헐링엄 시범경기 홈페이지</em></span></div><br><br>대회 운영자들에게는 불편한 변화입니다. 전초전은 톱스타가 나와야 티켓이 팔리고 방송 가치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메이저에서의 생존과 커리어 수명을 더 크게 봅니다. 팬들은 시너를 할레나 퀸스가 아니라 헐링엄 시범경기에서 먼저 보게 됐습니다. 이것은 작은 일정 변경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투어 생태계의 권력 이동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br><br> 윔블던 전초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의미가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의 전초전은 메이저를 향한 필수 관문이었습니다. 지금의 전초전은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세계 1위 시너의 선택은 그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톱스타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한 대회 더 뛰는 것이 아니라, 가장 큰 무대에 가장 멀쩡한 몸으로 도착하는 일이 됐습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정부·스타트업 공들이는 오픈AI·앤스로픽…왜? 06-13 다음 "종합 14위 수직 상승 쾌거"…포천시, 제16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선수단 해단식 성료 06-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