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토끼섬’… 멧돼지는 왜 토끼를 사냥할까? 작성일 08-03 4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먹이 제공이 만든 생태적 혼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Hk52GBb0EH">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6508ac927464b56ad42635ac3699618bc10eef076c8d6e251ed4e8570c2c67f9" dmcf-pid="XspPtf4qE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토끼섬’으로 알려진 일본 오쿠노시마 섬에서 야생 멧돼지가 토끼를 사냥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오쿠노시마에 대한 어린이 그림책을 그린 작가들이 일본 후쿠시마대 연구진의 연구에 협력했다. 곤도 에리 그림. 논문 갈무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8/03/hani/20260803183158548wpvb.jpg" data-org-width="700" dmcf-mid="WvsnZ2V7D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3/hani/20260803183158548wpvb.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토끼섬’으로 알려진 일본 오쿠노시마 섬에서 야생 멧돼지가 토끼를 사냥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오쿠노시마에 대한 어린이 그림책을 그린 작가들이 일본 후쿠시마대 연구진의 연구에 협력했다. 곤도 에리 그림. 논문 갈무리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3202fbe5f39e452375f7f33b8b86a88c1ff06229e81f3274b73d7677e9ed495d" dmcf-pid="ZOUQF48BmY" dmcf-ptype="general"> 일본 히로시마현에 있는 둘레 4㎞의 작은 섬 오쿠노시마는 ‘토끼섬’이라고도 불린다. 대략 600~900마리의 토끼들이 살고 있는데, 이 섬을 방문하는 이들은 이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고 먹이도 줄 수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절 일본군이 비밀리에 독가스를 생산하던 이곳에, 지금은 ‘토끼 관광’을 위해 해마다 수십만명이 찾아온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인간의 행위는 과연 이 섬 전체의 생태계를 어떻게 바꿔놨을까?</p> <p contents-hash="e9c45f5363d76956e7cdaff94ab7b54d2f4555b64af2190b789aafb882c3a110" dmcf-pid="5Iux386bmW" dmcf-ptype="general">최근 가네코 신고 일본 후쿠시마대 교수 등 연구진은 오쿠노시마의 토끼 개체군의 변화와 이 지역 야생동물의 현황을 연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p> <p contents-hash="cc66d8da5ba1c1b6b189b9464d114b9767a8a839817a2041ced118c62679c387" dmcf-pid="1C7M06PKOy" dmcf-ptype="general">우선, 연구진은 이 섬 토끼들의 개체 수가 단순히 자연적인 생태학적 과정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좌우된다고 봤다. 일본 토종 산토끼가 아니라 유럽 집토끼인 것으로 봐선 인간에 의해 방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8쌍이 방사되어 200마리로 불었다’는 1972년 기록이 있는데, 유전자 분석 결과는 그 뒤로도 지속적인 유기가 이뤄졌을 것을 시사한다. 토끼의 개체 수와 연령 구조가 관광객 수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현상은, 이들을 자연적인 생태학적 과정에 있다기보단 “인간의 존재에 의해 형성되는 역동적인 개체군”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p> <p contents-hash="445813a4b325146fd63b73ab98a8033d348a0e3ec4a02ae9441d7719ca4d0cf1" dmcf-pid="thzRpPQ9wT" dmcf-ptype="general">현재 섬의 생태적 풍경은 이런 의존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토끼 개체 수가 섬의 자연적 수용 능력을 초과해버린 결과, 토끼들의 주된 먹이인 키 작은 식물과 나무의 낮은 가지 등 하층 식생이 집중적으로 사라져버린 것이다. 심각한 먹이 부족 때문에 이곳 토끼들은 수국이나 협죽도 같은 독성 식물까지 뜯어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섬에서 생산되는 연간 3.4톤의 풀은 175~287마리를 먹여 살릴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는 관광 산업이 급증하기 전인 2006년께의 인구 수준이었다. 반면 관광객이 가져온 식량은 2013년 연간 8.3톤에서 2017년 연간 27톤으로 늘어났다.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토끼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8122d7f2881f2c61ee2197d62bdd3b1a56efddb4bb9606e6747c5334bdaf0432" dmcf-pid="FlqeUQx2Dv"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일본 오쿠노시마 섬에 서식하는 토끼들의 털 색깔 변화. 오랜 기간 동안 인간에 의한 유기가 반복된 결과로 보인다. 사진 레오 타카무라. 논문 갈무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8/03/hani/20260803183159852shlk.jpg" data-org-width="970" dmcf-mid="YJ7lNvTsw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3/hani/20260803183159852shlk.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일본 오쿠노시마 섬에 서식하는 토끼들의 털 색깔 변화. 오랜 기간 동안 인간에 의한 유기가 반복된 결과로 보인다. 사진 레오 타카무라. 논문 갈무리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477108cdf065153eda54ba7100c5ef4548c1815419c2f28a0e9a0f94a6d59b67" dmcf-pid="3SBduxMVIS" dmcf-ptype="general"> 문제는 인간의 이 같은 개입이 토끼뿐 아니라 섬의 다른 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광객이 토끼에게 준 사료의 상당수는 멧돼지, 까마귀 등에게도 전해졌다. 관광객이 멧돼지에게 직접 먹이를 주거나, 토끼에게 주는 먹이를 멧돼지가 끼어들어 대신 먹어치우는 사례들이 관찰됐다. 관광객들이 먹이를 가장 많이 내어주는 페리 출항 시간에 맞춰, 멧돼지들이 터미널로 찾아오는 모습도 확인됐다. 멧돼지들은 번식력이 왕성한 토끼의 사체들도 식량으로 섭취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멧돼지가 직접 살아있는 토끼를 사냥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멧돼지는 동물의 사체를 먹지만, 살아있는 먹이를 적극적으로 사냥하는 동물로 여겨지진 않는다. 까마귀와 검은솔개 같은 종들도 멧돼지와 비슷한 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 <p contents-hash="761e8fba89666e4b916cf02aaf42a1aa5783c2d40a5c71063c9c2e02ef1877ac" dmcf-pid="0vbJ7MRfIl" dmcf-ptype="general">다만 이 문제를 단지 ‘멧돼지의 비정상적인 포식’ 정도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이 사안의 본질은 “제대로 규제되지 않은 인간의 먹이 제공으로 인해 외래 동물의 개체 밀도가 높게 유지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생태학적·관리적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도입된 토끼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명확한 해결책 중 하나”이겠지만, 연구진은 “정서적 애착, 토끼와 인간의 상호작용에서 얻어지는 ‘치유’ 효과, 토끼를 기반으로 한 관광의 경제적 가치 등으로 인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p> <p contents-hash="d0603296310676877ee95841213b264138a76b8bda89d7b98d16381fe0ad8ead" dmcf-pid="pTKizRe4Dh" dmcf-ptype="general">이 때문에 연구진은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합적인 관리 기구를 설립해, 먹이 제공·판매 규제, 토끼 개체 수 및 섬 식생에 대한 모니터링, 다른 종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기구 설립이 불가능하다면, “토끼를 야생동물로 분류하여 다른 야생동물처럼 먹이 공급을 제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연구진은 제시했다.</p> <p contents-hash="71bd77beac42db594a98dc0e4da7253b35698f0682d09faa3fa05ee14cb62f22" dmcf-pid="URItrXZvrC" dmcf-ptype="general">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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